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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뒤에 숨은 비밀을 간직한 사나이
박수영 ㅣ 기사 승인 2017-05-21 14  |  588호 ㅣ 조회수 : 232

영화 : 쇼를 사랑한 남자

(Behind the Candelabra, 2013)

감독 : 스티븐 소더버그

평점 : ★×7.71 (네이버 평점)



실제 성 소수자들의 이야기



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는 실존 인물인 동성애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이자 유명 피아니스트인 월터 리버라치(마이클 더글라스 분)는 피아노 하나로 미국을 휘어잡은 1970년대 최고의 엔터테이너였다. 리버라치는 1939년 화려한 피아노 실력으로 데뷔해 엄청난 손가락 기교와 화려한 연주, 독특한 무대 매너로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아이콘으로 군림했다.



영화는 리버라치가 어떻게 성공했는가에 대한 감동적인 성공담이 아닌, 그가 스타가 된 시점부터 시작한다. 수의사를 꿈꾸며 살아가는 양성애자 스콧(맷 데이먼 분)은 게이바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리버라치 쇼를 관람하러 갔다가 그와 눈이 맞는다. 돈과 명예를 가졌지만 성적 지향 때문에 자신을 숨겨야 했던 리버라치와 유년시절 상처가 있었던 스콧은 서로의 개인사를 주고 받으며 마음을 열게 된다.



영화 배경은 1977년부터 리버라치가 사망하는 1987년까지로, 리버라치의 화려했던 전성기가 아닌 그의 무대 뒤 비밀스러웠던 생애 마지막 10년을 담았다. 이 시기에 리버라치는 항상 스콧과 함께였다.



영화는 리버라치의 이야기를 양념이나 과장 없이 실화를 바탕으로 풀어간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숨길 수밖에 없었던 시대를 살았던 한 유명인사의 사생활을 통해 영화는 관용적이지 못했던 시대상을 그렸다.



쇼를 사랑한 남자를 사랑한 남자의 시선



영화의 원제는 ‘Behind the Candelabra’이다. Candelarbra는 리버라치의 피아노 위에 항상 올려져 있던 나뭇가지 모양의 화려한 촛대를 뜻한다. 영화 속 화려한 촛대가 상징하듯, 볼거리가 가득하다.



유명한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하는 전기 영화는 일반적으로 해당 유명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의 일생을 되돌아본다. 그러나 〈쇼를 사랑한 남자〉는 다르다. 철저하게 스콧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스콧이 바라본 모습만으로 리버라치를 담아낼 뿐이다. 영화는 스콧의 회고록 『화려한 촛대 뒤에서: 리버라치와 함께한 나의 삶』을 바탕으로 했다.



스콧은 리버라치의 애인·아들·친구 등 스스로가 아닌 ‘리버라치의 그 무엇’으로 살아간다. 스콧은 수없이 갈등하면서도 리버라치를 사랑하기에 이 시간을 어쩔 수 없이 보낸다. 스콧은 24시간 리버라치 곁에서 지내며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로 화려한 생활을 맛보고, 리버라치는 스콧에게 자신의 치부까지 보여주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영화 제목인 ‘쇼를 사랑한 남자’는 리버라치다. 그러나 ‘Behind the Candelabra’ 원제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촛대 뒤의 리버라치와 그런 리버라치를 바라보는 스콧의 시선까지 담고 있다.



빛과 그림자,

비극적이고 화려한 사랑



영화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두말할 것 없이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도 여느 사랑처럼 시간이 지나며 변하게 된다. 서로를 정리하고 얼마간의 시일이 지난 뒤 병에 걸려 죽어가는 리버라치는 스콧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한다.



영화에는 ‘사랑’이라는 감정 뒤에 뒤따르는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이 아주 잘 나타나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두 주인공에 대한 영화의 시선은 따뜻하다.



리버라치는 1976년 에이즈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동성애자임을 부인했다. 후에 스콧이 회고록을 발표해 리버라치가 동성애자라는 것이 대중들에게 밝혀졌다.



영화에서 리버라치는 “난 친구가 필요해. 날 지켜줄 사람. 오늘 같은 대화를 함께할 그런 사람”이라고 말한다. 아마 이는 자신의 명예를 위해 끝내 커밍아웃을 하지 못한 리버라치가 생전에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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