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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의한 나를 위한 나의 방송
박수영 ㅣ 기사 승인 2018-03-02 17  |  598호 ㅣ 조회수 : 178


  과거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은 의사, 교사, 판·검사 등 ‘사짜 직업’이 주류를 이뤘다. 과거와 달리 최근 독특하고 다양한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늘었다. 그중에서도 인터넷 방송인을 꿈꾸는 학생이 많다. 한 학급에 4~5명이 인터넷 방송인을 꿈꾼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다. 1인 방송은 자신이 기획한 콘텐츠를 촬영해 실시간 인터넷 방송으로 송출하는 것을 말한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장르와 분야에 제약 없이 인터넷을 통해 방송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1인 방송의 플랫폼은 아프리카TV, 유튜브, 트위치 등 다양하다.



  1인 방송인을 지칭하는 용어는 플랫폼마다 다르다. 아프리카TV는 BJ(broadcast Jacky, 방송하는 자키), 유튜브(Youtube)의 경우에는 유튜버, 트위치는 스트리머, 카카오TV의 경우에는 PD로 1인 방송인을 정의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우리나라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1인 방송 플랫폼이다. 아프리카TV는 2006년부터 1인 방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웹 플레이어 최적화와 더불어 최소한의 설치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BJ와 시청자들에게 다가갔고 미디어 플랫폼 시장에서 1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 아프리카TV BJ의 수는 7천 명이 넘는다.



  2016년 10월 승승장구하던 아프리카TV는 BJ들을 상대로 한 갑질 논란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에 많은 BJ가 아프리카TV를 떠났다. 아프리카의 위기는 다른 경쟁사의 기회였다. 많은 아프리카 BJ들이 옮겨간 플랫폼이 트위치다. 트위치는 미국 트위치 사의 비디오 게임 개인 인터넷 방송 중계 서비스로 세계 최대의 인터넷 방송국이다. 게임 대회나 행사가 열릴 경우에는 방송 시청자가 수십만 명을 넘긴다.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웹 기반 운영 방식으로 다수의 방송을 동시 시청할 수 있다.



  최근 뜨는 1인 방송 플랫폼은 유튜브다. 아프리카TV의 갑질 논란 이후 아프리카TV의 인기 BJ들이 대거 유튜브로 이동했다. 유튜브는 스트리밍의 질이 좋은 편이지만 실시간이 주류인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이나 기능이 미흡하다. 시청 인원의 제한이 없으며,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링크로 들어가면 바로 시청할 수 있다.





  1인 방송의 인기를 방증하듯, 1인 방송인을 위한 기획사도 등장했다. 연예인이 소속사의 관리를 받으며 연예 활동을 하듯,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은 1인 방송인의 콘텐츠유통, 저작권 관리, 광고 유치를 하며 소속사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은 1인 방송인을 지원하며 수익을 배분받는다. 국내 대표적인 MCN으로 CJ E&M, 트레져헌터 등이 있다.



  최근 1인 방송은 웹·모바일을 넘어 안방까지 점령했다. MBC는 2015년 4월 인터넷 방송 포맷을 차용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마리텔은 5명의 연예인이 각자의 콘텐츠를 가지고 3시간 동안 1인 방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각자 준비한 콘텐츠를 이용해 방송을 꾸려나갔다.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이 채팅방에 입장해 방송을 시청하는 동시에 채팅에 참여할 수 있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1인 방송은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익명성은 인터넷 매체의 고질적인 문제다. 1인 방송도 예외가 아니다. 1인 방송의 채팅방에 다양한 계층, 연령, 성격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방송인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시청자들 사이의 대화가 격해지고, 이유 없는 욕과 인신공격을 행하는 경우도 많다.



  1인 방송은 사전적 콘텐츠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로 인해 불법·유해정보 유통은 끊이지 않는다. 저작권법을 어기는 사례도 많다.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방송으로 유포하기 때문이다.



  1인 방송은 장난 전화하기, 음란·성인방송 막말(모욕, 명예훼손) 등 비도덕적이고 자극적인 소재가 판을 친다.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것일까? 원인은 수익 구조에 있다.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방송인들은 화제성이 곧 수익성이라는 생각으로 자극적인 방송을 한다.



  플랫폼마다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아프리카TV 방송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방송에 광고를 틀어 수익을 얻는다. 방송인은 방송 중간에 광고 영상을 틀거나 방송 채널에 배너 광고 등을 달아놓음으로써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유료 아이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1개에 100원의 값을 하는 ‘별풍선’이라는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데, 별풍선을 BJ에게 줄 수 있다. 별풍선 1개는 아프리카TV와 BJ가 4:6으로 나눠, BJ은 1개당 60원의 수익을 얻는다(일반 BJ는 1개당 60원, 베스트 BJ는 1개당 70원으로 환전받는다).



  트위치도 아프리카TV와 수익 구조가 비슷하다. 스트리머는 자신의 재량으로 방송 중간마다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데, 이 광고 수익의 일정 액수는 시청자 수에 비례해 스트리머에게 직접 지급된다. 또, ‘구독’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시청자가 한 달에 얼마씩 일정 금액을 스트리머에게 기부하는 식이다. 구독자는 자신이 구독하는 채널에서 제공하는 특별 이모티콘 등을 사용할 수 있고 구독자 전용 채팅에 참여할 수 있다.



  1인 방송인은 플랫폼에서 수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 자신의 방송 영상을 올려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동영상에 광고를 붙여 수익을 내는 것이다.



  지난해 유튜브는 1인 방송 후원 서비스인 ‘슈퍼챗’을 도입했다. 슈퍼챗의 후원 금액은 유튜브가 30%, 유튜버가 70%로 나눠가진다. 슈퍼챗으로 후원할 경우 최소 금액은 1,000원이다. 최소 금액 후원은 채팅에 단색의 배경에 아이디가 뜰 뿐 메시지를 표시하지 못한다. 2,000원 이상부터 유튜버에게 메시지를 띄울 수 있고, 5,000원 이상 후원할 경우 채팅창 위에 후원자의 프로필 사진 및 후원금액이 최대 5시간 동안 노출된다.





  후원 서비스는 방송인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줌으로써 질 높은 방송을 만들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시청자의 관심=돈’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면서 방송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맹목적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방송인이 늘고 있다.



  1인 방송에 중독된 시청자가 무리하게 돈을 후원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2015년 20대 경리가 회사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경리는 4억 2,000만원의 회사 공금을 횡령해 그 중 1억 5,000만원을 1인 방송인에게 후원했다.



  1인 방송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지난해 8월 한 1인 방송인이 ‘왁싱샵 체험’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송출했다가 해당 왁싱샵 주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범행 전 방송인인 왁싱 체험 방송을 시청하고, 범행을 계획했다. 사생활 침해는 1인 방송인 뿐만이 아니라, 방송을 통해 노출되는 출연자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관리는 쉽지 않다. 날이 갈수록 선정적이고 비도덕적인 방송이 증가지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1인 방송을 모니터하고 있지만, 하루에 수백만 건에 달하는 개인방송을 모두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나 청소년보호법에 근거해 과도한 노출, 마약 유통 등 유해정보일 경우에만 심의 할 수 있다.



  방송 서비스는 방송법에 근거해 공적 책임 의무를 부담하고, 공정성과 공공성 유지 여부를 사후에 심의하도록 하고 있지만, 1인 방송은 이러한 의무가 없다. 방송법상 방송사업자는 허가 혹은 승인을 받아야 하며, 방송채널 사업자는 등록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1인 방송 플랫폼의 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신고 절차만 있으면 누구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등급 분류도 방송사업자는 의무지만 1인 방송은 해당되지 않는다.



  올해 정부가 1인 방송의 결제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하루 결제한도액을 100만원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단순히 금액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한다. 1인 방송 내 불법·유해 콘텐츠 유통 근절을 위해 현행 콘텐츠 규제부터 철저하게 해야 한다. 1인 방송에도 방송법상 규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프로그램 사전심의, 프로그램 연령등급분류 등 콘텐츠 규제 강화가 필요한 것이다.



  또, 1인 방송인의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 방송 플랫폼 사업자에게 1인 방송 내에 과도한 욕설·차별·비하 등 금칙어 설정 및 불법·유해정보에 대한 이용자신고 등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인 방송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1인 방송인만 처벌하고 인터넷 방송 사업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1인 방송인들은 이용정지 처분을 받더라도 다른 인터넷 플랫폼으로 옮겨 방송을 계속하거나, 다른 아이디를 만들어 방송을 계속하는 편법을 자행하고 있어 1인 방송의 문제점을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1인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1인 방송 내의 불법·유해정보에 대한 효율적 사후 규제를 위해 사업자가 규제기구에 협조하도록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1인 방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를 계획 중이다. 협의회는 지난해 발대식 이후 12일(월) 첫 회의를 진행한다. 인터넷 방송은 2015년부터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따른다. 협의회는 올해 논의를 통해 자율규제 기조를 이어가지만, 부작용은 줄이는 방향으로 업계를 이끌어 갈 전망이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방송, 다양한 콘텐츠, 채팅방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유대감과 소속감의 형성, 수익성 보상을 통해 장기적인 콘텐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 등 1인 방송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1인 방송은 단방향의 지상파보다 사회 공론의 장 역할을 할 수 있다. 모바일 기능까지 갖춘 실시간 동영상 방송 플랫폼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 스마트 시대인 만큼 인터넷 매체의 장점을 살려 순기능을 높이고 문제점을 극복해 1인 방송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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