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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책, 뭣이 중헌디
박수영 ㅣ 기사 승인 2018-06-19 19  |  604호 ㅣ 조회수 : 167
  “시야를 넓혀서 외국으로 나가라”



  서울시장에 출마한 한 후보가 구체적인 청년정책을 알려달라는 기자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노원구청장 한 후보는 왜 우리나라에서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가 나오지 못하냐며 오히려 청년을 꾸짖기도 했다. 정치인에게 청년은 어떤 존재이길래 이런 답변이 나오는 것일까.



  신체적ㆍ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 청년의 사전적 정의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청년’을 연령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접근을 취한다. 현행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청년을 대통령령에 따라 15세 이상 29세 이하로 정의한다.



  청년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오래지 않다.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운동을 계기로, 2012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앞 다투어 청년 비례대표를 도입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성과 없이 세월이 지났다. 청년정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청년수당, 청년취업 등에 그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청년’과 ‘청년정책’에 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청년문제는 일자리를 넘어 주거, 학자금, 부채 등으로 보편화됐지만, 청년정책은 여전히 고용에만 머물러 있다.



  냉정히 봤을 때 우리나라는 청년정책이라 부를만한 정책이 없다. 50%가 넘지 못하는 청년세대의 낮은 투표율로 인해 청년 문제 관심도나 정책 우선순위는 매 선거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낮은 투표율과 정치권의 청년 문제에 대한 무관심이 악순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성세대는 청년을 성인으로 가는 과정으로만 보고 따라서 어른이 되기까지의 고생을 오히려 약으로 생각한다. 산업화시대 이후 자란 청년세대들의 삶을 기성세대가 견뎌야 했던 시절과 비교해 배부른 투정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가운데 청년 자살률 1위, 출산율 최하위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청년실업률과 이미 채무자의 신분으로 사회진출을 시작하는 청년들의 수도 적지 않다.



  이들은 오늘의 한국을 헬조선이라 부르고, 금수저·흙수저로 사회적 불평등을 희화화하며, 자신들을 N포세대로 규정한다. 청년층의 이러한 불만과 자포자기의 정서가 만연함에도 정부나 기성사회는 이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지 못한다.



  청년문제는 일자리 창출로만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업의 문제에만 초점을 맞춰 청년세대의 삶을 열악하게 만드는 다른 부분에 대한 정책들이 미비해지면, 청년정책은 되려 세대 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현상을 낳는다. 청년정책은 청년문화로부터 시작해 생활, 교육,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성과 미래 지향성을 지녀야 한다.



  시급한 것은 청년들이 스스로 인생을 포기하는 사태를 방지하는 것이다. 청년세대 내 빈부격차가 심해지면, 이 격차가 청년들의 희망과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 빈부격차의 대물림이 행복격차의 대물림이라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청년을 위한다고 표면적으로만 떠들어왔다. 우리사회는 아직 청년이 누구인지, 청년정책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다. 이제 청년의 문제를 풀기 위해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청년들이 정책에 대해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청년 정책은 어찌 됐건 의제가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청년정책을 일자리에만 가두지 말자. 모른다고 해서, 상상할 수 없다고 해서 세상에 없는 것은 아니다. ‘청년을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 ‘어떻게 청년을 정의할 것인가’부터가 청년정책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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