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소개 l 공지사항 l PDF서비스 l 호별기사 l 로그인
문재인 케어
박수영, 윤성민 ㅣ 기사 승인 2017-09-03 23  |  590호 ㅣ 조회수 : 146
찬성 - 의료계의 환부 도려낼 기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9일 건강보험을 대폭 확대하는 일명 ‘문재인 케어’를 발표했다. 문재인 케어의 핵심은 비급여 치료의 급여화다. 비급여 치료란 MRI나 항암치료처럼 건강보험이 지원해 주지 않는 치료다. 이를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또한, 간병비와 상급병실료(특실, 1~3인실)도 급여화된다. 아울러 선택 진료비(특진)는 폐지된다. 매년 의료비 때문에 44만 명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케어는 그야말로 단비 같은 정책이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현실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재원 조달이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문재인 케어를 재원 조달이 불투명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는 보험료 수입이 자연스럽게 증가한다는 것을 간과한 주장이다. 보험료 수입은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아도 늘어난다.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나고 보험료가 부가되는 소득의 범위가 계속 넓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에 약 30조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자연증가율까지 합하면 최대 85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3500개에 이르는 비급여 치료를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는 별개로, 의료계의 반발도 문재인 케어가 넘어야 할 산이다. 의료계는 그 동안 건강보험이 원가도 안 되는 가격을 제공해 왔다고 비판해 왔다. 급여치료를 하면 할수록 병원에는 손해가 나는 상황이 지속돼 온 것이다. 병원이 이런 손해를 메꾸고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는 비급여치료 덕분이었다. 따라서 비급여 치료까지 건강보험이 관리하는 문재인 케어에 의료계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는 오히려 잘못된 가격책정 문제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다. 비급여 치료와 더불어 그 동안 저평가 돼왔던 치료의 가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치료행위의 가격을 책정하는 데 ‘행위별수가제’를 취하고 있다. 즉, 치료를 많이 할수록 병원은 더 많이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과잉치료와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를 통해 행위별수가제에서 포괄수가제로 전환할 것을 밝혔다. 포괄수가제란 하나의 질병에 대한 치료의 가격을 정부가 미리 정하는 것을 말한다. OECD대부분의 국가는 포괄수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비의 거품을 줄이고 과잉진료를 막을 수 있다.



문재인 케어는 곪을대로 곪은 의료체계에 메스를 들이대는 일이다. 쉽지 않겠지만, 정부와 시민 그리고 의료계가 협업하여 환부를 도려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윤성민 기자 dbstjdals@seoultech.ac.kr



반대 - 좋은 의도로 시작해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실패일 뿐이다



지난달 정부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60%)이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어, 이를 2022년까지 7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일부 진료(미용·성형)를 제외한 많은 비급여 항목들(희소 질환·암·MRI·입원비)을 정부에서 부담하게 된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정말 달콤한 말이다. 의학적 비급여를 급여로 바꾸는 것은 환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한다. 더욱이 평균보험료 인상률 3%를 유지해 건강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고 해내겠다고 하니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을 자가 누가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현실을 짚어봐야 한다. 당장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려면 건강보험료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 의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정부가 3%를 유지해 보험료 상승을 억제할 계획이라면, 결국 누군가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문재인 케어의 가장 큰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정책을 제대로 시행한다면 지금 건강보험 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에 정부는 2022년까지 총 30조 6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은 건강보험 국고지원(현재 6조 9천억 원)을 더 늘리고 건강보험공단의 누적된 흑자(건강보험 적립금) 20조 중 10조를 5년간 투입하는 것이다. 건강보험 적립금은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정부의 방편 중 하나다. 나머지(약 15조원)는 보험료 인상으로 채울 예정이다.



문재인 케어의 취지는 이해한다. 의료비 증가와 실손보험 가입의 주원인인 비급여를 손보려는 정책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건강보험료 인상은 다음 정권으로 미뤄버리고 누적된 보험공단 재원 중 절반을 5년 안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재원 분배다. 문재인 케어를 실현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증세가 있을 것 혹은 다른 재정을 들여올 것 등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혀야 ‘미래 지속적인 정책’임을 납득시킬 수 있다.



또, 보험공단 재원의 절반을 사용해버리면 차기 정권이 이 어마한 금액을 어디에서 충당해야 할지 전혀 언급이 없다. 만약 집권 중 증세가 없다면, 차기 정부에서 채워야 한다.



물론 누구도 문재인 케어의 미래를 확신하지 못한다. 5년짜리 정책이 될 수도 100년을 책임지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잘못된 의료시스템을 바꾸는 데 정부가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에게 나무를 보기 전에 숲을 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숲은 나무만이 아닌 풀, 꽃, 토양 등이 있어야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기사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쓰기 I 통합정보시스템,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으로 로그인 하여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확인
욕설,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01811]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 최초발행일 1963.11.25 I 발행인: 김종호 I 편집장: 김선웅
Copyright (c) 2016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