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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罪人
편집장 ㅣ 기사 승인 2019-04-21 16  |  616호 ㅣ 조회수 : 74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주인공인 뫼르소의 어머니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한다. 하나뿐인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있던 뫼르소는 그녀의 사망소식을 듣고 요양원으로 향한다. 그는 무신경한 태도로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여했다.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온 뫼르소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일상을 살았다. 그러다 친구의 초대를 받아 여행 간 바다에서 그를 노리고 있던 아랍인을 총으로 죽이게 된다. 결국 그는 아랍인을 죽인 죄로 법정에 선다.



  법정에 선 그는 아랍인을 죽인 이유에서부터 어머니를 요양원에 맡긴 이유까지 설명해야 했다. 단지 어머니를 부양할 능력이 없어 요양원에 맡겼을 뿐이고, 어머니의 죽음에도 눈물이 나지 않았을 뿐이었는데 이 모든 것이 그가 아랍인을 죽인 이유가 된다. 게다가 재판에 참석한 증인들 또한 어머니와 연관된 이들 뿐이다. 기자는 이러한 뫼르소의 상황을 보며 죄는 무엇에 의해 만들어지는가 하는 의문에 스스로 ‘죄인’이라는 답을 내봤다.



  실제 법정에서 죄가 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충족 요건이 필요하다. 죄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사기죄의 경우 범인의 기망, 피해자의 착오, 기망에 의해 발생한 착오로 피해자의 처분행위, 기망자 또는 제3자의 재산상 이득이 모두 발생해야 죄가 성립한다. 또, 명예훼손죄는 ①공연히 ②사실을 적시해 ③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성립한다. 이 요건 중 하나라도 부합하지 않는다면 죄로 인정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실제로는 죄를 저지른 것이 ‘누구인가’가 죄의 경중을 결정한다. 이 소설에서도 뫼르소가 조금 더 보통의 사람들과 비슷했더라면 그가 단두대에 오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법에서 규정한 바에 따라 초범은 보다 약한 수위의 처벌을 받는다. 그 반대로, 같은 범죄를 여러 번 저지른 경우에는 처벌이 가중되기도 한다. 이 또한, ‘죄인’이 죄를 결정짓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돈이 많은 재벌가, 국회의원 등은 평범한 국민들이 생각할 수도 없는 죄를 짓고도 빵 한 조각 훔친 것보다 약한 수위의 처벌을 받는다. 때로는 공인이라는 이유로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잣대가 들이밀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좬이방인좭을 읽고, 법정에서 뫼르소가 받는 눈초리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왜 어머니의 죽음이 그의 형벌을 결정하는 데 이용되는지. 왜 단 한 사람도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지 답답했다. 하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니 뫼르소의 이야기는 이미 우리 사회에 너무 만연해 있었다. 너무나도 만연해 당연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재벌이 구속됐다는 기사를 접해도 ‘어차피 금방 나오겠지’하는 생각이 들고, 한 조선족이 누군가를 죽였다는 기사를 보면 조선족을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자와 같이 죄인에 따라 죄의 경중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당연했고, 또 그것이 실제 재판에서 적용되기도 했다.



  죄와는 관련 없는 죄인의 특징이 죄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재판부는 물론 대중들의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 소설 속의 뫼르소가 우리 곁에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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