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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不正)’이란 이름의 주홍글씨
원용찬 ㅣ 기사 승인 2017-10-02 15  |  591호 ㅣ 조회수 : 73
굳이 성문으로 계약을 논하지 않아도 넘겨줄 수 있는 마음, 그것이 믿음이다. 그렇기에 그 보루가 무너졌을 때 요동이 강한 것이다. 오늘날 캠퍼스에도 수많은 믿음과 배반이 교차된다. 그리고 한 번 그 믿음이 배반당했을 때 다시 신뢰를 돌리는 건 참 어렵다.

최근 총 졸업준비위원회의 회칙 위반 사례와 모 학생회의 학생회비 남용 논란이 있었다. 총 졸업준비위원회는 회칙에 따라 구성원을 뽑지 않았다. 학교 사정이 달라짐에 따라 회칙을 그대로 이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분명 회칙과 현실이 다르다는 말을 할 기회가 충분했다. 최근 3월 전학대회 때는 왜 회칙 개정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걸까. 총 졸준위는 이 시간을 그냥 넘겨버렸고, 이윽고 폐지까지 논할 정도의 상황에 이른 것이다. 물론 이 안건의 경우, 줄어든 졸업앨범 수요와 함께 총 졸준위의 역할에 대한 의문까지 겹친 상황이었다.



여기 또 하나의 상실된 믿음이 있다. 바로 ‘학생회비’의 사용처에 관한 내용이었다. 최근 학교 커뮤니티는 모 학과 학생회에 대한 비난이 난무했다. 시시비비를 가리지 못한 채 진실과 오해가 혼재했고, 그 결과 무분별한 여론이 형성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문예창작학과(이하 문창과) 원앤하프 학생회였다. ‘학과 홍보를 위한 이미지 사진 촬영’, ‘주점 수익을 통한 회식’ 모두 논란이 됐다. 분명 전자는 사전에 모든 문창과 학생들에게 공지되지 못했던 사항이었다. 분명 4년치 학생회비를 낸 학생 세 명이,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한 일이었던 것이다. 홍보 차원에서의 사진 촬영이었다는 처음의 해명은 오히려 더 큰 반발을 불렀다. 결국 원앤하프 학생회는 학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사과하고, 21만원에 달하는 촬영비를 사비로 입금했다.



문창과 주점 수익으로 학생회 회식을 한 점도 지적됐다. 단지 학생회비를 헤프게 썼다는 이유로만 비난할 일이 아니다. 더 깊은 문제점은 바로 학생회비 집행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학생회가 최초로 정식 구성된 올해 문창과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학생회비의 경우 공금이니만큼 정확한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학생회비로 운영한 주점의 수익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통일된 합의점이 없기에 모 학과에는 상식인 일이, 다른 학과 학생에겐 몰상식으로 보이는 것이다. 문창과에서 논의를 한다고 하니 향후 활동을 지켜볼 일이다.



그동안 이은성 전 공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1,000만원이 넘는 횡령 행각, 컴퓨터공학과 사건 등 학생회비 관련 소요는 끊이지 않았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전국 대학 학생회들의 횡령 행각에 대중의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건 사실이다. 대다수의 과 학생회가 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해도, 큰 사건 한 번에 모두가 의심의 눈길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전학대회를 통해 재정감사위원회가 구체화된 건 꽤 고무적이다. 분명 학생자치기구 스스로 감사기구를 다시 정비해 자구를 모색한 점은 칭찬 받을 만하다. 학생 대표자의 도덕성에만 의존했던 상황을 벗어나 사후 관리에 나선 점이 예전과 다른 부분이다. 물론 앞으로의 운영 방향은 지켜봐야 한다. 본격적인 활동은 내년 1학기 무렵에나 시작될 것이다.



학생들 역시 근거없는 소문의 확산은 지양 해야 한다. 분명 부정을 일으킨 학생 대표자는 엄단해야 한다. 그러나 학우들을 위해 신실하게 봉사하고 있는 학생회가 그들과 함께 ‘부정’의 오명을 쓰는 건 옳지 않다. 또한, 확실하게 밝혀진 게 없음에도 폭언을 퍼붓는 건 지나친 처사다. 학생자치기구 구성원 역시 학생이라는 걸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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