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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모여 필연으로, 그렇게 역사는 쌓여갑니다
박수영 ㅣ 기사 승인 2018-04-02 06  |  600호 ㅣ 조회수 : 64



 



서울과기대신문사

제41대 편집장 박수영



 



  이 세상에서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자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통령, 판사, 프로스포츠 감독 등 다양한 직군이 있겠죠. 그리고 저도 그중 하나에 속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과기대신문사 편집장은 총 41명만이 누린 자리입니다. 그리고 저는 서울과기대신문 600호의 편집권을 쥔 이 세상에서 유일한 편집장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오른 건 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서울과기대신문을 구독해주신 모든 학내 구성원 분들 덕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도 쉽사리 말씀드리지 못했던 말들을 이 자리를 빌려 전하려 합니다.



  저는 태어났으면 죽는다는 사실 외에는, 필연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신문사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편집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도, 편집장 재임 때 600호를 맞아 축사를 쓰고 있는 지금도 다 우연이 만들어낸 결과물인 것이죠. 그래서 제게 더 깊고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1학년을 마치고 환경공학과로 전과했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우연히 환경공학과가 행정학과와 연계하는 교과과정이 있다는 소식을 안 저는 바로 행정학과로 복수전공을 신청했습니다. 복수전공으로 수강한 행정학과 첫 수업은 조별과제가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우연히도 같은 조원 중에 신문사에 몸을 담은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가 제게 신문사를 추천했습니다. 기대와는 다른 대학 수업에 따분함을 느끼던 동시에, 평소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그렇게 신문사와의 연을 시작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인생이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무수한 길 가운데 단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요. 제가 과거의 한순간에 특정한 생각을 했다는 것, 그리고 서울과기대신문사를 선택했다는 것에 스스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연처럼 만난 사람들과 맞닥뜨린 사건들이 겹쳐 모인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값지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제 인생을 통틀어 좋은 선택이었다고 확답하기에는 조금 이른 것 같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났을 뿐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제가 서울과기대신문사에 존재한 이 시간이 큰 장점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슨 작업이 안 그렇겠느냐마는 신문 발행이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붓는 작업이라는 것을 매번 깨닫고 있습니다. 신문을 만드는 과정은 지치고 때로는 화도 나지만, 이 과정들과 취재현장에서의 제 기억들이 행복함과 그리움으로 치환되고 있습니다. 힘들고 고된 업무에도 불구하고 1년 반동안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600호까지 오면서 많은 위기가 있었습니다. 미숙한 행동과 언행으로 상처를 입은 학우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지난해 연달아 오보를 내기도 했고, 많은 학생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단 하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그런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좋은 기자는 좋은 기사를 쓰는 사람입니다.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보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해내는 것 뿐입니다. 앞으로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우리대학의 교목은 소나무입니다. 거대하게 자란 소나무는 장엄한 모습을 보이고 눈보라 치는 역경 속에서도 변함없이 늘 푸른 모습을 간직하죠. 옛 선비들은 소나무를 군자에 비유하고 집안이나 정자 주위에 심어 그 자태를 바라보며 소나무의 품성을 배우고자 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지조와 품격이 살아나는 소나무처럼 저희 서울과기대신문사도 장수하며 빛을 발하는 조직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따끔한 질타 부탁드립니다.



  글을 마치기에 앞서 저에게 서울과기대신문사의 존재를 알려준 민정이, 능력 있는 편집장으로서 많은 교훈을 준 유진이, 지금은 부총학생회장으로 학교를 위해 힘쓰고 있는 단비 씨, 어린 나이에 힘든 시기 함께 고생해 준 선웅이, 한 학기 임시 편집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한 용찬이, 엉망인 글을 멋드러지게 바꿔주는 선아를 비롯해 지금 제 곁을 지켜주는 윤채, 성민, 명박, 나경, 예진, 종빈, 진희, 수진, 혜림, 주윤, 윤지 등 신문사에 들어와 많은 운과 우연들 속에서 만났던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저의 어머니, 아버지, 하나뿐인 여동생, 그리고 먼 곳에서 항상 힘이 돼 주는 인생의 동반자이자 때로는 연인이고, 때로는 스승이기도 한 한 친구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18년 4월 2일



서울과기대신문사 제41대 편집장 박수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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