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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생각하며
강규민 ㅣ 기사 승인 2018-03-02 17  |  598호 ㅣ 조회수 : 146


강규민


(전정·12)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졸업을 한 12학번 졸업생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대개 재학생이시겠죠. 여러분들은 졸업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학사모를 쓰고 꽃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 멋지게 취업에 성공해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그것도 아니면 대학원에 진학해 좀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하는 모습인가요? 이렇게 여러분 개개인이 가진 졸업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르겠지만 오늘은 제가 생각했던 학부 졸업과 지금 생각하고 있는 졸업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대학에 막 입학했던 저에게 졸업이란 멀었지만,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입학하면 졸업이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라는 생각으로 다닌 대학교 1학년. 결과는 F 학점, 18학점을 신청했는데 취득 학점은 고작 9학점이었죠. 재밌는 건 당시의 저에겐 성적이 이렇게 좋지 않아도 졸업은 당연해 보였다는 겁니다.



  그렇게 흥청망청 대학교에 다니다가 입대를 하고 나니 이상하게도 대학에 있을 때보다 대학 걱정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학점이 이런데 졸업은 할 수 있을까?로 시작해서 그때 친구들이랑 술을 마실 때 했던 부끄러운 말들, 술을 먹고 수업에 들어갔는데 술 냄새가 난다고 나가라고 했던 교수가 내 얼굴을 기억하면 전과해야 하나 싶은 생각까지. 대학에 관련된 모든 걱정을 군대에서 한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도 졸업은 제게 걱정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 반 가까이 쓸모도 없는 걱정을 수없이 되새기고 난 뒤, 저의 대학 생활은 놀랍게도 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때 저에게 있어서 졸업은 하나의 위안거리이자 변명거리였습니다. 나는 졸업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대학에서 학점을 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변명하면서 사실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3학년이 끝나가는 12월. 저는 한 글귀를 보게 됩니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조지 버나드 쇼의 명언 중 하나죠. 엄청 잘난 척하는 독설가 할아버지의 말은 게을러서 기숙사를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던 저를 미래관까지 움직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바로 김지훈 교수님의 방에요. 그 뒤로 연구실 생활을 하게 되었고 반년이 지난 뒤에는 KIST에 들어가 인턴을 하게 되었죠. 이때 저에게 졸업은 피하고 싶은 대상이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지만 부족한 전공 실력으로 인해 특별한 성과도 내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갔으니까요.



  이렇게 대학 생활 중에서 가장 짧았던 마지막 1년을 보내고 2월 23일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길지만 짧았던 6년간의 시간을 끝나고 제게 졸업이라는 의미는 다시 한 번 바뀌었습니다. 바로 후회로요. 좀 더 특별한 활동을 왜 하지 않았을까. 왜 그때 질문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을까. 왜 득달같이 달려들지 않았었을까 등등. 지나가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만 남아 버렸네요.



  제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거의 매년 바뀌었던 졸업에 대한 저의 생각은 더 바뀌지 않겠지요. 제가 졸업을 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남기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졸업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은 졸업생이 된 당신의 모습이 아니라 지금의 당신입니다. 매사에 노력하고 시도하고 즐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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