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소개 l 공지사항 l PDF서비스 l 호별기사 l 로그인
끝이라는 순간, 커피로 잡은 내 삶
변인수 ㅣ 기사 승인 2017-10-02 15  |  591호 ㅣ 조회수 : 42
 

영화 :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2015)

감독 : 치앙시우청(강수경) <p>

평점 : ★ × 8.66(네이버 평점)<p>

 

 

 

 

세상의 끝에 다다른 주인공들<p>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아버지가 어느날 실종됐다. 영화 좥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좦은 주인공 ‘요시다 미사키’가 이 소식을 들으며 시작한다. 미사키는 아버지의 빚과 더불어 자산가치가 없는 선박 보관 창고를 상속받는다. 이후 그녀는 해안가에 위치한 창고에서 카페를 열게 된다. 극중 미사키는 30년 전에 아버지를 떠난 데 미안함을 간직하고 있다.<p>

장면은 전환된다. 현재의 미사키는 과거의 그녀를 떠올렸다. 아버지와 함께한 짧은 시간 속 그 창고엔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어느 날 미사키와 그녀의 아버지는 바로 이 창고에서 같이 밤을 지내게 됐다. 그날 밤 아버지는 기타를 연주했다. 이유는 모른다. 어린 미사키는 그저 조용히 듣고 있었다. 밤은 끝나 버렸다. 다음 날 미사키의 어머니가 찾아왔고, 미사키는 아버지와 헤어진다. 이 장면에서 딸에게 들려주는 기타 소리와 파도 소리는 영화에 잔잔한 정서를 더한다. 떠나는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은 왠지 모를 공허함이 남지만 말이다. <p>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야마자키 에리코’는 두 아이를 가진 싱글맘이다. 그녀는 미사키의 카페 근처 민박집에 산다.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그녀는 외지에서 일을 하고 있다. 에리코는 처음 본 미사키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그녀를 거부한다.<p>

한편 에리코가 없는 집에서 아이들은 큰 외로움을 느낀다. 에리코 역시 바쁜 나머지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지 못하고 끼니조차 챙겨주지 못하는 등 소홀한 모습을 보인다. 그녀의 가정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판잣집을 연상케 한다. 각 주인공은 저마다 세상의 끝에 다다른 듯 현실에 허덕이고 있었다.<p>

 

그들을 이어주는 커피<p>

 

미사키는 카페를 차린 이후부터 이웃인 에리코의 아이들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좀처럼 그녀에게 가까이 오려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미사키가 커피 로스팅 기계로 원두를 볶는 모습이 지루하고 힘든 일상을 지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미사키와 아이들의 거리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여기서 극의 흐름이 전환된다.<p>

철이 일찍 들어버린 에리코의 딸 ‘야마자키 아리사’는 어느날 곤경에 처한다. 급식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교실의 한 학생이 급식비가 안 보인다고 하자 같은 반 아이들에게 도둑이라 오해받는다. 그럼에도 아리사는 엄마에게 말을 꺼내지 못한다. 아리사는 이 일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했다. 이 때 미사키는 우연히 아리사의 담임교사에게 이 사실을 들었고, 돈을 빌리러 온 아리사에게 카페에서 일할 것을 권유한다. 이후 아리사는 카페를 통해 힘든 삶 중에서도 ‘커피’라는 새로운 활력을 찾게 된다. 저마다의 사정을 가진 미사키와 아리사는 커피를 통해 연결고리를 가지게 된 것이다.<p>

나중에는 에리코까지도 한 사건을 계기로 미사키와 에리코의 관계는 변화하게 된다. 그 변화하는 장면 속 커피 한 잔은 그들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p>

영화는 각자의 아픔을 지닌 가족들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처음에는 서로 보통의 이웃에 그쳤던 그들이 ‘커피’를 통해 각자의 삶에 스며든다. 그렇게 가까워진 그들은 앞으로 힘든 일 앞에 서로를 지킬 것이다. 정이란 무엇인가. 한동안 무심했던 이 사소한 느낌에 대해 영화는 다시금 그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커피 한 잔 속에 남아있는 따뜻함을 말하는 영화, 한 번 찾아보기를 바란다.<p>

 

변인수 기자

 
기사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쓰기 I 통합정보시스템,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으로 로그인 하여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확인
욕설,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01811]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 최초발행일 1963.11.25 I 발행인: 김종호 I 편집장: 김선웅
Copyright (c) 2016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