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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
박수영 ㅣ 기사 승인 2018-10-22 15  |  608호 ㅣ 조회수 : 20
  편집장이 되고 요즘처럼 즐거운 날이 있었을까. 항상 면을 어떻게 구상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최근 학교가 알아서 기사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올해만 6번에 달하는 학내 화재 사고가 있었고, 조형대학 한 학과의 졸업준비위원회가 사고를 치고, 생활관 관리소장이 일방적으로 통금 시간을 통보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교내에서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충격인 사건은 자신의 강의를 수강한 아들에게 매 학기 수업에서 A+ 학점을 준 A 교수라 할 수 있겠다. 이미 커뮤니티에서 그는 학과와 실명이 밝혀져 뭇매를 맞고 있다. 현재 학교 자체에서 조사중이지만 대학에 와서 그것도 배울만큼 배운 교수 씩이나 돼서 하는 짓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는다.



  배움은 인간의 숙명이다. 사람에게 배움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돼 죽고 나서야 마친다. 걸음마, 말하기, 밥 먹기, 도구 사용하기 등과 같은 초보적인 일부터 우리가 하는 일들은 모두 배움의 과정이자 결과물이다.



  왜 배우는가?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할까?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서라고 간단히 답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답을 하자면 ‘사람이 되기 위해서’다.



  배움의 정도와 사람 됨됨이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덜 배운 사람보다 사람답지 못한 경우를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사람다움은 ‘가방끈의 길이’로서의 배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진정한 배움은 남보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 될 수 있는 수단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단순히 남보다 더 앞선 사람이라고 해서 진정한 사람의 도리를 알고 사람됨을 성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물이 많다고 해서, 권력이 있다고 해서, 명예가 높다고 해서 더 ‘사람다운’ 사람도 아니고, 그러한 외면적인 요소를 적게 가졌다고 해서 더 ‘사람답지 못한’ 사람도 아니다.



  문제는 사람답게 사는 것, 사람 노릇 한다는 것의 의미를 남들에게 ‘행세’하고 ‘대접’받는 것과 동일시 하는 데 있다. 사람들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라며 학벌, 지위, 재산, 명예를 구축하는 데만 혈안이 되고 있다.



  기자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을 살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쉽게 올라온 자리는 쉽게 내려간다’이다. 그 자리까지 올라간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본 모습을 알고 싶으면 작은 권력을 쥐여주라고들 한다. 개인의 욕망을 원칙 위에 두는지를 살펴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가 보인다.



  그렇다. 권력은 그 욕심이 끝이 없다. 진시황이 유람을 나갔다가 객사하자 조고와 이사가 모의해 사망 사실을 극비에 붙이고 태자인 부소를 죽게 하고 호해를 태자로 날조했다.



  결국 막강한 위세를 떨쳤던 진나라는 풍전등화로 내몰렸다. 나라는 망해가도 두 사람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이사는 동문수학한 친구 한비자를 모함해 옥사시킬 만큼 사악한 인간이 됐다. 하지만 이사도 영원히 권력을 누리지 못하고 조고와의 갈등에 밀려 부자가 함께 허리가 잘리는 참극을 당했다. 곧이어 조고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 권력이란 이처럼 무상한 것이다.



  증자가 말하기를 출호이자반호이자(出乎爾者反乎爾者)라 했다.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라는 뜻이다. 우리의 인생은 내가 한 그대로 돌려받게 된다. 모든 일의 결과론적 입장에서 보면 자신으로 인해 비롯된 일은 결국 자신에게로 되돌아 온다. 사람의 탈을 쓴 자들에게는 소귀에 경읽기가 되겠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사람됨을, 참된 배움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길 희망한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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