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는 작년 11월 단선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됐다. 선거권자 7,412명 중 3,020명이 투표했다. 이중 2,196명(72.72%)이 찬성하면서 제33대 총학생회로 인정받았다. 이들이 선거 당시 내놓은 공약은 ▲학내 Wi-Fi 환경 개선 ▲흡연부스 설치 ▲종합운동장 조명설치 등을 비롯한 7가지 약속이었다.
2017년 1월 1일에 임기를 시작한 총학생회는 입학식 때 본지와 충돌했다. 모 학생 대표자의 횡령 사건을 다룬 582호 신문이 본지와의 합의 없이 수거됨으로써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위 사항은 총학생회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학생들에 소명하고, 학생처도 본지와의 만남에서 사과를 표명한 바 있다.
공약대로 ‘소통’
개강 이후 총학생회는 학생과의 소통에 주력했다. 소통부스를 열어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온라인에 구글 설문지를 올리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하고자 했다. 그 외에도 학생들과 우리대학의 발전을 논의하기 위해 5월 30일(화)에 학생총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학생총회는 인원 부족으로 개회하지 못했다. 우리대학의 경우 학생총회가 성사되는 사례가 드물다. 그럼에도 100여명도 참여하지 않은 총회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내건 공약들을 비교적 충실히 이행했다. 학생 TF(Task Force)팀을 운영해 학생들에 도움이 될 만한 예산(어의대동제·장학금·도서관)을 증액시킨 바 있다. 그 외에도 노원구청과 협력해 학교 내 화장실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꾸준히 검사했다. 외부인의 범죄를 막기 위해 제1학생회관에 보안 장치를 설치한 것도 올해였다.
‘학생’을 생각하는 총학생회
총학생회는 한편으론 학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지난 4월, 성희롱 문제로 징계를 받은 문예창작학과 최승호 교수의 사퇴 촉구를 위해 서명운동을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 약 2,000명의 학생들이 제2의 피해자 발생을 막자는 의견에 동감을 표했다. 제1학생회관 앞 게시판 일부에 이 사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 붙기 시작한 것도 이 시점부터다.
또한, 총학생회는 공약이었던 ▲전공서적 중고장터 ▲예비군 물품대여 사업 등을 이행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전공서적 구매와 예비군 물품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영화 시사회와 콘서트, 방송 참여 기회 등 문화적 측면에서도 학생들에 복지에 힘썼다.
PPT 제작, 사진 촬영에 대한 재능기부형 강연 사업도 진행됐다. 총학생회장은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재능기부 사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한 바 있다.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축제
지난 5월에 마친 어의대동제와 9월의 가을축제 모두 성공적이었다. 어의대동제는 축제가 열리는 달이 ‘5월’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Maytech Story’란 주제로 진행됐다. 마당사업, 푸드트럭, 주점 등 적잖은 볼거리들을 준비한 점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번 대동제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은 방탈출 카페였다. 최근 청년들에게 유행인 방탈출 카페를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운영해 많은 학생들이 신청했고, 대동제 이후에도 추가적으로 운영됐다.
최근 진행된 가을축제는 어의체전, 횃불제, 조형대학 플리마켓과 함께 진행됐다. 이때도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에 축제 참여 사진 올리기 등의 행사를 통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변화에 대한 노력
총학생회 스스로 변화에 나서기도 했다.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 학생자치기구는 총학생회 회칙을 개선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 TF팀의 결과물을 최근 9월 전학대회에서 인준한 바 있다. 이 때 재정감사위원회가 새롭게 단장했으며, 학생인권위원회가 구성됐다. 그 외에도 횡령사건의 당사자인 이은성 전 공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고발 역시 논의됐다.
총학생회에 문의한 결과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총학생회에 필요한 학우의 눈길
부담과 책임을 안고 1년 동안 달려온 총학생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들의 관심이었다. 소통을 주요 과제로 삼은 만큼 학생들과의 연결이 중요했으나, 주요 행사 때 그 결과가 나타나지 못했다. 지난 5월 개최된 2017 상반기 학생총회는 개회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개회할 수 없었다. 9월에 진행된 전공서적 중고장터의 참여가 저조했던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NO.1 총학생회가 출범한지 약 1년이 흘러 임기를 거의 마쳐가는 이 때, 공약 이행에 관한 진척과 지금까지의 지난 1년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지원 총학생회장과을 만났다.
Q. 교내 커뮤니티 ’곽곽‘의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가?
학기 초 신입생들에게 전달할 정보 등을 곽곽에 게시했지만 접속하는 학생 수도 적고, 피드백도 오지 않았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접근성이 좋은 에브리타임이나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비해 곽곽의 경쟁력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곽곽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단, 총학생회 회칙 등과 같은 파일을 올리고, 체육시설 사용 신청을 받는 등의 업무는 그대로 곽곽에서 진행할 것이다.
Q. 총학생회의 공약이었던 와이파이 증설이 완료됐다. 학교 측과의 논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됐는가?
와이파이 증설을 위한 예산은 학교 측과 상의해야 했다. 예산편성위원회에서는 바로 허가가 났지만 재정위원회에서 누락돼 재검토를 거쳐서 와이파이 설치가 다소 늦어졌다. 9월에 와이파이 증설 공사를 모두 마쳤고, 현재는 종종 발생하는 끊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Q. 방학 중에 흡연부스가 설치됐지만, 아직은 흡연부스 밖에서 흡연을 하는 이들이 많다. 흡연부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생각한 방안이 있는가?
우선 흡연부스의 수가 적은 것이 큰 문제다. 따라서 올해 말에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학교 측에 예산편성을 요청하고 추가 설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지난 겨울방학에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서는 시간이 모자라 모든 학생들의 의견을 취합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가능한 많은 의견을 받으려 한다.
Q. 총학생회 공약인 예비군 소모품 대여사업과 전공서적 중고장터가 진행됐다. 위 두 사업을 진행하며 어려원던 일이나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예비군 소모품 대여 사업에 참여하는 학생이 매우 많았다. 처음에는 요대, 고무링 정도만 염두에 뒀지만, 내부 회의를 통해 군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구매했다. 사실 사업 시작 전에는 분실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다행히 걱정과 다르게 한 건 외엔 대여와 반납이 빠르게 이뤄져 많은 학우들이 이용할 수 있었다.
전공서적 중고장터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양극을 좁혀나가는 것이 어려웠다. 판매자의 수가 월등히 많기도 하고, 책정가격이 구매자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아 남는 책이 많았다.
Q. 얼마 전 가을축제가 마무리됐다. 총학생회에서는 이번 축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1학기에 진행된 어의대동제와 달리 외부업체의 참가를 지양하며 학우들의 참가가 더욱 도드라진 행사였다. 또한, 이번 년도부터 붕어방에 무대를 설치해 축제의 뜨거운 분위기가 잘 전해진 것 같다.
또한, 이전 어의체전에서는 학생회의 주도로 학과 차원에서 출전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학과에 얽매이기보다는 팀을 중심으로 운영돼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팀을 이룰 수 있었다. 어의체전의 경우는 축구와 농구의 인기가 높았다. 게임 분야는 의외로 〈오버워치〉에 참가한 팀의 수가 적어 놀라웠다.
Q. 재능기부 강연을 주최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또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재능기부 강연이 각각 PPT와 촬영을 주제로 진행됐다. 두 강연 중 사진촬영 강연은 카메라 준비 등의 문제 때문에 애초에 소규모로 신청을 받았다. 처음에 강연을 계획하며 학우들이 자신의 취미를 타 학우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 2학기에는 학생복지위원회에서 진행한 S’TED가 있기 때문에 따로 강연을 진행하지 않았다.
Q. NO.1 총학생회의 공약 중 하나인 운동장 조명 설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운동장 조명은 이미 설치가 완료됐다. 이전부터 저녁에 운동장을 쓰고 싶다는 학우들의 의견이 많아 학교에 설치 가능 여부를 물어봤고, 학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저녁 8시까지는 조명이 켜져 있고, 이후에 추가적으로 조명이 필요할 때엔 총무과에 연락해 점등을 요청할 수 있다.
Q.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해 문제가 된 최승호 교수의 강의가 개설돼 논란이 됐다. 최 교수에 대한 문제는 어떠한 방법으로 해결되고 있는가?
학우들과 서명운동을 진행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최 교수가 이미 학칙에 의거해 징계를 받은 상황이라 추가 징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피해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학우들이 학교 내에서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마련하도록 더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최 교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는 시간 강사를 투입해 진행하고 있다. 시간 강사가 최 교수의 강의와 같은 강의를 개설하고, 학생들이 그 수업을 수강하게 되면 최 교수는 교칙으로 정해져 있는 최소 개설 강의 수를 채우지 못하게 된다. 시간 강사 투입에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만 학생들의 요구와 행정상의 문제를 동시에 수용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Q. 최근 소수 학생자치기구가 구설수에 올라 학생들이 학생회비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생들과 학생회 구성원들의 입장을 모두 이해한다. 학생회비와 관련된 논란의 대부분은 대동제 수익금 관련 내용이다. 수익금 사용처에 관한 규칙이 그 어디에도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가 된 것 같다. 따라서 과학생운영위원회와 각 학과 학생회가 논의할 필요가 있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기준을 정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Q. 더불어 지난 2016년 학생회비를 횡령한 이은성 前 공대 비대위원장의 고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우선 이은성 前 공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의 횡령 사실이 담긴 자료를 찾는게 어려웠다. 이은성 前 공대 비대위원장은 사용했던 학생회실의 컴퓨터 자료를 모두 삭제했다. 공대 행정실에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은성 前 공대 비대위원장이 총학생회실의 플루터를 사용하기 위해 남겨둔 자료를 발견해 당시 작성된 신문사와 교지편집위원회의 기사를 증거로 삼아 고발장을 접수했다. 현재 참고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과정이 다소 길어져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Q. 학생들의 반대의견이 많았던 평단사업의 일환으로 미래융합대학(이하 미융대)이 설치됐다.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가?
처음에 학생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와 전학대회에서 미융대의 총학생회 참여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처음에는 미융대 설립에 반대했지만 이는 제도의 문제이지 학생의 잘못은 아니다. 학생 스스로 학생회에 일원이되고 싶다면 막을 수 없다고 본다. 현재는 미융대 특성상 과학생회 구성은 어려운 상태다. 다만 미융대 비대위원장이 학운위와 전학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Q. 지난 전학대회에서 학부생의 정기 주차권 발급이 불가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학부생의 정기 주차권 발급이 폐지된 것이 맞다. 학교 측에서는 주차 시설 부족을 이유로 학부생 주차권 폐지를 결정하고 총학생회에 통보했다. 총학생회가 사실을 파악한 후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보였지만 학교 측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Q. 우리대학의 대표로서 교외에서 진행한 활동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대학 대표로 국공립대학생연합회와 전국대학생네트워크준비위원회에 속해 활동해 왔다. 특히 국공립대학생연합회에서는 연초에 국립대의 연합대학 설립 등에 대한 입장 정리, 표명을 진행했다. 또한, 대학 자율성을 위한 총장 직선제 부활과 대학평의회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주로 수도권 대학 대표자들로 구성된 전국대학생네크워크준비위원회에서는 최근 학생들의 주거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대학가 근처의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는 것에 대해 국가차원의 감사를 통해 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Q. 총졸업준비위원회(이하 총졸준위)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우선 중앙운영위원회와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에서는 총졸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부위원장에게는 사퇴를 권고하기로 결론 내렸다. 졸준위 집행부는 12월까지 활동을 마무리하고 총학생회 선거에 맞춰 총졸준위 선거가 진행된다. 총졸준위 선거 투표권자의 기준에 대해 여러 의견이 갈렸지만 결국 확운위 위원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Q. 1년 동안 총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재정준비위원회처럼 교직원과 학생이 같이 진행하는 회의에서 관련 정보없이 참여하는 것이었다. 교직원들의 경우 계속해서 회의에 참여했기 때문에 회의 구성과 진행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나는 이런 회의가 익숙하지 않아 많이 어려웠다.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자리고, 쉽게 얻을수 없는 기회였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Q. 학생들의 자치회비 납부율은 어떠한가?
납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예산이 부족한 경우 학교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하는데 대체로 대동제와 간식사업과 같은 큰 행사를 할 때 지원받는다. 예산이 부족해 학생들을 위해 계획했던 각종 복지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예컨대 이번 학기에 예산이 부족해 플루터 사용이 중단됐다.
Q.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대학 생활 동안 매해 학생회에 속해 있었다. 학생회에 속해 있으니 매년 학생들의 반응을 느낄 수 있다. 1학년 때는 학생회의 운동권 성격이 강해 이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학생이 많았다. 이 때문에 2013년도 이후 학생회는 정치적 사안에 비교적 거리를 뒀다고 본다. 하지만 학생회가 하는 일이 복지사업에만 치중된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작년 평단사업과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학생회 내부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갖자는 생각이 싹텄다. 이 활동을 통해 학우들이 학생회 활동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느낀다. 학생자치기구는 학생들이 모여 세운 조직이다. 앞으로도 학생회와 비학생회가 나뉘지 않고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다.
원용찬 기자 Yongchan@seoultech.ac.kr 주윤채 기자 Qeen0406@seoutl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