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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응답하라 200X
전유진, 박종빈, 윤성민 ㅣ 기사 승인 2017-05-08 01  |  587호 ㅣ 조회수 : 208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언젠가부터 2030세대의 추억을 자극하는 복고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복고’들에는 언제나 아날로그 감성만이 가득했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Window 98’에 익숙했던 우리들의 디지털 감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17년, 지금의 대학생에게 ‘복고’란 어떤 의미일까. 그들의 복고가 아닌, 우리의 복고를 찾아서 떠난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피치피치핏치〉, 〈캐릭캐릭체인지〉, 〈꼬마마법사 레미〉, 〈베리베리 뮤우뮤우〉



 우리들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그들이 있었다. 낯선 디지털 월드에서 디지몬들과 함께 모험을 떠났던 ‘선택받은 아이들’(디지몬 어드벤처). ‘마음의 알’에서 나온 요정들의 힘으로 변신하는 소녀 ‘아무’(캐릭캐릭 체인지). 눈매가 매섭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한 유치원생 ‘미소’(미소의 세상). 이처럼 어릴 적 TV에서 방영해 주던 애니메이션(이하 애니)은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한 번쯤 이 추억 속 애니들이 은근히 비슷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마법소녀물에서 핑크색 머리가 주인공이라든지, 엉뚱하지만 비범한 능력을 가진 유치원생이 나온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이런 유사한 설정을 ‘클리셰’라고 하는데, 클리셰는 우리 추억 속 애니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캐릭캐릭 체인지〉와 〈베리베리 뮤우뮤우〉 그리고 〈꼬마 마법사 레미〉는 우리의 초등학교 시절을 대표하는 마법소녀물들이다. 이 세 작품은 마법소녀물이라는 공통점 말고 주인공이 모두 핑크색 머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주인공들은 모두 덜렁대고 때로 민폐를 끼치는 일이 종종 있지만, 언제나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마 제작사에서 이런 말괄량이 소녀를 표현하는데 핑크색이 가장 적당한 색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아직도 극장판이 개봉되는 대표적인 장수 애니 시리즈 ‘짱구는 못말려’의 주인공 짱구는 엉뚱한 유치원생 캐릭터의 대명사이다. 그런데 짱구는 엉뚱한 행동에 가려져 있는 비범한 신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인 <태풍을 부르는 영광의 불고기 로드(2003)>을 보면 짱구는 거의 초인 수준의 능력을 발휘한다. 극 중에서 짱구는 악당들을 자전거로 따돌리고, 심지어는 자전거 바퀴를 이용해 악당들을 밀어버리기까지 한다. 짱구 말고도 비범한 능력을 가진 유치원생은 또 있는데, 바로 ‘미소의 세상’의 주인공 미소다. 미소는 오프닝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신고 묘기를 펼치고, 유치원생임에도 불구하고 집안일도 척척 해낸다. 미소의 이런 엄청난 능력과 날카로운 눈매는 가끔 미소를 무서운 존재로 바라보게 한다.



 2000년대 TV 앞을 주름잡았던 애니는 바로 <디지몬 어드벤처>와 <포켓몬스터>였다. 물론 분위기와 세계관에서 많은 차이가 나지만, 몬스터의 진화, 우정 그리고 다른 몬스터와의 대결 등 유사한 구조가 많았다. 이런 여러 공통점 때문인지, 포켓몬과 디지몬은 자타공인 라이벌로 여겨졌다. 디지몬과 포켓몬이 인기를 얻고 있을 무렵, 몬스터가 나오는 애니들이 우후죽순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갓슈벨과 유희왕, 그리고 탑블레이드 등도 이런 애니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최고의 명작은 디지몬 어드벤처가 아닐까. 그레이몬이 메탈그레이몬으로 진화해 에테몬을 물리치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다.





▲ 게임 <알투비트>



 2000년대에는 PC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많은 컴퓨터게임이 생겨났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온라인 게임들이 출시되기 시작한 때도 이 시기다.



 2002년, 드래곤플라이는 한국 최초의 온라인 FPS(First Person Shooter)인 ‘카르마 온라인’을 출시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과거전과 미래를 배경으로 한 미래전 두 가지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비록 고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버그가 많다는 혹평도 들었지만, 그 당시 FPS에선 대적할 게임이 없었다. 카르마 온라인은 오히려 버그 때문에 사람들의 추억으로 남았다. 성급한 유료화와 많은 버그로 인해 2006년 서비스를 종료하고 그 이후 ‘카르마2’를 출시했으나, 2012년 다시 사라졌다.



 2003년 쥬니어네이버에서 서비스한 ‘동물농장’ 역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게임이다. 동물농장에는 평민, 기사, 남작, 자작, 백작, 후작, 공작의 7단계 등급이 있었는데, 이는 봉건제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각 동물마다 애정, 매력, 지식, 건강 수치가 있었고 그 수치가 300이 넘으면 사람이 됐다. 옛날에는 공작이 되려면 15마리를 사람으로 만들면 됐지만 패치가 진행되면서 그 기준이 60마리까지 올라갔다. 게임 안에는 탐험 콘텐츠와 은행, 경매장, 아르바이트 등 즐길 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동물을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성보다는 아이템을 얼마나 투자하느냐가 더 중요했다. 부익부 빈익빈의 법칙이 게임 속에서도 존재했다. 꽤 장수했던 동물농장은 지난 2016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4년 서비스를 종료한 ‘알투비트’는 2005년 씨드나인에서 개발한 레이싱게임에 음악을 가미한 게임이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달리는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음악에 맞춰 장애물을 피하는 게임이었는데, 배우기 쉽고 캐릭터가 귀여워서 남녀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다. 방향키와 몇 개의 키를 조합해서 장애물들을 피했고, 등급은 아기별, 별, 달, 보름달, 해로 구분했다. 



 ‘피파온라인’의 후속작인 ‘피파온라인2’는 2007년 피망에서 서비스했다. 피파 시리즈는 선수의 실제 모습을 표현한 게임 속 선수들을 모으는 재미가 있었던 게임이다. 좋은 선수는 재계약 비용이 비싸서 팔아넘겨야 하는 슬픔도 있었다. 친구를 이기면 두고두고 놀려먹던 역사가 여기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2013년부터는 ‘피파온라인3’가 서비스 중이다.



 2000년대 우리 추억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게임들 중에 반절은 추억 속에서만 찾을 수 있게 됐지만, 많은 게임들이 우리의 추억에 응답하고 있다. 얍카·건즈·노바 1492 등은 다시 오픈했으며 군주·거상·귀혼·슬러거·마구마구·야채부락리 등은 아직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았다. 



 게임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다 보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여러분도 추억 속 게임을 다시 검색해보기 바란다. 중간고사도 끝난 김에 추억 속으로 돌아가 보는 것은 어떤가.







▲ 싸이월드 <미니홈피>



 “학교 다녀왔습니다” 하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이 일상인 우리들이었다. 지금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느린 속도로 컴퓨터가 켜지면 빛의 속도로 ‘네이트온’에 접속했다. 지금의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의 SNS가 그 당시 우리들의 세계에서도 존재했었다. 당시 이런 메신저에서는 이모티콘으로 ‘슬픔’, ‘열받음’ 등의 상태명을 지정할 수 있었고, ‘☆☆곤듀*_*’, ‘귀염2♥’, ‘꼼돌∞ㅣ부럽zi’ 같은 오글거리는 대화명도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때는 그것이 오글거린다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말이다. 



 네이트온, 버디버디 등의 PC 기반 메신저는 2000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아주 중요한 소통의 창구였다. 2000년 처음 모습을 보였던 버디버디는 2000년대 초반을 주름잡은 메신저였다. 낯선 사람과의 랜덤채팅도 가능했고, ‘띵동’하는 알림음과 함께 ‘OOO님으로부터 쪽지가 도착하였습니다’라는 알림창이 뜨면 설레는 마음을 안고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버디버디는 이후 급변하는 디지털 시장에서 모바일 연동 서비스, 게임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서비스 유지에 총력을 다했지만, 지난 2012년 결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버디버디와 쌍벽을 이뤘던 메신저 네이트온은 아직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문자대화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네이트온 또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가 주도하는 메신저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는 회사 업무용 메신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당시의 디지털 감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바로 ‘미니홈피’일 것이다. 자신만의 개인 홈페이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인터넷 보급률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상황에 사용자들의 요구와 잘 맞는 콘셉트였다. 버디버디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단연 높은 인기를 자랑했던 것은 SK의 ‘싸이월드’였다. 미니미를 사용해 나만의 미니룸을 꾸미고, 사진첩에는 온갖 ‘뽀샵’을 한 사진을 올리고, 새 학기 새로 사귄 친구에게는 “일신(일촌신청)할게”를 외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다이어리에 남겨뒀던 그때의 치기어린 말들은 ‘아, 나도 중2병에 걸린 적이 있었구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는 좋은 오징어구이 화로다. BGM, 스킨, 미니룸 가구를 위해 도토리를 사는 데 쓰였던 문화상품권이 얼마나 됐던가.



 그러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자리를 넘겨준 싸이월드는 지난 2015년 일부 서비스를 종료하며 추억 속 한 편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현재 싸이월드는 사용자 데이터를 백업하는 기간을 가진 후 싸이홈으로 개편돼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 그때의 완전한 추억 속 싸이월드가 아니라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MP3를 목에 걸고, 전자사전으로 인터넷 소설을 보며, PMP에 영화를 다운받겠다며 어둠의 경로를 섭렵하던 그때의 우리. 만나고 싶은데 만날 수 없는 그때로 잠시나마 떠났던 여행이 미래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 현재의 지친 여러분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한다. 하루쯤은 아무것도 모르고 즐거웠던 과거의 향수에 젖어보는 것도 괜찮은 휴식이 될 테니.



 전유진 기자  uzj109@seoultech.ac.kr



 박종빈 수습기자  krist602@seoultech.ac.kr



 윤성민 수습기자  dbstjdals@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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