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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제는 말할수 있다! 원탁의 기자들
윤성민 ㅣ 기사 승인 2018-04-02 06  |  600호 ㅣ 조회수 : 61
  서울과기대신문이 쉼 없이 달린 끝에 600호라는 역에 도착했다. 학보사에 몸을 실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쉼표가 아닐까. 601호를 향해 달리기 전에 잠깐 달려왔던 길을 되돌아본다. 약 1년 동안 활동한 기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아서왕의 12기사 전설처럼 허물도 직급도 없이, 그리고 두서없이 던진 말들을 모아봤다.



*기사는 솔직담백하게 대화체로 간다.



참석자



▲ 군대를 가고 싶은 '이기자' ▲편집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개기자'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웃기자' ▲항상 마감 시간을 지키지 않는 '뻐기자'





이기자: 나는 제일 보람찼던 순간이 ‘어의민주동문회’를 취재하러 갔을 때였어. 여러 선배님의 말을 들으면서 배운 점이 많기도 했고, 추운 날씨에 광화문까지 가서 취재했다는 것 자체가 뭔지 모를 뿌듯함을 줬던 것 같아. 그것뿐만 아니라 발로 뛰면서 취재하는 활동이 나에겐 비록 힘들지만 가장 보람찬 활동이었어



일동: 전혀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웃음)



개기자: 근데, 조금 이해되기도 해. 나도 기사를 쓰면서 자료를 많이 찾게 되는데, 그런 과정에서 배경지식이 많이 쌓이는 것 같아. 거기에서 보람을 느껴. 나는 내가 쓴 기사를 읽은 주위 친구들의 “재밌었다”, “도움이 됐다” 같은 말을 듣는게 보람인 것 같아.



웃기자: 나도 마찬가지야. 내가 쓴 보도기사를 보고 누군가가 에브리타임에 “이런 문제에 관심을 둬서 고맙다”, “항상 노력해줘서 고맙다” 같은 댓글을 남겼더라고. 이런 댓글을 보는 순간 너무 뿌듯했었어. 또, 우연히 누가 신문을 읽는 모습을 봤을 때가 보람찬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같이 들었어. 내 기사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누군가가 내가 쓴 신문을 읽어주는 것은 힘이 되지.



이: 비슷한 경험을 말하자면, 교수님이 우리가 쓴 신문 기사의 일부를 수업시간에 인용한 적이 있었어. 교수님이 우리 신문을 주의 깊게 읽었다는 뜻이잖아. 누군가는 우리가 쓴 기사를 읽는데,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계속 기사를 써야 하지 않을까.



뻐기자: 생각해 보니까 나는 신문사에서 뿌듯했던 순간이 많았던 것 같아. 첫 번째는 내가 수습기자였을 때 신문사 부장한테 기사 잘 적었다고 칭찬받았던 것? 내가 생각해도 그때는 잘 적었던 것 같아.



웃: 스스로도 잘 적었다고 생각했어?(웃음)



뻐: 그때는 처음으로 인정받은 느낌 때문에 보람을 느꼈었어, 또 하나 꼽자면 무궁관 신문배포대를 지나가다가 누군가 내가 쓴 기사를 읽고 있었어. 그 사람에게 “이거 제가 썼어요!”라고 할 수도 없고.(웃음) 때로는 우리가 열심히 신문을 만들어도 학우들이 많이 안 읽는 것 같아서 실망하기도 해. 그런데 이렇게라도 읽어주니까 뭔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감정이 올라오더라.





웃: 뭐니뭐니해도 인터뷰가 가장 힘든 활동인 것 같아. 다른 과정보다도 인터뷰를 한 번 하는데 많은 고민이 필요하니까. 아직도 인터뷰 신청을 할 때 실수하지는 않을까 떨리기도 해



이: 확실히 인터뷰가 어렵지. 보도 기사 자체는 쓰기 쉬워. 하지만 보도 기사의 진짜 어려움은 인터뷰나 다른 취재과정에 있는 것 같아. 특히, 나는 학교 관계자와 인터뷰하는데 기가 죽어버리는 느낌을 받기도 해. 그분들은 나름대로의 내공이 있으니까 인터뷰하면서 내가 그 분에게 말려 들어가는 기분? 그래서 나는 일부러 질문을 많이 하고 인터뷰를 오래 하기도 해.



웃: 그리고 인터뷰가 갑자기 잡히는 경우가 있어. 원래는 전화로 간단하게 여쭤보려고 했는데, 예정에 없던 인터뷰가 갑자기 잡혀버린 거야. 뒤에 약속도 있었는데! 인터뷰는 잠깐 한다해도 한 시간은 기본이고 그런 점 때문에 인터뷰가 어려운 점이 많지. 그런데 배우는 점이 가장 많은 것도 인터뷰인 것 같아.



개: 나는 인터뷰도 그렇지만, 교수칼럼 섭외하는 게 힘든 것 같아. 직접 교수 연구실 문을 두드리며 섭외를 할 땐, 두 시간을 돌아야 섭외가 될까말까하지. 교수님들이 모두 바쁘시니까.



웃: 차라리 내가 쓰고 말지...(웃음)



이: 인터뷰 얘기도 나오고 교수칼럼 얘기도 나와서 떠오르는 일이 있네. 창업지원단에 관련된 보도 기사를 쓸 일이 있었어. 교수님 두 분을 인터뷰해야 하는데, 목요일 아침밖에 시간이 안된다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무궁관에 교수님 인터뷰하고, 바로 다빈치관으로 3분만에 헐레벌떡 뛰어갔었어. 교수님이 날 보시고 되게 측은한 눈으로 보시더라.(웃음)



뻐: 나는 보도 기사를 쓸 때 학생의 불만과 학교 부서 측의 의견을 조율해서 담는 게 어려웠어. 학교 부서도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래도 서로 다른 시각을 파악할 수 있어서 배우는 점도 많은 것 같네.





웃: 나는 조판소에 가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편집장이 ‘오늘 조판 안 한다’라고 문자를 보냈을 때 가장 어이없었던 것 같아. 그 문자를 받자마자 ‘내가 꿈을 꾸고 있나?’라는 생각마저 들었어.



개: 조판소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어난 일이었지. 난 집에서 나가는 도중에 그 문자를 받아서 한동안 멍했었어.



뻐: 그래도 너희는 낫지. 난 진주에서 서울로 올라가던 도중에 문자를 받았어.(웃음) 나는 이미 대전쯤이었는데 어떻게 할 수도 없었고. 그때가 제일 황당했었지.



뻐: 내가 가장 황당했던 순간은 기획의도랑 반대인 상황이 펼쳐졌을 때인 것 같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학 측과 청소노동자 간의 갈등을 기사로 다루려고 했었어. 그런데 우리 대학은 국립대니까 그런 상황이 없다는 거야. 기획의도랑 반대여서 적을 것도 없었고 어이가 없었지.



이: 나도 불만이 많을 줄 알고 설문조사를 했었는데, 생각보다 만족이 너무 많이 나와서 기사를 급하게 수정했던 경험이 있었어.



웃: 나는 누군가가 내 기사를 잘 봤다고 하는데 나는 모르는 걸 잘 봤다고 한 거야. 나중에 알고 보니 방송국의 콘텐츠를 말한 거였어.(웃음) 학생들은 ‘신문방송사’라고 하니까 두 매체가 같은 줄 알았던 거야. 가끔 사람들이 나에게 “방송국과 신문사는 다른 거냐”라고 물어보곤 하는데, 그때 가장 황당했던 것 같아.





이: 내가 3시에 수업이 끝났는데 편집장이 편집실 침대에서 쪼그려서 자고 있었어. 끼니도 제대로 못 때우시는 것 같아서 건강을 챙기셨으면 좋겠어. 이러다가 심장을 움켜잡고(…) 편집장이 우리에게 일을 좀 맡기고 일을 덜 하셨으면 하는 게 바람이야. 일을 덜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좀 쉬실 땐 쉬셨으면 하는 것이 편집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야.



뻐: 맞아. 편집장이 너무 많은 일을 혼자 짊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아마 자기가 이걸 다 해야 마음이 편한 그런 성향이 있는 듯해. 편집장이 다 담당하기 보다 우리한테 좀 시켰으면 좋겠어. 신문사 구성원에게 일 시키는 것이 편집장의 진짜 역할이라고 생각해. 또, 내가 분명 잘못한 일인데 자기가 미안해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 모습을 보고 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질문의 부제가 ‘편집장 일 안한다’인데 편집장이 일을 좀 덜했으면 좋겠어.(웃음)



웃: 그것도 그거고, 글씨체 작업에서 궁서체 좀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웃음)



이: 궁서체 괜찮지 않아?



개, 웃: 아닌 것 같은데…(웃음)



웃: 그리고 제발 집에 가셨으면 좋겠어. 집에 안 가시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그래서 짜증도 좀 느신 것 같아.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쉴 때는 쉬셔야 할 것 같아.





웃: 지금..?(웃음) 농담이고 매주 목요일이 좀 힘들기는 하지. 아무래도 조판을 앞두고 있으니까 일어나기도 싫고, 기운이 빠지는 느낌? 그리고 조판에서 일이 잘 안풀리거나 돌발상황이 생길 때는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야. 그럴 때는 ‘그냥 나가고 싶다’라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



이: 질문이 내가 화가 나서 사표를 던지고 나간다는 듯한 어감인데, 나는 내가 실수했을 때 사표를 던지고 싶었어. 인터뷰 및 자료 신청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인터뷰 신청 과정에서 실수한 적이 있었어. 그래서 기사도 펑크나고 나는 욕을 바가지로 먹었고. 그때는 진짜 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던 것 같아. 생각해보면, 내가 미숙했어. 하지만 이런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



뻐: 나는 기사를 쓰면서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같은 회의감이 들 때가 있어. ‘현자타임’이 온다고 해야 할까? 또, 다들 공감하겠지만 신문사 활동과 좋은 학점을 따는 것을 병행하기는 진짜 어려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하고 있는 것이 옳은 일일까?’라고 진지하게 고민이 들기도 해.



개: 나도 비슷한데, 나는 지난 학기에 시험을 세 번 치는 교수님이 세 명이나 있어서 마음 놓고 쉴 시간이 일주일도 없었던 것 같아. 과제도 내야 하고, 기사는 또 밀려있고, 주말 지나면 기획안도 내야 하고. 엄청 바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마음 편하게 쉬기도 어렵다는 점? 그런 부분이 나한텐 힘들었어.





개: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 나한텐 신문사가 애증의 관계인 것 같아. 과제도 있는데 기획안은 써야 되고, 보도처도 돌아야 하고, 이것저것 할 일이 많을 때는 진짜 머리가 아파. 월요일에 보도처에 전화를 하는데, 월요일에 제일 수업이 많단 말이야. 수업 끝나고 쉬는 시간에 전화하는 일이 부지기수야. 그럴 때는 힘들지. 그래도 회의하면서 얻는 것도 많고 ‘내가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지?’라고 깨닫는 부분도 많은 것 같아. 신문이 완성된 상태로 나왔을 때는 왠지 모르게 뿌듯하기도 하고. 그래서 신문사는 어떤 것이라고 딱 꼬집어서 말하기는 어렵네.



이: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아? 나도 신문사는 애증의 존재야. 새벽까지 기사를 붙잡고 있으면 살짝 자괴감이 들기도 해. 하지만 신문사 활동만큼 내가 보람을 느끼는 것은 없는 것 같고. 그래서 만들 때는 힘들지만, 결과물을 보면 뿌듯한 기분 때문에 계속하고 있는 거 같아.



웃: 나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에게 신문사는 대학생활 하면서 꼭 해봐야 할 경험이라고 말하고 다녀. 힘들긴 하지만 재밌는 것도 많고, 확실히 신문사를 하면서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



뻐: 그렇지.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기자활동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이 신문사가 나한텐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많이 준 것 같아..



윤성민 기자

dbstjdals0409@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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