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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매업의 알파와 오메가
고태영 ㅣ 기사 승인 2019-06-09 17  |  619호 ㅣ 조회수 : 1184





▲ 베트남 호치민시 GS 25를 방문한 하승섭 씨.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산업정보시스템전공(이하 산정시)을 졸업한 07학번 하승섭입니다. GS 리테일에서 4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그중 편의점 사업부팀에 입사해 3년 반 정도를 근무했고, 지난 5월에 개발사업부문 운영영업팀으로 발령났습니다.



  Q. 산정시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 전공인 산정시는 경영학과 공학의 융합학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공의 장점이자 단점은 여러 분야를 배운다는 것입니다. 여러 분야를 배우는 만큼 깊이는 얕지만 모든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대학 친구들이 IT 프로그래머, 자동차 제조업 연구소, 의류회사, 은행, 제가 다니는 유통회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진학부터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굳이 제가 나온 과를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명확하게 어느 한 분야를 선택하지 못했거나 모든 분야를 융합하고 싶다면 지원해도 좋습니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저는 이 과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Q.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수학과 과학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점점 영어도 좋아졌습니다. 수학, 과학 때문에 공대 쪽으로 대학을 진학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 성격이 자유롭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공장 안에서 일하는 정적인 일인 품질관리, 생산관리 부문이 제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직무를 제외하고 무역이나 기술영업 쪽으로 지원했습니다. 그중에서 GS 리테일의 업무가 가장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돼 선택하게 됐습니다.



  Q. 선배님은 대학시절에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A. 공부만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학교에서 ‘어우미 9기’로 활동하기도 했고, 주식을 사고파는 학과 동아리인 ‘아바쿠스’에서 활동도 했습니다. 이때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여행도 굉장히 좋아해서 1학년 첫 여름 방학 때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영향을 받아 전국 자전거 일주를 했습니다. 해외여행에 대한 로망도 있어서 1년 휴학을 하고 은행 청원경찰을 하며 돈을 모았습니다. 이 돈으로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8개월 거주하기도 했습니다. 몬트리올 생활을 마치면서 밴쿠버부터 보스턴까지 미국 북부를 포함한 여행을 했습니다. 또, 군대 가기 직전에는 과외를 한 돈으로 유럽 8개국을 여행했습니다.



  Q.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뉴욕은 오랜 기간 지내기에 물가가 다른 곳에 비해 너무 비쌌고, 토론토는 한국인이 너무 많아 영어실력을 늘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을 영어능력 향상에 뒀기 때문에 한국인 거주자가 적고 영어와 불어를 언어로 주로 사용하는 몬트리올을 여행지로 선택했습니다. 몬트리올에서는 어학원을 통해 4개월 동안 영어 공부도 하면서 외국인도 많이 만났고, 즐거운 추억도 쌓고, 쌓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 신혼부부를 도와준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몬트리올로 자식교육을 위해 무작정 이민 왔던 신혼부부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부부의 자녀는 1주일 뒤에 몬트리올로 오기로 예정돼 있었고, 집을 빨리 구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를 통해 그들의 사정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부의 집을 구하는 일을 제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당시 저도 몬트리올에 온 지 2, 3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터라 집을 계약하는 부분까지 의사소통하는 일을 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됐습니다. 하지만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부딪혀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1주일 정도 노력한 끝에 집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부담이 됐던 만큼 굉장히 뿌듯해서 이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후배들이 대학시절에 꼭 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A. 사람을 많이 만나는 대외활동을 꼭 해보라는 것과 여행을 다녀오라는 것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공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대외활동을 한 친구들은 모두 열정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열정은 사람을 많이 만난 덕에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혼자 열심히 계획하고 산다고 해도 사람들과 만남을 통해 받는 에너지와 자극은 다른 힘입니다. 저는 지금도 대외활동을 통해 친해졌던 사람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가집니다. 많은 사람이 직장에 와서 어느 정도 위치에 서게 되면 자아도취 하거나 만족해서 정체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때 같은 위치에서 출발해서 다른 곳에서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들의 현재 하는 일들을 통해 자극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자극은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에너지를 줍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바로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직장 동료 일 뿐 제게 자극을 주는 경우가 드뭅니다. 또한 동호회를 통해 만나는 이들도 즐겁게 놀 수 있는 상대일 뿐 제 삶에 자극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은 많은 대외활동, 특히 학교 외부의 사람들과 만나는 활동을 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대학생이었을 때는 학교 외 대외활동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돼 학교 내부에서만 활동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여행은 친구들과의 여행도 좋지만, 혼자 계획해서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떠나는 배낭여행을 꼭 해보면 좋겠습니다. 여행은 여행경비를 버는 그 과정부터가 시작입니다. 제가 여행을 위해 1년간 경비를 벌어서 여행을 시작한 그 날 얻은 뿌듯함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스스로 계획했던 것들 중 30%도 실천하기 힘들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상황을 이겨내며 한 단계씩 성장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김난도 교수의 좬아프니까 청춘이다좭에서는 ‘행복 중 가장 큰 행복은 성장하는 행복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은 아니지만, 이 말에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런 점에서 여행이 삶의 응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여행을 통해 만든 즐거운 추억은 제가 살면서 힘들거나 지루할 때 버틸 수 있게 합니다.



  Q. GS 리테일은 어떤 회사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GS 계열사 중 하나로 ▲GS 25 편의점 사업부 ▲H&B(Health & Beauty store) 사업부 ▲호텔 사업부 ▲개발 사업부 등으로 구성된 유통회사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자회사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H&B 사업부에서는 ‘랄라블라’ 등을 운영하며, 호텔 사업부에서는 파르나스 호텔 등을 운영합니다. 개발 사업부에서는 테넌팅 및 임대업을 주 사업으로 합니다.



  Q. GS 리테일에서의 일과 주 업무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현재 있는 개발사업부문 운영영업팀의 업무를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주 업무는 테넌팅과 임대업입니다. 테넌팅이란 어떤 공간에 대한 운영권을 가져오고, 다양한 임대와 운영을 통해 이익을 내는 사업입니다. 테넌팅 한 기업에 관한 매출부터 계약, 이슈에 대한 대응까지를 담당합니다. 큰 병원의 운영권을 얻는 테넌팅을 예시로 설명하겠습니다.



  병원의 주 업무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이지, 병원의 여러 환자 가족이나 환자가 이용할 편의 시설과 문화시설을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것을 테넌팅 하고자 하는 회사에서 일정한 대가를 지급해 운영권을 사고, 전문적인 관리를 해줍니다. 테넌팅 회사는 병원 시설에 맞는 업체를 선발하고 선발된 업체에게 장소를 임대합니다. 이를 통한 수익을 테넌팅 회사에서 가져갑니다. 필요한 경우 설비나 인테리어 투자를 통해 더 많은 임대시설이 들어오고,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공간을 재배치하고 관리해 수익을 내기도 합니다.



  운영권을 얻는 것은 경매를 통한 입찰도 있지만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건설회사의 경우 건설 시 필요한 대부분 비용은 빚입니다. 따라서 건설회사는 초기 건축비용을 지급하기 위한 돈의 대부분을 은행으로부터 빌려와야 합니다. 하지만 건설회사는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충분한 금액을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없습니다. 이 경우 대기업과 계약을 합니다. 계약된 대기업이 건축 사업을 진행하므로 신용도가 올라가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그 대가로 대기업은 건물의 지분이나 운영권을 받기도 합니다. 이렇게 얻은 운영권으로 임대를 할 때, 편의점은 GS 25를 들여오는 등과 같은 일로 GS 리테일의 다른 사업부와 협업을 하기도 합니다.



  Q. 업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이 부분은 제가 편의점 사업부에 있었을 때를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편의점의 경우 크게 경영주 임차 점포와 본부임차 점포로 나뉩니다. 경영주 임차 점포는 편의점에 대한 임차권을 경영주가 가지고 있으므로 권리금과 투자비를 모두 경영주가 부담하는 점포입니다. 하지만 임차권이 경영주에게 있으므로 경영주가 받는 로얄티 비율이 높습니다. 본부임차 점포란 회사에서 임차권을 갖는 대신 투자비와 권리금을 회사가 지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점주가 받는 로얄티 비율도 낮습니다.



  편의점 사업부에서 일할 때 제가 담당하던 고매출 경영주 임차 점포가 있었습니다. 고매출 점포의 경우 회사에 큰 이득이 되기 때문에 타사 브랜드로 바꾸지 않도록 재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회사에서는 재계약을 성사하기 위해 일시 장려금으로 돈을 지급하거나 로열티 배분을 경영주가 이전보다 더 높게 가져가도록 해 성사시키려고 합니다. 이러한 재계약 시 회사차원에서는 더 적은 돈과 로열티 비율을 주고 재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계약의 중간자가 바로 제가 맡은 업무였습니다.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내려오는 많은 요구사항을 선별해 회사 입장과 경영주 입장 모두 고려했습니다. 그 결과 저는 회사도 만족하고 경영주도 만족하는 성공적인 재계약을 이끌어냈습니다.



  Q. GS 리테일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급합니다.



  A. 무엇보다 조직문화가 다른 어떤 회사보다도 수평적이라는 점에서 좋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100% 자율복장이 가능합니다.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전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옷을 입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자율복장은 굉장한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이 제도에 대해 CEO가 두 번에 걸쳐 대대적으로 강력하게 얘기하고, 복장 제도를 직접 바꿔 완벽한 자율복장 제도가 정착했습니다. 실제로 다른 사원들이 힙합 모자를 쓰고 출근하기도 합니다.



  Q. 업무 수행 시 선배님의 신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GS에서는 정직함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입사 지원 시 마지막 문항이 정직함에 관해 서술하라는 내용일정도로 정직함을 중요시합니다. 회사의 이런 부분이 제 업무 신조와 맞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부끄럽지 않고 소신 있게 일하는 것이 제 업무 신조입니다.



  Q. 선배님에게 ‘서울과기대’란 어떤 학교인지 궁금합니다.



  A. 정의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서울과기대는 열정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고 많은 재밌는 일들을 경험했던 곳입니다. 제게 ‘서울과기대’란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이자, 새로운 세상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와 꿈이 있다면?



  A. 이 부분이야말로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자유무역 시장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내가 원하는 브랜드를 발굴해내고 그 브랜드에 대한 독점권을 얻어 브랜드를 한국으로 들여오고 키워내는 브랜딩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한가한 시간에는 이러한 해외의 여러 브랜드를 소개하는 리빙페어(Living fair)에 참여하거나, 마음에 드는 브랜드의 해외 본사에 전화를 걸어 여러 가지를 문의하는 등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친구 중 한 명이 무역업을 통해 독점브랜드를 6개 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친구와 제가 생각하는 브랜드가 일치한다면 사업을 바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를 상대로 사업하고 싶은 것이 바로 제 꿈입니다. 학교를 졸업했다 하더라도, 직장을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결코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Q.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 있습니까?



  A. 저는 현재 31살입니다. 20대 중반의 친구들이 사는 그 시기가 가장 부럽습니다. 마냥 재밌게 놀라는 얘기를 하고 싶지만, 그렇다면 그 이후의 삶이 힘들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놀 때 놀더라도 항상 자신의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실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마치 노는 것처럼.





▲ 리빙페어에 참여한 하승섭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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