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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연을 빛내는 명품 조연, 국회의원 비서관 홍기돈 동문을 만나다
손명박 ㅣ 기사 승인 2018-03-02 00  |  598호 ㅣ 조회수 : 1018




Q. 국회의원 비서관이 하는 일을 알고 싶습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은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변해서 의정활동을 하는 데 있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직업입니다.

  국회에는 300명의 국회의원이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속한 정당의 입장과 개인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는데, 국회의원 비서관은 이러한 국회의원의 요구를 중심으로 활동을 해요.

  주로 국회가 열렸을 때 국회의원의 질의서나 연설문을 작성한다든지, 각종 제기되는 민원을 정부 부처나 공무원 기관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을 경우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협의와 협력을 합니다.

  또, 어떤 정책을 이슈화시키기 위해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보도 자료를 작성하고, 관련 토론회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합니다.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역할 이외에도 국회의원 지역구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역할도 하죠.



Q. 국회의원 보좌관과 비서관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국회의원에게는 총 9명의 지원인력이 있어요. 보좌관이 2명, 비서관이 2명, 비서가 4명이고 인턴 1명으로 해서 총 9명의 지원인력이 있는데, 보좌관 2명은 기본적으로 대부분 정책 총괄이나 정무 총괄을 맡아요. 의원이 정치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혹은 지역의 유권자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등을 고민하는 것을 정무적인 역할이라고 부르는데, 보좌관이 총괄하는 역할을 하죠.

  비서관은 의원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비서관도 보좌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보좌관은 비서관보다 선임이라, 선임으로서 책임을 지는 부분이 있죠. 비서관은 비서와 협력하면서 질의서 및 보고서 작성을 하고, 토론회를 개최하고 진행하는 등 실무적인 진행을 합니다.



Q. 어떤 과정 및 계기로 국회의원 비서관이란 직업을 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이 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하나요? 필요한 자격요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학교 다닐 때 학생운동을 했어요. 2001년에 총학생회장을 했죠. ‘내가 총학생회장을 했으니까 정치를 해야겠다’라는 생각보다는, 우리 사회를 좀 더 좋게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당시 민주노동당이 막 출범할 때였습니다. 전공이 문예창작학과이니 기자가 돼볼까 하고 기자 준비를 하다가, 진보적인 정치 운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민주노동당 노원구 지구당의 사무처장으로 일을 시작했죠.

  처음에는 1년 정도만 활동해볼까 생각을 했었어요. 하다 보니까 ‘정치가 사람들에게 많은 불신을 받고 있고 정치가에 대한 혐오도 크지만, 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사회가 좀 더 진전되기 어렵겠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좀 더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활동을 이어나갔죠.

  ‘학교급식조례재정운동’이라는 무상급식 제공 운동도 이 무렵 일이에요.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았고, 결국 제18대 국회 때 강기갑 의원실의 제안을 받고 비서로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강기갑 의원실에서 2년 일하고, 제19대 국회 때는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에서 4년 일했습니다. 제20대 국회 들어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서 1년 일하다가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실에서 일하고 있어요.

  300개의 의원실마다 사람 뽑는 방식은 다 달라요. 보통 비서관이나 보좌관은 경력자들이 많이 하죠. 경력을 쌓는 과정도 되게 다양해요. 국회는 상임위 중심주의입니다. 상임위는 각 정부 부처를 담당하는 조직이죠.

  예를 들어 유은혜 의원이 소속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라는 상임위는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소관 부처로 해요. 이 부처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감시하고 감독하는 일을 하는 거죠. 제가 유은혜 의원실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정진후 의원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었고, 그때 제가 교육담당 비서관 및 보좌관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유은혜 의원실에서 사람을 구할 때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서였어요.

  따라서, 비서관과 보좌관은 전문성이 있으면 큰 플러스로 작용합니다. 전문성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턴이나 하급 비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있어요. 요즘 각 의원실에서 인턴 공채를 많이 내고 있어요. 그렇게 입문해 성장하면서 비서관과 보좌관으로 올라가는 거죠.

  인턴이나 하급비서가 되기 위한 자격이나 조건은 뭐냐고 물어본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국회도 스펙을 보고 뽑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다른 사기업보다는 자유로운 곳이라고 생각해요. 스펙보다는, 정치는 누구를 대변하는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쉽게 말해 스펙보다는 철학을 강조한다는 것이죠.

  지원자가 어떤 가치와 철학을 갖고 있냐를 더 많이 봐요. 누구를 위해서 내가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자기 물음이 주어지는 직업이기 때문이죠.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누구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철학이 비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국회의원 비서관이란 직업은 어떤 성격의 사람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나요?



  낯가리지 않는 성격의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봐요. 또, 항상 궁금해하고 끈질기기도 해야 해요.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국회가 행정부가 잘하냐 못하냐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관인데, 잘하고 못하고의 기준은 ‘법이 정한 틀 안에서 해야 할 역할과 의무를 다하고 있나’ 아니면 ‘국민이 낸 세금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나’ 이런 거잖아요. 그렇다면 어떤 사업계획서를 받았을 때 이를 보고 ‘이런 이런 사업을 하네’로 멈출 것이냐, 아니면 ‘혹시나 이 사업의 예산이 다른 형태로 누수 되지는 않을까’, ‘이 사업의 효과가 다른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보다 적은 건 아닐까’, ‘이 사업이 내가 생각하는, 아니면 국민이 요구하는 가치와 지향에 반하는 건 아닐까’ 등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는 성격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Q. 국회의원 비서관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일과 보람찼던 일이 궁금합니다.



  정치란 결국 어떤 가치를 달성하고자 하는 신념을 만드는 문제잖아요. 그 가치를 달성하는 신념의 문제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하느냐인데, 그것이 때로는 국민 정서와 비껴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이때 항의가 엄청나게 들어오면 괴롭죠.

  예를 들어 제가 강기갑 의원실에 있을 때의 일인데, 성소수자 차별 금지와 관련된 법안이 발의됐었어요. 법안에 반대하는 항의 전화가 들어오는데, 1, 2통에 그친다면 괜찮아요. 하지만 며칠 동안 항의 전화에 시달려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겠지만 무엇인가 해야 하는 일이 잘 안될 때가 힘들죠.

  보람 있던 일화가 있다면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생각나요. 당시 제가 기안을 낸 법이 의원께 동의를 구하고, 국회의원 10명의 동의를 받아 최종적으로 통과된 후 오늘날의 법과 제도가 됐을 때 보람을 느꼈어요.



Q. 국회의원 비서관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인 ‘여우가 호랑이의 권세를 빌린다’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여우가 호랑이의 권세를 빌리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다만 여우가 호랑이처럼 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여우가 호랑이의 권세를 빌린다는 것은 그 권세를 빌려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가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보좌관이나 비서관이나 비서들이, 의원이 책임져야 할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의원의 권세를 빌릴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Q. ‘정치’와 ‘민주주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정치는 밥, 민주주의는 삶. 정치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생활과 경제가 결정되고 제가 먹는 밥의 질과 양이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민주주의 이야기가 나오면 꼭 하는 얘기가 있는데, 민주주의는 이념이 아닙니다. Democracy이지, Democrcism이 아니잖아요. 사회주의라는 이념은 영어로 Socialism으로 표기하고, 자유주의라는 이념은 Liberalism이라고 표기해요. 민주주의는 이념이 아닌데, 이념 취급을 당하고 있어요. 민주주의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민주주의를 국가 제도로서의 ‘민주정’으로 봐야 해요. 민주주의는 정치제도로써 우리가 어떻게 생활하고,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고, 합의하는 것들이죠. 사회주의나 자유주의 등의 이념들이 이 민주주의라고 하는 제도 속에서 계속 논의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민주주의가 생활이고 삶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이 궁금합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나아진다’는 의미는 공동체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평등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저는 사회가 평등할 때, 사회가 공동체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연대할 때, 개인의 자유가 더 잘 보장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Q. 정치인을 꿈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대학 재학생들에게 현직 국회의원 비서관으로서 격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정치를 직업으로 삼겠다는 후배들이 있다면,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어떤 정치여야 하는지, 나는 누구를 위해서 정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Q. 끝으로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단지 우리대학 후배들에게만 갖는 마음이 아니라, 우리세대가 후배세대에게 갖는 미안한 마음이에요.

  사회경제적으로 젊은 청년들이 가진 고민, 무엇을 해보겠다고 하지만 잘 안되고 하는 이런 상황에 대해 선배세대가 가진 미안한 마음이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인데, 누구는 더 좋은 조건에 있었고, 누구는 안 좋은 조건에서 출발한다는 느낌이 있는데, 그것을 노력하지 않은 자신의 책임으로 자꾸 이야기하는 사회와 그렇게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미안한 거예요.

  그것은 후배들의 책임도, 청년세대의 책임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닌데, 덜 노력해서 이런 게 아닌데, 그것은 사회가 잘못됐기 때문인 것이죠. 후배들에게 용기를 내고, 잘못한 게 없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손명박 기자

grampus@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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