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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개성만점 독립서점
강진희, 유미환 ㅣ 기사 승인 2019-02-18 17  |  612호 ㅣ 조회수 : 170
사라지는 동네 서점

  연말·연초 서점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북적이는 모습은 활기차 보이지만, 여전히 동네 서점은 침체기다. 성인 독서율은 꾸준히 줄어들어 2017년 59.9%까지 하락했고, 성인 1년 평균 독서량은 8.3권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인터넷 서점의 무료 배송, 10% 저렴한 가격과 같은 다양한 혜택으로 인터넷 서점과 대형 서점이 서점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동네 서점의 책 공급가는 정가의 70~80%로 인터넷 서점의 공급가보다 10%가량 비싸다. 동네 서점은 도매상이나 대리점을 통해 책을 들여오지만,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은 중간 유통업체 없이 바로 책을 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저조한 독서율과 대형 서점 및 인터넷 서점에 유리한 유통구조 때문에 동네 서점이 하나둘 자리를 뜨고 있다.





 




독립서점, 새로운 독서문화 공간이 되다

 


  한편, 독특한 개성으로 묵묵히 발길을 끄는 서점들이 있다. 바로 독립서점이다. 독립서점이란 대형 유통구조에 따르지 않고 서점 주인의 취향과 감각으로 꾸민 작은 서점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서점은 저마다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독립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일반 서점과는 다르게 대형서점에서 자주 볼 수 없는 독립출판물이 주를 이루고, 같은 책이 여러 권 진열돼 있지 않다. 책방 주인의 취향을 보여주는 소품이 공간을 장식하고 책은 주인의 감각대로 놓여 있다. 획일적이지 않고 개성이 가득하다. 독립서점 앱 운영업체인 퍼니플랜의 ‘독립서점 현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독립서점은 362곳이었다. 이는 재작년보다 약 29% 증가한 수치로 일반서점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 책방 주인의 취향이 물든 책을 뜻하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독립서점으로 이끄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독립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것만으로 가게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가게를 운영하는 데는 안정되고 뚜렷한 수익이 필요하다. 독립서점을 방문한 손님이 주인이 가꿔 놓은 ‘낭만’이라는 이미지만 소비하고 이곳에서 발견한 책을 저렴하게 인터넷에서 산다면 가게에는 적자만 늘어날 뿐이다. 또한 고정적인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정 책을 사기 위해 방문하기보다 막연한 기대를 품고 방문하는 손님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의 작품이 서점 내에 있다면 그 작가의 작품을 찾는 수요가 생기지만 독립 출판물은 작가의 명성으로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독립 출판물만 팔기에는 불리한 수익 구조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서점들은 저마다의 특색을 가진 행사를 열거나 책이 아닌 물건을 판매하기도 한다. 공간에 대한 개념이 유연한 독립서점은 서점을 책만 파는 공간으로 여기지 않고 문화 공간으로써 폭 넓게 활용한다. 차나 술을 판매하기도 하고 북토크, 토론, 강연, 강좌, 영화상영, 공연과 전시가 한 공간 안에서 일어난다. 또한, 직접 만든 엽서를 팔거나 북카페를 겸하는 곳이 있다. 지역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렇게 독립서점은 온라인에서는 할 수 없는 오프라인 공간의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는데 이것을 좥트렌드 코리아 2019좦는 신조어인 카멜레존(cha-melezone)이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제주에 있는 독립서점 ‘이듬해 봄’은 서점인 동시에 책과 문화 중심의 지역 커뮤니티로 마을의 특산물을 판매하거나 문화를 살린 연극과 전시회를 선보인다. 또한, 과천에 있는 ‘타샤의 책방’은 그림책 위주의 책방이다.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책방 사춘기’라는 이름의 독립서점에서는 매주 토요일 가족들이 함께 글을 쓰며 문학을 즐긴다. 〈일상의 작가〉라는 이 프로그램은 자기 생각과 감정을 글로 담아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가족들의 참여율을 높였다.





 




책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독립서점으로.





  독립서점에는 어떤 책들이 있을까? 작년인 2018년을 휩쓴 독립출판의 키워드는 ‘우울’이었다. 책방 포털 서비스 책방라이브에 따르면 설문에 임한 33%의 사람들이 ‘우울’이라는 키워드를 선택했고 다음으로 페미니즘(14%), 고양이(12%)가 뒤를 이었다. 이렇게 독립서점의 책들은 어디서나 볼 수 없는 다양한 주제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독립서점의 대표적인 책 2권을 소개한다.





 






 

 




  흔히 자서전, 회고록은 사회에서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앞선 책들은 작가의 일상에서 보이는 솔직함이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 성공한 책들이다. 독립출판물만의 북페어가 이런 독립출판물의 인기를 입증한다. 지난해 서울을 비롯한 부산, 대구, 순천에서 독립출판물 축제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축제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독립출판물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이처럼 독립출판의 매력 중 하나는 누구나 작가가 돼 책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출판 기술이 발달하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짤막한 글, 간단한 그림을 직접 편집해 나만의 책을 발간할 수 있다. 또한 일기나 자신만의 요리 레시피, 소소한 일상 이야기는 훌륭한 콘텐츠가 된다. 표현 방식과 내용에 제약 없이 원하는 형태로 기획부터 출판, 배송까지 모두 개인이 하기 때문에 독립출판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홍대에 있는 독립서점 짐프리는 나만의 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참가자는 기획부터 원고작성, 디자인, 인쇄관리, 유통 등 출판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하여 자기만의 책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독립출판물을 읽으며 성공한 소수의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사소한 일상 이야기에 공감한다. 책을 통해 주위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볼 수 있다. 우리도 독립출판물을 읽으며 혹은 직접 만드는 것에 도전하며 사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보는 건 어떨까?



 




공릉에도 독립서점이? 지구불시작!






 



  생소하기만 할 것 같았던 독립서점은 우리와 가까운 곳에도 있었다. 태릉입구역 근처에 위치한 ‘지구불시착’은 주민들과 상생하는 독립서점이다. 지난해 5월 공릉 꿈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마을카페 ‘마을과 마디’로 이전한 후 북카페 겸 다양한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13일(수) 이곳을 직접 방문했다. 노원구 화랑로에 위치한 지구불시착은 우리대학에서 1224번 버스를 6분가량 타고 내렸을 때 횡단보도 앞에서 바로 마을과 마디 간판을 찾을 수 있다. 마을과 마디 카페에 들어서자 바로 앞에 독서 진열대가 놓여 있었고 주민 몇 명이 테이블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시멘트벽은 그림으로 생기를 품었고, 한쪽에는 리넨에 쓰인 지구불시착이란 단어가 기자가 이곳에 맞게 도착했음을 알리고 있었다. 책장에 가득한 책과 여기저기 놓인 소품들, 인테리어를 위한 전구와 푸른 식물은 하나가 돼 공간을 채웠다. 독립 서점에 방문했으니 책을 읽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었다. 기자가 집은 책은 좥블론 세이브좦. 독립 출판물은 모두 에세이일 것으로 생각한 기자의 예상과는 다르게 단편소설집이었다. 차를 마시며 책을 넘기는 도중 손님이 들어왔다. 도서관 같다며 신난 아이들과 커피를 주문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기자는 독립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을 넘어선 지역의 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느꼈다.





 


 



  지구불시착에서는 수많은 독립출판물과 작은 소품들이 투박한 듯 조화를 이루며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개성 있는 일러스트를 천천히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이곳에서의 시간은 금세 흘러간다. 지구불시착이라는 이름은 어느 날 갑자기 삶에 던져진 불완전한 우리 존재를 반영한다고 한다. 독립서점이 궁금하다면 지구불시착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지구에 완전히 정착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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