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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기사 승인 2019-11-25 23  |  625호 ㅣ 조회수 : 97



김상훈

(영문·14)



  2013년, KTX의 민영화에 반대하며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지상파 3사와 종편 뉴스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물류대란, 경제적 손실, 시민들의 불편”



  2019년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기사 헤드라인에 파업을 통한 ‘손실’과 ‘불편’을 강조해 파업을 부정적인 것으로 만들고, 하면 안 되는 것으로 만들고, 그럼에도 파업을 하려는 노조를 이기적인 집단으로 만든다. 노조의 요구를 이기적인 요구로 만든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 현재 철도노조의 대표적 요구는 ‘인원충원(4조 2교대)’, ‘임금인상’, ‘KTX-SRT 통합’이다.



  인원충원의 경우, 현재 코레일 노동자들의 주요 근무 형태는 3조 2교대다. 3조 2교대는 밤샘 근무를 하고, 아침에 퇴근하면 그날 저녁에 또 밤샘 출근을 해야 하는 구조다. 이 같은 노동조건은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장시간 노동, 추가 근무, 휴일 근무 등)은 물론 국민 안전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니 인원충원 요구는 당연하다. 이점은 코레일도 동의했고,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결정된 사안이었다. 다만 인력에 대한 노사 간의 시각차가 커서 간극이 생긴 상황이고, 중간에서 정부(국토부)가 정원을 확정해서 노사 간극을 좁힐 근거를 제공해줘야 하는데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철도노조는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사전에 꾸준히 경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무시로 대응했고, 코레일은 정부에서 승인을 못 받았다고 대응했다. 그러다 이 사달이 났다.



  그러니 사실상 지금의 총파업 사태는 철도노조가 아니라, 무시로 일관하는 정부가 만든 것이다. ‘4%의 임금인상’은 정상적인 임금으로 되돌리기 위한 요구다. 지난 2년 동안 철도공사가 연가 보상비도 지급을 못 하는 등 비정상적인 임금 상태가 지속되며 체불임금이 발생했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 4% 정도의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다. 이는 못 받은 돈을 받고 정상적인 임금으로 되돌리기 위한 지극히 당연한 요구 사항일 뿐이다.



  철도노동자의 파업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얼마나 더 꿀 빨려고 그러냐”, “신의 직장이다” 뭐다 뭐다 비난하기 일쑤다. 하지만 철도노동자는 공공기관에서 가장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고, 산업재해율 1위를 차지할 만큼 위험한 직종이다. 물론 신의 직장이고 꿀 빠는 게 목적이더라도 노동자의 파업은 정당하고 욕먹어야 할 이유가 없다. 철도노동자는 인력이 부족해 타 공공기관보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추가 근무, 밤샘 근무, 휴일 근로도 많다. 인원충원 요구는 지극히 당연하고, 삭감된 임금을 정상화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철도노동자 개인의 이익으로 귀결되는 게 아니라,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코레일이 적자라서, 이러한 코레일에 인원 충원이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를 이기적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기업은 사기업과 단리 단순히 영리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공익을 중시하려고 만든 것이다. 그러니 노인분들이 무료로 교통을 이용하고 우리도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 아닌가. 코레일의 적자는 노동자들의 임금과 상관없다. 코레일이 적자라고 노동자들이 정당하게 요구해야 할 인원 충원과 임금 인상을 눈치 봐야 할 이유가 없다.



  대중교통이 지연되면 짜증 나고 당황스러운 게 당연하다. 나 또한 지연안내를 받으면 그러하다. 우리는 비난할 대상만 정확히 하면 된다. 철도노조는 지금이라도 코레일과 정부가 전향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다시 교섭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그러니 철도파업이 불만이라면 대응 좀 하라고 정부를 욕하고 코레일을 재촉하면 된다. 언론 또한 철도 파업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경제손실을 강조하고 싶다면 비판대상이 누가 돼야 할지 잘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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