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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게임을 하는가?
김도현 ㅣ 기사 승인 2017-06-04 22  |  589호 ㅣ 조회수 : 462


김도현

(컴공·17)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행한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5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0조 7,223억원이며, 이는 세계 시장 점유율 6.1%을 기록하는 수치이다. 특히 이 중 온라인 게임은 16%, 모바일 게임은 14.1%로 둘 다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게임 시장과는 별개로, 국산 게임에 대한 평가는 극악에 가깝다. 특히 지난해 ‘서든어택 2’가 ‘오버워치’가 이룬 성취와 대조되고, 그간 쌓인 지나친 과금 유도, 낮은 완성도, 지나친 무작위 요소 등의 단점이 재조명되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등장 이후 점점 하락세를 걷던 국산 온라인 게임의 PC방 점유율은 더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 등의 게임이 한국에서 성숙한 게임 문화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리그 오브 레전드’가 ‘스타크래프트’ 이후 사장될 뻔 했던 국내 E-Sports 시장을 다시 살려냈고, ‘오버워치’가 유료 패키지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꾸며 저마다 한국 게임 문화에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곤 하지만 채팅에서의 과도한 욕설과 과열된 경쟁으로 인한 대리랭크 문화 등 여전히 고쳐야 할 점이 산재해 있다.



성숙하지 못한 게임 문화와 낮은 완성도의 게임. 이는 넥슨과 NC소프트, 넷마블로 대표되는 3N 위주의 기형적 게임 시장과 게임 시장 초기 불법 복제로 인한 중소 규모 게임 업체의 전멸로 다양성이 부족해진 국내 게임 시장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심지어 새로 개척되었다는 모바일 게임 시장마저도 자동 전투로 대변되는 양산형 게임의 범람으로 킬링타임 콘텐츠 이외의 국산 게임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잠시 리우 올림픽 폐막식을 떠올려 보자.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나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마리오 분장을 한 채 퍼포먼스를 하며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라는 찬사를 받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전병헌 의원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그라가스로 분장했을 때,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에 게임 캐릭터 분장이나 한다고 비난했다.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할 뿐더러, 그 분장한 캐릭터조차 외산 게임의 산물이다. 심지어 아직 슈퍼마리오와 같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국산 IP(지식재산권)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그런 IP를 만들 수 없는 걸까?



그 전에, 질문 하나를 하고자 한다. “우리는 왜 게임을 하는가?” 남보다 더 높은 레벨, 더 높은 랭크, 더 강한 아이템을 위해서? 아마도, 다른 모든 놀이들과 같이, ‘즐겁기 위해서’일 것이다. 힘든 삶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공간, 우리가 원하는 게임이란 그런 것이다. 게임을 못한다는 이유로 욕을 먹고, 이미 일상에서 겪는 치열한 경쟁을 재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게임을 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 즐겁기 때문에 우리는 게임을 한다.



우리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 전술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우리가 게임을 즐겁게 하는 것만으로 전 세계를 아우르는 국산 IP 게임이 개발될 것이라고도, 양산형 게임이 줄어들 것이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게임을 경쟁의 도구로 보지 않고 플레이하는 것 그 자체를 즐긴다면, 오로지 컨텐츠라고는 강화와 전투뿐인 경쟁 위주의 저질 게임도, 자동 전투를 통한 노가다로 돈을 버는 작업장도, 익명성을 담보로 한 욕설이 난무하는 전장도 점차 경쟁력을 잃고 양질의 게임이 자라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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