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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성적 대상화를 멈춰주세요
편집장 ㅣ 기사 승인 2020-10-11 19  |  636호 ㅣ 조회수 : 141

더 이상의 성적 대상화를 멈춰주세요



  지난 3일(금) 걸그룹 블랙핑크가 첫 정규앨범 ‘THE ALBUM’의 타이틀곡인 ‘Lovesick Girls’의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하는 정규 앨범인 만큼 팬과 대중들의 기대가 컸다. 그런데 발표된 뮤직비디오는 기대만큼이나 큰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다. 문제가 된 부분은 멤버 한 명이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한 복장을 하고 등장하는 장면이다. 딱 붙는 짧은 치마에 빨간 하이힐을 신은 모습으로 간호사를 연상케 하는 복장에 간호사들은 물론, 대중들은 성적 대상화를 멈추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뮤직비디오 하나가 나오기 위해 감독, 소속사 직원 등을 비롯한 매우 많은 사람들의 확인을 거쳤음이 분명함에도 이런 불찰이 일어난 데에 대중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헤어 캡,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등 실제와 동떨어진 간호사 복장은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고 비판하며 반발했다. 또한 “간호사는 보건의료 노동자이자 전문의료인임에도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별에 여성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성적 대상화에 노출되고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어야만 했다”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오랜 기간 투쟁해왔는데도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 해 등장시켰다”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6일(화)에 블랙핑크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이먼트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를 반영했다”라며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리며, 각 장면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강조하면서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편집과 관련해 깊이 고민하고 논의 중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공식 입장이 나왔음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공식 입장에서 명쾌한 사과나 후속 조치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속사는 오히려 특정한 의도는 없었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이후 여당까지 “소속사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하자 결국 하루 만에 YG엔터테이먼트는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의도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더더욱 문제다. 성적 대상화하는 복장에 그 수많은 직원 중 한 명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와 같은 성적 대상화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해당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인해 실제 병원 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는 못할망정,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실망을 안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실 이번뿐만이 아니다. 이와 같은 주로 여성이 종사하는 직업군을 향한 성적 대상화는 예전부터 오랜 기간 계속됐다. 이는 결국 해당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이 성폭력에 노출될 확률만 높일 뿐이다. 그렇기에 그럴 의도가 아니었더라도, 이제는 문제점을 깨닫고 유해한 성적 대상화를 멈춰야 한다.



  이번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3일 만인 지난 5일(월) 오후 4시 20분에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넘어섰다. 게다가 음원 공개 직후 미국을 비롯한 총 57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올랐고,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글로벌 50’ 차트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소속사와 뮤직비디오 감독의 명확한 후속 조치와 사과가 적절히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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