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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당부의 글
편집장 ㅣ 기사 승인 2019-12-08 00  |  626호 ㅣ 조회수 : 71

  지난 3년간의 내 대학 생활은 그저 ‘서울과기대신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별 생각 없이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만 보고 들어온 신문사에 3년을 쏟았다. 처음 면접을 보러 다산관 003호에 들어갔을 때, 첫 취재를 갔을 때, 편집장으로서 첫 신문을 발행했을 때. 모든 순간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기억이 나지 않아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처음으로 내 이름을 달고 나온 기사는 2017년 5월 8일 발행된 587호 사회면의 ‘친절한 사회부’였다. 지금 626호 작업을 하고 있으니 딱 40부의 신문을 만났다. 그동안 72개의 기사를 썼고 3명의 편집장을 만났으며 신문사 기자로 총 37명을 만났다. 일일이 헤아려보니 시간이 그저 흐른 것은 아니구나 하고 안심이 된다.



  신문사 활동이 마냥 보람차고 재밌지는 않았다. 오히려 힘들고 후회했던 순간이 더 많았다. 이곳에 너무 메어있는 것이 아닌지, 남들은 여러 경험할 때 내게는 이게 끝이라 조급했던 순간도 많았다. 기사를 쓰는 것, 취재를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은 아니었고 조판 전 목요일이 되면 새벽에 잠드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 그러다 또 신문 한 부가 나오면 ‘끝났다’하는 생각, 그리고 또 시작되는 발행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쳇바퀴처럼 굴러갔다. 이전의 편집장들처럼 신문사의 발전과 더 질 좋은 신문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언론에 깊은 뜻이 없는 내게 이 정도도 꽤 애쓴 것이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이곳에 남아있는 이유라면 첫째는 타이밍을 못 잡았던 것, 둘째는 사람 때문이었다. 작년 이맘때 전임이 편집장 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을 때, 나 이외에 마땅한 후임이 없다는 것을 알고서도 매몰차게 박차고 나왔다면 또 다른 1년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신문사 일이 익숙해지면서 편집실에 다녀가는 것이 익숙해졌고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다. 같이 붙어있으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정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편집장이 되고 난 후에는 학과 친구들보다 신문사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기에 나 몰라라하고 내팽개치기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네 할게요”라고 답했던 그 손가락이 밉다. 그래도 모든 일을 마치고 나면 금세 이 시간을, 이 사람들을 그리워할 게 뻔하다.



  민망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하자면 우선 게으른 편집장 밑에서 고생한 모두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한 신문이 나올 때까지 누가 더 바쁘게 일했는가를 묻는다면 당연히 기자들이라고 답할 것이다. 나는 그저 기자들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매니저, 기자 개인이 하기에 귀찮은 행정 업무를 한 번에 해주는 대리인 정도였을 뿐이다. 그렇기에 말로 하기 쑥스러운 고맙다는 말을 지면을 빌려 전한다.



  또 기사를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준 모든 취재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우리대학 학생, 교수, 교직원부터 종종 외부 취재원까지. 취재에 응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일이지만 종종 기자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이들도 있다. 당사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 친절 하나하나가 해당 기자에게는 크나큰 영향을 준다. 기자 작성부터 기자의 동기부여까지 도와주는 취재원들 덕분에 신문이 나올 수 있었다.



  마지막은 서울과기대신문의 존재 이유인 독자들에 대한 감사다. 사실 독자가 없다면 신문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구독자가 많지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종종 신문을 읽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더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들을 보면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더 좋은 기사를 써야지 하는 마음이 생긴다.



  막상 나가려는 생각을 하니 걱정과 노파심이 앞선다. 지금은 어른들이 우리에게 잔소리하는 심정이 어떠한 것인지 이해가 간다. 그러니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마치 어른들의 잔소리를 듣는 기분으로, 적당히 거를 이야기는 거르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길 바란다.



  우선 종이신문의 미래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많은 이들이 고민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문제다. 종이신문의 미래는 없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징’과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언론기구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기 위해 고민했으면 한다.



  종이신문의 미래와 서울과기대신문의 미래는 나란히 간다. 신문 자체가 많은 이들에게 매력 있는 매체가 아니다. 그래서 서울과기대신문에 대한 관심도 바닥 수준이다. 이는 바로 신문사 운영과 직결된다. 우리는 2주에 1번 신문 1부를 의무적으로 발행해야 하지만 신문을 만들기 위한 인력이 일정하지 않고 대개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 한 명당 업무 부담률이 늘고 ‘신문사 힘들다던데’하는 얘기가 돈다. 그리고 새로 들어오겠다는 인원이 줄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앞으로 이곳에 남을 본인을 위해 사람들이 서울과기대신문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했으면 한다.



  정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충분한 책임감을 갖되 이 활동이 ‘일’이 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 이곳에 발을 들인 이상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책임감은 가졌으면 한다. 이 피해는 단순히 자기 업무를 남에게 미루는 것뿐만 아니라 성의 없는 기사로 독자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것도 포함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활동이 ‘일’로 다가와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기자들에게 스트레스와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의 학업에도 신경 쓰고 다른 재밌는 활동도 해보고 이곳에서도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물론 이것들을 남는 사람들에게 그냥 미루는 것은 아니다. 내게도 서울과기대신문은 뜻깊고 소중한 곳이다. 이곳을 발전시키고 가꾸기 위해서 애쓰는 것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든 도움을 요청하면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고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먼저 손을 내밀 것이다. 조금 다른 위치에 서서 바라볼 뿐이다. 아무쪼록 남은 기간 더 소중한 추억을 같이 만들고, 끝까지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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