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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 의무제
박수영, 윤성민 ㅣ 기사 승인 2018-03-02 17  |  598호 ㅣ 조회수 : 573
찬성- 이상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라



  ‘봉사는 자발적인 마음에서 나와야 의미 있는 것이다’ 봉사 활동 의무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이 말로 압축할 수 있다. 그렇다. 봉사는 어떤 대가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닌 순수한 선의로 이루어져야 한다. 봉사 활동 의무화에 어떤 입장을 취하든지 자발적인 봉사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다만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봉사 활동을 강제하면 봉사의 의미를 왜곡시킬 수 있다. 그저 시간 때우기일 뿐 억지로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만약 봉사 활동 의무화가 없다면 중·고등학생 그리고 우리 대학생이 봉사 활동을 하려고 할까? 학업, 스펙 준비에 치여 사는 학생들이 자발적인 선의로 봉사하는 것을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까? 물론 봉사 활동에 의미를 두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은 봉사 활동보다는 자신을 위한 시간에 투자할 것이다. 당연한 현상이다.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봉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봉사 활동을 의무화하는 것은 자발적인 봉사 활동을 위한 하나의 계기가 된다. 모든 행동은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하지 않을 수 있다. 억지로 끌려 나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봉사 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들의 삶을 체험해 볼 기회가 생긴다. 그 경험이 봉사 활동의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며, 그 계기가 자발적인 행동을 끌어낼 수 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이 논의는 ‘도덕을 제도로 강제할 수 있느냐’라는 난제와 맞닿아 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처럼 말이다. 위험에 빠진 사람을 돕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아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돕지 않았다고 해서 법으로 처벌받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봉사 활동 의무화 문제도 봉사라는 도덕의 영역을 의무로 강제할 수 있느냐? 라는 문제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지금은 자발적인 선의로 공동체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선한 사마리아 법이나 봉사 활동 의무화 같은 현실적인 제도가 있어야 그나마 사람들의 선한 행동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봉사 활동 의무화를 통한 봉사가 그 선의는 의심될지언정 노동으로의 가치는 유효하다. 수해상황에서, 일손이 부족한 요양원에서 학생들의 활동은 십시일반 도움이 된다. 이런 열악한 환경의 상황을 ‘순수한’ 자원봉사자로만 지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봉사 활동 의무화가 봉사 활동의 순수성을 훼손한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단편적이다. 자발적인 봉사 활동의 계기를 만들어준다. 현실적인 노동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지금은 이상만을 바라볼 때가 아니라 현실적 방법을 통해 이상을 도모해야 할 때다.



윤성민 기자

dbstjdals0409@seoultech.ac.kr



반대 - 봉사는 순수한 마음으로 할 때 가장 아름답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중·고등학교 시절 의무적으로 봉사 활동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중·고등학교에서의 봉사시간과 개인 봉사시간을 합산한 총 20시간의 필수 봉사시간을 요구한다. 1996년부터 이어져 온 봉사 활동 의무 제도는 사라져야 할 악습이다.



  일각에서는 봉사 활동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스펙을 위해서 하는 봉사 활동일지라도 아예 봉사 활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낫고, 훗날 자발적인 봉사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봉사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자원봉사를 하며, 사실상 반강제로 봉사가 진행된다. 학생들은 조금이라도 편한 봉사기관을 찾는다. 학생들은 약 1~2시간 정도 활동한 뒤 하루 최대 봉사시간인 4시간을 이수한다. 봉사기관도 학생들이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1시간을 활동해도 4시간으로 쳐주고 있다. 현실이 이러한데 봉사 활동 의무화의 취지가 좋다 한들 의미가 있을까.



  학생 개인이 장소, 시간, 날짜 등 모든 사항을 정하는 현 방식도 문제다. 교육기관은 학생 스스로 자립심과 이타심을 기르기 위한 교육의 일환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학생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방관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봉사는 내신점수를 위한 봉사일 뿐이다. 학교는 봉사 활동 행위에 내신점수라는, 학생들이 지나칠 수 없는 보상을 내건다. 내신 산출을 위한 봉사는 위법이다. 지난해 7월 자원봉사 활동 기본법이 공포됐다. 자원봉사 활동 기본법 제5조 2항은 ‘누구든지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해 자원봉사 활동을 강요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한다.



  즉, 봉사 활동 의무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된다. 이는 엄연한 노동착취다. 교육기관은 권위와 입시라는 취약점을 무기로 삼아 학생들에게 ‘자발적이지 않은 봉사’를 요구하고 있다.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봉사는 학생들에게 오히려 봉사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의무적인 봉사에서는 어떠한 의미도 찾을 수 없다. 의무적인 봉사는 잔소리와 같다. 누구나 한 번쯤은 부모가 옆에서 잔소리를 할 때 하려고 마음먹었던 일이 하기 싫어지는 경험을 한 적 있을 것이다.



  봉사의 정의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이다. 봉사와 의무제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봉사는 타의가 아닌 자의로 진행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입시를 위해 변질된 ‘타원 봉사’가 하루빨리 사라지길 바란다.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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