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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떠나자 불교 예술 여행을
박수영, 변인수 ㅣ 기사 승인 2017-06-04 22  |  589호 ㅣ 조회수 : 74

불교는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전해졌다. 당시 삼국(고구려·백제·신라)은 불교를 국가 이념으로 삼았다. 우리나라의 불교는 일본으로 건너갔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불교는 삼국의 예술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불교가 전파된 이후 예술 또한 불교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불교가 발전함에 따라 삼국에서는 사원의 건축과 불상 조각 등 불교 예술이 활기를 띠었다. 또 불교와 함께 들어온 불가 음악인 ‘범패’로 인해 삼국의 음악은 한층 더 다양해지고 화려해졌다.



불교는 중국에서 건너왔지만, 삼국은 이를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 예술로 승화했다. 불상과 석탑이 대표적이다. 무른 돌과 벽돌로 불상과 석탑을 많이 지은 중국과 달리 삼국은 단단한 화강암을 사용했다. 또 삼국의 불상과 석탑에는 귀족적인 면과 서민적인 면이 모두 반영됐다는 특징이 있다. 경주에 있는 다보탑과 석가탑은 귀족적인 화려함과 서민적인 소박함을 나타내는 불교 예술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석굴암은 불교와 예술뿐 아니라 축, 수리, 기하학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불교 예술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삼국 시대를 거쳐 국가적으로 불교를 숭상한 고려시대에 접어들자 불교 예술은 더욱 발달했다. 당시 유행했던 철불은 지역적 특성까지 보여주는 예술품이었다. 철불은 종이나 나무와 같은 다른 재료보다 내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또, 고려시대 불교 예술을 논할 때 팔만대장경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팔만대장경은 몽골군의 격퇴를 빌며 만들어졌다. 해인사에 전시된 팔만대장경은 불교로써 국가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깃들어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삼국, 고려와 달리 조선은 배불숭유정책을 펼쳤다. 한자 그대로 유교를 숭배(崇)하고 불교를 배척(排)하는 것을 뜻한다. 조선 중기 때는 공식적인 불교 행사가 사라지기도 했고, 조선 후기에 들어서는 양반들에 의한 사적 수탈이 성행했다.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승려는 천인 대우를 받았고 황폐한 사원이 여럿 생겼다. 이 때문에 조선 시대에는 다양한 불교 조각보다는 소형의 금동불과 목불, 소조불상 등이 주류를 이뤘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일본 불교 종파들이 총독부의 지원을 받아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으며, 반면 한국의 기존 종파들은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1945년 해방과 더불어 한국 불교의 고유성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결국 1962년에 대한불교 조계종이 발족해 현재 많은 불교 예술 작품들이 국보나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불교 예술의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나라 전통불교 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결성된 한국불교미술공예협동조합은 사찰건축은 물론 불상·단청 등 시각과 조형예술을 아우르고 있다.

지난 2009년, 불교전문서점이 서울 조계사 앞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 지하 1층에 문을 열었다. 불교전문서점에는 7,000종 가량의 불교 관련 서적이 2만여 권 비치됐다.



조계종은 지난 3월 23일(목)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일상이 쉬는 공간, 수행’이라는 주제로 ‘2017 서울 국제불교박람회’를 주최했다. 지난 5월 23일(화) 국립대구박물관이 불교문화가 담고 있는 소리를 주제로 한 특별 전시회를 개최했다. 대구박물관은 불교 조각·경전·불화 등 다양한 불교 문화재 10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0월까지 이어지며 쇠북과 대형 목탁, 수륙재에서 쓰이는 나팔과 바라, 경자 등 불교 소리 문화를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불일미술관은 지난달 2일(화)부터 신인 작가들의 불교 예술 작품 릴레이 전시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일미술관 신진작가공모전에 선정된 9점을 포함 총 11점이 저마다의 주제를 가지고 회화, 공예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릴레이 전시다. 한편, 조계사는 오는 9일(금)부터 불교중앙박물관을 시작으로 광화문을 거쳐 대웅전 앞 특설무대로 이어지는 이운식을 봉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대한민국 국운 융성을 위해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며 “앞으로 불교 예술이 자리 잡도록 성원과 많은 참여 부탁한다”고 전했다.




2017 괘불전 〈고성 옥천사 괘불〉

전시회는 괘불*과 괘불함을 선보인다. 괘불함은 의식이 진행되지 않을 때 괘불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인다. 전시회는 괘불뿐만 아니라 옥천사에 소장된 〈옥천사 목조 동자상〉, 〈옥천사 시왕도〉 등도 전시한다.



옥천사 괘불은 1808년에 만들어졌다. 괘불 조성이 감소했던 19세기 초반에 제작돼 희소성이 높은 불화다. 옥천사 괘불은 영취산에서 석가모니(싯다르타 고타마)가 6년 동안의 고행을 거쳐 얻은 깨달음을 설법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괘불에는 많은 부처가 있다. 괘불의 중심에는 가장 주목받는 석가모니불이 위치해 있다. 석가모니는 왼손에 만자(卍)를 들고 오른손은 내린 모습을 하고 있다. 석가모니는 불상의 착의법 중 오른쪽 어깨에 옷이 없는 ‘우견편단’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옥천사 괘불에는 석가모니(그림 가운데), 보현보살(그림 좌) 그리고 문수보살(그림 우)의 석가삼존이 삼각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 석가삼존 상단에는 늙은 승려의 모습인 가섭존자와 젊은 승려의 모습인 아난존자가 있다. 석가모니의 제자인 가섭존자와 아난존자는 석가삼존에 비해 매우 작은 모습이다. 두 존자 뒤로는 다른 세계의 부처인 타방불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옥천사 괘불의 높이는 약 10미터에 이른다. 아파트 3층이 넘는 높이다. 옥천사 괘불의 특징은 연꽃 위에 서있는 기존 괘불의 형태와 다르게 석가삼존이 연방(연꽃 씨)위에 서있다는 점이다. 괘불의 부처들은 모두 붉은 가사(옷)를 두르고 있다. 부처들 중 석가모니의 가사에는 용이 그려져 있고, 보현보살의 가사에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학 등의 그림 그리고 문수보살의 가사에는 방아를 찧는 토끼 등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괘불함의 금속 장식으로는 반달 모양의 월광과 해 모양의 일광 등이 있다.



이 옥천사 괘불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1927년 진주 지역은 가뭄이 극심해 농사를 짓지 못했다. 지역 주민들이 산신령을 모시고 기우제를 지냈지만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옥천사 괘불〉을 내어 기우제를 지내자, 곧 비가 내려 모내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옥천사 괘불은 영험한 기운을 가진 그림이라고 전해진다.



테마전 〈고성 옥천사 괘불〉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전시된다. 전시회는 10월 22일(일)까지 진행된다. 괘불전은 석가탄신일 전후로 괘불 작품을 바꿔 해마다 진행된다.



*괘불: 특별한 법회나 의식을 할 때 대웅전에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지 못한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야외에 큰 불화를 놓고 법회나 의식을 진행한다. 이 큰 불화를 괘불이라 한다.




웹툰 〈신과 함께〉로 만나는 지옥의 왕들 특별전

전시회는 인기 웹툰 〈신과 함께〉와 연계해 불교회화의 중요한 주제이자 사후세계에 대한 그림인 시왕도(十王圖)를 이야기한다. 웹툰으로 설명하는 전시기법으로 시왕도를 쉽게 설명한다.



‘시왕’은 인간이 죽으면 생전에 지었던 죄를 심판하는 10명의 왕을 뜻한다. 시왕도는 10명의 왕을 몇 폭으로 나누어 그렸는가에 따라 10폭, 6폭, 4폭 그리고 2폭 형식의 4가지로 분류한다. 호림박물관에 소장된 시왕도는 1폭 1왕식으로 1764년에 제작된 그림이다.



전시회는 웹툰 〈신과 함께〉의 등장인물인 진기한 변호사의 코멘터리로 시작된다. 전시회의 첫 작품은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다. 보통 지장시왕도는 지장보살과 시왕을 함께 그린 그림을 의미한다. 전시회의 지장시왕도는 상단 중앙의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양옆에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을 비롯한 권속들을 보인다. 작품 하단에 있는 3개의 원에는 시왕이 재판하는 등의 모습이 보인다. 작품에 나오는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구해 극락으로 인도하는 자비로운 보살이다. 지장보살은 다른 시왕도 작품 속 재판 장소에 꾸준히 모습을 보인다. 지장시왕도 이후로 각 시왕과 지옥을 담은 작품들은 재판 순서대로 전시됐다.



불설예수시왕생칠경에 따르면 인간은 죽은 후 저승으로 가게 되고 도중에 차례로 시왕을 만나, 생전의 삶을 토대로 재판을 받게 된다. 재판은 정해진 날짜에 받는다. 날짜는 ▲진광대왕의 철정지옥(7일) ▲초강대왕의 추장지옥(14일) ▲송제대왕의 발설지옥(21일) ▲오관대왕의 확탕지옥(28일) ▲염라대왕의 대애지옥(35일) ▲변성대왕의 도산지옥(42일) ▲태산대왕의 거해지옥(49일) ▲평등대왕의 협산지옥(100일) ▲도시대왕의 한빙지옥(1년) ▲오도전륜대왕의 열철성(3년)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모든 재판이 이뤄지고 형벌이 끝난 죄인들은 육도(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 윤회의 길로 떠난다. 앞선 재판의 순서는 웹툰 〈신과 함께〉의 재판순서와는 다르다.



특별전 ‘웹툰 〈신과 함께〉로 만나는 지옥의 왕들’은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전시회는 9월 30일(토)까지 진행된다.



불교 예술은 주위 박물관이나 사찰에 가면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와 멀지 않다. 불교 예술은 역사책에서 자주 봤던 우리나라 예술을 직접 접할 계기를 마련한다. 이번 방학에는 우리 고유의 문화와 역사가 담긴 불교 예술을 탐방해보는 건 어떤가.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변인수 수습기자 dlstndlayoda@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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