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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없으면 스타도 없다
박수영 ㅣ 기사 승인 2018-05-22 12  |  603호 ㅣ 조회수 : 77
  류현진, 이대호, 이승엽. 이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야구선수다. 또 팬서비스에 인색한 스타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류현진은 몇 년 전 팬들의 사인요청을 외면하고 전력으로 질주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대호 역시 사인을 요청하는 어린이 팬을 귀찮다는 표정으로 손을 휘저어 쫓아버리는 장면으로 뭇매를 맞았다. 이승엽은 심지어 자신의 사인볼이 중고 시장에서 판매된다며 “사인을 많이 해주면 희소성이 없어질까 봐 안 해준다”고 고백했다.



  프로야구는 국민스포츠로 불리며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높아진 프로야구의 위상과 인기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프로의식과 팬서비스는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프로야구 선수들이 누리는 인기와 명성에 비해 팬서비스가 소홀하다는 비판이 여러 번 제기됐다.



  지난달 30일(월) KBS가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인 거부 영상을 보도했다. 선수들은 자신들을 응원하고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의 외침을 외면하고 차에 올랐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팬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기자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뿐만 아니라 배구, 축구, e-sports 등 다양한 스포츠를 보고 자랐다. 모든 선수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팬서비스가 단연 최악이다. 다른 분야의 선수들에게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했을 때 거절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15년 잠실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우천 취소된 날, 기자가 응원하던 팀의 모 선수를 만났을 때다. 기자는 사인을 요청했지만, 그 선수는 벌레 보듯 기자를 잠시 바라보더니 쓱 사라졌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 순간만 생각하면 마음이 쓰린다.



  물론 단편적인 사례만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의 팬서비스를 단정할 수는 없다. 선수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팬의 사인이나 사진 촬영 요청을 일일이 다 받아주기 어려운 나름의 사정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프로 선수답지 않은 태도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팬의 부탁을 거절하더라도 좀 더 예의를 갖추고 팬들에게 양해를 구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사인 거부가 방송을 탄 후 논란이 일자 프로야구 선수협회는 선수들을 대표해 공식적으로 반성의 의지를 밝히며 ‘팬들에게 사인을 해줘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기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엎드려 절 받기식의 팬서비스가 아니다. 팬서비스 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당장 효과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마지못해 억지로 시간을 때우는 식의 팬서비스는 팬 ‘서비스’가 아니다.



  야구선수로서 높은 인기와 명예를 누리는 것은 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선수의 몸값은 구단이 주지만, 구단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결국 팬들이 지불하는 것이다. 단순히 야구를 잘하고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만이 프로가 할 일이 아니다. 그들이 매일 손에 거머쥐는 배트나 글러브, 야구공보다 애지중지해야 할 것이 바로 팬들의 존재다.



  과거 1990년대 연세대 농구 최희암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희가 볼펜 한 자루라도 스스로 만들어본 일이 있느냐, 너희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 애들이 스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팬들 덕분이다, 항상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잘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렇다. 팬들이 존재하지 않는 프로야구는 단지 ‘공놀이’에 불과할 뿐이다. 높은 몸값과 인기에 취해 있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지금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과연 당연한지 돌아보길 바란다. 팬이 없으면 스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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