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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과기대신문사 신보훈, 정진욱, 채신화 선배를 만나다
주윤채 ㅣ 기사 승인 2018-04-02 06  |  600호 ㅣ 조회수 : 501
  2017년 종이신문 구독률 9.9%.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뉴스를 접하는 시대, 종이신문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본지는 600호를 맞아 언론사서 일하는 서울과기대신문 선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채신화 선배(이하 채): 서울과기대신문사 제33대 편집장을 맡았던 채신화라고 합니다. 학과는 문예창작학과를 다녔고 09학번입니다. 지금은 메트로 신문 금융부에서 4년 째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신보훈 선배(이하 신): 신화 선배를 뒤이어 제34대 편집장을 맡았던 건축공학과 10학번 신보훈입니다. 현재 에너지경제신문에서 주로 건설사나 국토교통부의 정책 등을 취재하고 있어요.



정진욱 선배(이하 정): 현재 동그람이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문예창작학과 07학번 정진욱입니다. 주로 취재를 하고, 네이버의 동물공감 판을 편집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학보사에서 기자로 활동했어요.



Q. 어떤 계기로 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나요?



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또, 새로운 소식을 내가 먼저 알고 발 빠르게 취재해 전달하는 것에 매력을 느껴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신: 고등학생 시절 기자에 대해 막연한 동경이 있었어요. 대학교에 진학해 학보사에서 일하다 보니 즐거운 추억이 많이 생겨 기자를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정: 저는 전공이 문예창작학과이기도 하고 평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주로, 어떤 글을 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학보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보니 혼자 글을 쓰는 시간이 많은 문학보다 여러 사람과 협력하며 글을 쓰는 기자가 더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과정에서 재밌는 일도 많이 생겨 제대로 기자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죠.



Q. 신보훈 선배는 글과는 관련이 없는 학과를 졸업하셨습니다. 주변에 선배님과 같은 분들이 많은지 궁금합니다.



신: 제 주변에서 공과대학 출신은 거의 못 봤어요. 제가 독특한 케이스이긴 해요.



채: 하지만 제 주변에는 공대 출신 기자가 꽤 있어요. 또 법대, 철학과 전공 등 다양한 전공을 졸업한 분들도 있어요. 오히려 신문방송학과나 언론관련학과 출신이 의외로 적은 편이죠.



Q. 학보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기자 생활에 도움이 됐나요?



채: 물론이죠. 현장에 부딪히는 일들이 조금 더 수월하고, 스스로 단단해질 수 있었어요. 회의를 언제 하고, 마감을 어떻게 하는지 등 이 과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나중에 도움이 됐고요. 게다가 학보사를 통해 만난 선후배들도 큰 도움이 돼요. 사회생활 하면서도 자주 만나고 기자로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들을 보고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신: 저도 똑같이 생각해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처음 언론사에 들어가면 기사를 한 번씩 써요. 그래도 학보사를 했던 경험 덕분에 기사 형식 정도는 아니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때 학보사를 했었다고 말하니 첫인상이 좋게 받아들여져서 이후에 학보사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괜찮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정: 도움이 많이 되죠. 제가 학보사에 있을 때는 출입처가 있었어요. 그곳을 취재할 때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주로 학생이 아니라 교직원들이잖아요. 그 교직원들은 평소 만나는 학생들과 연령, 관점 등이 다 다르니까 그 사람들하고 얘기하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어요.



Q.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신: 언론고시를 패스해야겠죠. 예전에는 언론사 수가 적어 입사하는 게 더 힘들었지만, 요새는 선택지가 많아져 어디를 갈 것인지 목표를 정해야 해요. 언론고시를 준비하면 언론고시생들끼리 스터디를 하기도 하는데 주로 작문, 논작, 시사를 함께 공부해요. 그리고 한국사 자격증, 한국어 자격증 등을 따기도 하죠. 제 주변을 보면 대학교 3, 4학년부터 언론고시를 준비하기도 하고, 졸업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 과정을 거쳐 시험을 보고 합격하면 기자가 된다고 할 수 있죠.



정: 저는 언론고시도 중요하지만, 인턴 등을 통해 현장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업계에서는 현장을 겪어본 사람들을 더 선호하거든요. 그리고 인턴을 하게 된다면 ‘나는 인턴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위축되지 말고, ‘나는 기자다’라고 생각하며 무엇이든 더 얻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Q. 인턴이나 대외활동은 도움이 많이 되나요?



채: 최근 입사한 후배들을 봤을 때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오히려 학보사가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스펙’이 있다고 해서 나쁠 건 없으니 많은 대외 활동을 해두는 편이 좋아요.



Q. 기자들의 업무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채: 조간신문의 경우에는 아침에 지면 계획이 나오면 이걸 바탕으로 취재를 하게 돼요. 이후 12시쯤에 다시 회의해 뺄 부분이나 보충할 부분을 정하고 2시까지 마감을 합니다. 지면마감은 보통 오후 5시~6시 정도에 하게 돼요. 취재차 오후 일정이 있다면 조금 더 일찍 퇴근하기도 하고 평소에는 6시쯤 퇴근합니다. 일이 많으면 새벽 늦게 끝나기도 해요.



Q. 기자가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채: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여러 덕목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들의 근본이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마감도 지켜야 하고, 취재원과의 약속도 다 책임감인 것 같아요. 내가 쓰는 기사가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대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신: 덕목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저는 호기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호기심은 일을 재밌게 할 수 있도록 해줘요. 새로운 사건을 찾아내고, 취재하고, 기사를 쓰고, 내 기사로 어떤 사건에 영향을 주는 일련의 과정이 호기심이 없다면 지루하게 느껴져요. 후배들을 봐도 호기심이 많은 이들이 한 번 더 찾아보려 노력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주어진 일만 하니 일이 재미없어지지요.



정: 열린 자세라고 생각해요. 기자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뒤에 ‘나는 지금 옳은 일을 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는 건 위험해요. 이렇게 되면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중하면서 취재윤리를 어길 수도 있고,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어요. 협업도 어려워지고요. 그래서 누군가 내가 하는 일이 틀리다고 지적해주면 논리적으로 생각해 지적을 수용하고, 고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특히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신: 제가 편집장이었을 때 쓴 등록금 관련 기사가 기억에 남아요. 당시 우리대학이 장학금 수혜자의 비율을 전년보다 더 높인다고 했었는데 알아보니 장학금 총액은 줄었더라고요. 이때 총학생회장과 이야기하다 같이 이 사실을 발견해 기사를 썼어요. 1면에 ‘꼼수’라고 해서 기사를 내보냈는데 그 이후에 장학금 전담부서 등 이곳저곳으로 불려갔죠.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이 기사에 대해 학생, 교직원 모두 많은 반응을 보이니까 재밌었어요. 그때 조금 기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직 기억에 남네요.



채: 저는 ‘fun fun’이라는 면을 담당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기사가 영향력이 있었다기보다는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재기발랄한 주제로 글을 쓸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예를 들어서, 붕어방의 수심이 몇 미터인지 같은? 소소하지만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내용이라 우리 신문이 어렵지만은 않다고 알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 수강신청 관련 기사가 기억에 남아요. 당시 디자인부 선배들의 실력이 훌륭해서 협업이 잘 이뤄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교명 변경에 대한 기사도 떠오르네요. 우리대학의 현재 이름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가 교명 후보 중 2순위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교명 후보 중 1순위인 ‘한국대’가 왜 안되는지에 대해 썼는데, 학교 역사에 남을 일이라 기억에 남아요. 마지막은 한국일보에 있을 때 썼던 기사예요. 당시 온라인에서 쓰이던 ‘제한맨’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기사에 가져온 사람이 저였어요. 발제할 기회를 받고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스포츠 용어를 그 이후 세대에게 전달하는 느낌으로 기사를 써보겠다고 했죠. 그 기사를 쓰면서 전문가, 선배들의 조언도 많이 받았고 포털사이트 메인에 올라가기도 했었어요. 그 기사를 쓰고 난 후에 ‘내가 이런 기사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돼서 기억에 남아요.



Q. 기자 생활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신: 편집장 시절 그 안에서는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고 할 일만 했어요. 그러다 주위 다른 학교의 학보사 기자들을 만나보고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학보사인데도 시스템을 잘 갖춘 곳도 많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는 곳도 많았어요. 당시에는 각각의 기사와 편집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신문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 고민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좀 더 공부하고 후배들에게 더 많은 조언을 해줬다면 더 좋은 기사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채: 지금도 그렇고 학보사 때도 그렇고 더 적극적으로 취재에 임하지 못하는 점 같아요. 학보사이기에 할 수 있는 취재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못 해서 아쉬워요.



정: 2008년, 제가 2학년이었을 때 학교생활에 대한 기억이 많이 없어요. 수업, 학보사, 학과 일을 다 하다 보니 내가 뭘 하고 있느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지막 2개 호를 남겨두고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기자 생활에서의 아쉬운 점은 아니지만 그때 다른 걸 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처음 스포츠부에 입사 한 후 한 달 동안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해서 아쉬워요. 당시가 올림픽 때여서 내가 더 적극적으로 임했다면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었을지도 모르죠.



Q. 과거로 돌아가도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할 것 같나요?



채: 전 할 것 같아요. 처음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신문사 문을 열고 수습기자 모집을 물었어요. 학보사를 안 하면 어디서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잖아요. 대학 생활을 충실하게 했다는 느낌도 들고. 남들보다 무엇인가를 빨리 알 수 있다는 짜릿함도 있고요. 그리고 여러 위치, 환경의 사람들에게 궁금한 걸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때 뿌듯하죠.



신: 저는 방송에도 관심이 있어서 신입생이라면 방송국에 가볼 것 같아요. 그래도 다시 기자가 될래? 라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할 것 같습니다. 장점이 너무 많아요. 저는 아직 1, 2년차 밖에 안됐지만 만날 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굉장히 넓고,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면 할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직업이 기자인 것 같아요. 10년, 20년 동안 기자를 하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살면서 한 번쯤은 경험해보면 좋다고 생각해요.



채: 저도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게 기자의 특혜라고 생각해요. 이 특혜를 받으니까 더 책임감이 생기고 신중해야 하죠.



정: 저도 아직은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회의를 느낀 적이 없어요. 스스로 납득하지 못 하는 일이 생긴 적은 없기 때문에 기자를 다시 생각해볼 여지는 없는 것 같아요.



Q.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채: 많은 경험을 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입사 담당자들은 직무 관련 활동을 하라고 하는데 기자는 관련된 활동이 너무 많아요. 저도 지금은 금융부에서 기사를 쓰고 있지만, 대학생 시절 독립영화도 찍고, 벽화 봉사도 하고, 악기도 배우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여러 방면에서 많이 부딪혀보니 사람을 만나는데 겁도 없어지고 긴장도 안 하게 된 것 같아요. 이것이 기자의 기본적인 소양이자 마음가짐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신: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길 바라요. 저는 정의감, 사명감이라기보다는 즐거움 때문에 기자를 하게 됐어요. 그런데 실제 현장에 들어와 보니 정의, 사명을 지키면서 내 글을 쓰기가 쉽지가 않아요. 언론사는 수익창출을 해야 하고 여러 구조적인 사정도 있어 정의만 가지고 기사를 쓰기에는 힘들거든요. 이때 본인이 갖고 있는 기자에 대한 환상과 실제가 충돌하는 기자 초년생들이 어려움을 겪더라고요.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지, 어떤 언론사에 갈지 좀 더 신중히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 한학수 PD의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까요?’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한국의 큰 이슈 중 하나였던 황우석 사태를 담은 책이에요. PD수첩의 PD인 한학수 씨가 황우석 사태를 취재했던 과정과 그 당시의 고민이 잘 녹아있어 기자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봤으면 합니다.



 



Q. 현재 한국 사회에 만연한 기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신: 저는 ‘기레기’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로 퍼져있는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어요. 그러다 중국에서 기자가 폭행을 당했다는 기사에서 ‘너희가 맞을 짓을 했다’라는 반응을 보고 대중들이 언론에 갖는 반감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됐죠. 기자는 글이라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에요. 대중들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죠. 그리고 언론사들이 정권, 기업 등에 편력하는 일도 있어 대중이 생각하는 ‘참언론인’의 모습에 부합하지 못할 때도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보일 때 크게 실망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채: 기레기라는 말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실제로 자극적인 기사들도 많죠. 조회 수를 올리고,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구조적인 문제 등 변명거리는 많죠. 그런 것들이 잘못된 저널리즘이죠. 기자의 잘못된 태도라든지 저널리즘은 비판하는 것은 옳은 행위에요. 신 기자가 말했던 중국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서 이런 것까지 기레기라고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이후 보복성 기사도 많이 나왔잖아요. 이런 식의 잘못된 접근 때문에 기레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겠죠.



정: 복합적인 원인이 있어요.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기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에 만연한 유착과 부패라고 생각해요. 기자가 기사를 엉망으로 쓴다고 해서 기레기라고 하지는 않아요. 그건 단지 질 낮은 기사죠. 기레기는 돈과 권력에 유착해서 개인의 부정한 이익을 위해 기사를 이용하는 사람을 말해요. 기자에 대한 대중들의 불신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에요. 처음 법을 제정할 때는 언론인은 대상이 아니었어요. 그러다 나중에 포함하게 됐는데, 권력에 빌붙는 언론인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렇게 된 거죠. 좋은 기사를 써도 이미 불신으로 가득 찬 대중들이 색안경을 쓰면, 결국 진실이 가려져요. 그렇다고 해서 대중이 잘못했다고도 말하기 힘든 건 분명히 몇몇 기레기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죠.



Q. 온라인신문은 종이신문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온라인신문에서 기자정신이 발휘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채: 대중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언론사에서도 온라인 관리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SNS, 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에 글을 쓰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요. 이러다 보니 기자들이 어떻게든 빨리 기사를 써야 한다는 강박에 인기검색어에 뜬 검색어를 보고 기사를 쓰기도 해요. 또, 누구나 상위 노출이 되고 싶으니까 어뷰징 기사를 쓰기도 하죠. 어뷰징 기사를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에 들어오게 한 뒤 다른 기사로 관심을 유도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신: 기본적으로 언론사가 너무 많아요. 현재 인터넷 매체를 포함해서 등록된 매체가 4,100개고 기자가 3만 명이라고 하더라고요. 준비가 안 된 언론사와 기자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많은 기사를 쓰고, 기존 언론사는 여기에 대응을 하다 보니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동료 기자들끼리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서 기생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는 얘기를 해요.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 뒤에서 언론사를 설립하는 게 쉬워지니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어요. 언론사를 설립하는데 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때입니다.



채: 저널리즘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느낀 게, 구조도 문제가 있지만 이제는 규제가 안 되는 시대가 왔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속박된 느낌이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기사를 걸러 볼 줄 아는 독자들의 시각도 필요해요. 언론사는 근거 있는 독자들의 비판을 잘 수용해야 하고요.



정: 종이신문을 발행하는 회사의 역량문제가 있어요. 종이신문 인력과 디지털 뉴스 인력을 배분하기가 힘들어요. 언론사가 좋은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한 시도를 안 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어요. 디지털이라는 힘을 이용해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게 만들었는데, 독자들이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퍼블리싱을 못했어요.



그래서 기사를 더 자세히 보고 피드백을 할 수 있는 1차 수용자의 역할이 중요해요. 종종 블로그나 포스트의 글을 보는데 그 사람들처럼 여러 사람이 기사를 보고 활발하게 논쟁을 했으면 좋겠어요. 기자는 독자가 있어야 해요. 기자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만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Q. 종이신문의 구독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종이신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요?



채: 제가 일하는 메트로 신문은 무료신문이에요. 매일 오전 7시 30분 서울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배포되는데 8시면 신문이 다 없어져요. 수요가 없는 건 아니라는 거죠. 무료라는 점도 있겠지만, 종이신문은 정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온라인신문의 경우에는 기사도 너무 많고, 팝업, 광고도 많이 뜨니까 집중하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종이신문은 사회, 경제, 스포츠 등 분야별로 나뉘어 구성돼 있으니 더 집약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기자들도 더 집중해서 좋은 기사를 쓸 수도 있고요.



신: 이 주제에 대해서는 학보사 편집장을 할 때부터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당시 신문 배포대가 13곳이 있었는데 매주 신문이 나오면 그 날 신문이 얼마나 줄었는지 집계를 했죠. 그런데 절반 이상이 나간 적이 없었어요. 저는 오히려 종이신문의 역할이 없다고 생각해서 왜 아직도 학보사가 종이신문을 고집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어요. 기성 언론들은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학보사도 종이신문에서 벗어나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서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채: 그런데 아날로그에서 오는 신중함은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지속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정: 이미 종이신문은 역사적 사료가 됐어요. 한 팟캐스트 진행자가 ‘이미 시체가 된 재래언론’이라고 하기도 했죠. 저도 동의해요. 종이로 새로운 걸 전달하는 시대는 끝났어요. 하지만 종이신문에게는 편집의 힘이 있어요. 역사적 가치가 있죠. 온라인신문의 기사는 모두 같은 무게를 지니지만 종이신문에서는 위치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요. 이를 통해서 그때 어떤 사건들이 중요했고, 편집할 당시 어떤 의도를 지녔을지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역사적 사료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종이신문과 온라인신문이 상생할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신: 굳이 상생해야 할까요? 결국, 살아남는 건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편집장 때는 1면에 어떤 기사를 넣어야 학생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질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애초에 신문에 대한 수요가 없으니 기사 내용에 따른 차이는 별로 없더라고요. 지금쯤이면 학보사 기자분들도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일례로 제가 일하고 있는 경제 전문 언론사 중 매일경제, 한국경제 같은 주류는 살아남지만, 비주류 언론사들은 살아남기가 어려워요. 그렇다고 해도 자신들만의 전문성을 가진 곳들은 살아남아요.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면 그 분야의 사람들에게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죠. 서울과기대신문에도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지면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늘지 않을까요? 대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콘텐츠의 전문성을 높이면 고정 독자층은 늘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 사실 아무리 열심히 기사를 써도 신문에 관심이 없으면 신문을 가져가지 않아요. 그래서 콘텐츠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미 많은 플랫폼들이 마련돼 있고, 거기에 올라타기만 하면 돼요. 독자들의 피드백을 잘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죠. 그리고 외부에서 독자들의 주목을 받으면 내부에서의 관심도도 높아질 거예요. 포털사이트를 돌아다니는데 서울과기대 이름이 보인다? 그러면 학생들이나 교직원 등 우리학교에 관련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클릭해보겠죠. 그러다가 서울과기대신문에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플랫폼에 대해 더 고민하고, 어떻게 연결을 시켜 독자들에게 전달할 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봐요.



Q.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 인공지능이 언론에 끼칠 영향은 무엇일까요? 기자라는 직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인공지능을 받아들이고 이것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올 때까지는 적응 기간이 있을 것 같아요. 도덕성, 저널리즘 같은 걸 입력할 수만 있다면 어쩌면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잘 지킬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취재는 현상이 아닌 사람과 만나는 일이에요. 인공지능이 심도 있는 취재를 하기는 어렵겠죠.



신 : 저도 똑같이 생각해요. 기자의 수가 3만 명에서 2만 명으로 줄어들 수는 있겠죠. 사실 저는 기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영업직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캐오고, 취재하는 과정을 인공지능은 못 할 것 같아요. 사람과의 교류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인공지능은 단순히 정보만을 가지고 기사를 쓰잖아요. 인공지능이 들어오면 단순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사라지더라도 심층 기사를 쓰는 기자는 살아남지 않을까요? 언론사의 힘은 보도자료나 단순팩트가 아닌 직접 취재해서 쓴 단독기사에서 나오기도 하고요.



정: 일단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면 보완재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스트레이트 기사를 쓸 수 있는 대체재죠. 스트레이트 기사는 그 중요성을 잃었어요. 이것을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것이죠. 그 덕에 다른 기자들은 더 많은 것, 또 다른 것을 찾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 같아요. 그리고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인공지능의 역할이 어디까지 갈 것이냐에 대한 거죠. 학습을 넘어 사유를 한다면? 그래서 기사 안의 행간을 읽어내서 미래를 예언하는 기사를 써낸다면? 그렇다면 탐사 보도가 의미가 없어지겠죠. 인간을 위한 판단을 기계가 내리는 상황이 되면 인간은 할 일을 잃게 될 것 같아요.



Q. 나에게 기자란?



채: 배우들이 새로운 배역을 받았을 때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하는 것처럼 기자는 매번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 새 삶을 사는 것 같아요. 하나의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사람에게 정보를 얻고 빨리 알려야 하고, 또 노조를 만나면 그들의 시각으로 바뀌는 것처럼 매일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느낌이에요. 끝으로 저에게 학보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질긴 인연인 것 같아요. 후배들도 이 질긴 전통과 역사의 한 페이지니까 잘 이어나갔으면 좋겠어요.



신: 사실 먼저 선배에게 연락한다는 것이 어려워요. 제가 학보사에 몸담았을 때 한 선배가 “선배들은 너희가 요청하면 언제든지 도와줄 준비가 됐다”라고 하셨어요. 저도 똑같아요. 큰 도움은 못되겠지만 그래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에게 기자란, 아직은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아요. 즐기면서 돈도 벌 수 있고, 나를 더 성장시킬 수도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정: 저에게 기자는 가교라고 생각해요. 독자와 매체를 연결해주고, 개인을 여러 취재원과 선후배와 연결해주는 다리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과 연결돼 서로 얘기도 듣고 생각을 공유해서 관점을 넓혀갈 수 있거든요. 기자에게 이런 과정은 필수적이에요. 그래서 기자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네트워크 중 가장 넓은 것을 갖고 살아가는 직업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가 서울과기대신문에 들어온 지 약 1년이 지났다. 이 시간동안 편집장이 세 번 바뀌었고, 수습기자도 두 번이나 새로 들어왔다. 1년이 지나 반환점에 선 이 시점에서 앞서 걷고 있는 선배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니 감회가 새로웠다.



  세 분 모두 언론사에서 일을 하시지만 각자 담당 분야가 달라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학보사 활동이 힘들게 느껴졌던 기자에게 그동안 기자가 배웠던 것들과, 다른 이들과 만들었던 즐거운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해줬다. 학보사에서 일하던 때를 떠올리며 즐거워하는 선배들의 모습은 이 일이 헛되지 않다는 확신을 줬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공지능에 관해 얘기를 나눌 때였다. 아무래도 기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기자가 영업직에 가까운 것 같다는 신보훈 선배의 말씀에서 기자가 어떤 직업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 또한, 정진욱 선배가 말씀하신 인공지능이 언론에 끼칠 긍정적인 측면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하게 됐다.



  이 자리에 모인 모두가 ‘서울과기대신문 역사의 한 페이지’라는 채신화 선배의 말처럼, 미래에 부끄러운 역사가 되지 않도록 정진하는 서울과기대신문이 될 것이다.



주윤채 기자

qeen0406@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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