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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기부 UP
한혜림 ㅣ 기사 승인 2020-05-12 13  |  629호 ㅣ 조회수 : 71



  코로나-19로 국가적 재난 사태를 맞고 있는 요즘에도 앞장서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이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본인에게 있어 큰 금액이나 다름없는 돈과 마스크 및 손 소독제를 줄이어 기부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게다가 재능 기부를 몸소 실천하는 수많은 의료인과 줄 잇는 현물 기부를 이행하는 여러 기업 및 공인도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그들의 기부는 다 함께 기운 내 이 상황을 이겨내자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한몫했다. 이처럼 기부는 단순한 선행의 의미를 벗어나 시민들의 사회참여를 통해 사회적 연대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기부란 사전적으로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이라는 뜻이다.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기부라는 단어는 보통 금품 기부를 뜻한다. 하지만 요즘엔 단순한 금품 기부를 벗어나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자원봉사뿐 아니라 ▲현금기부 ▲식품·물품 기부 ▲정치자금 기부 등 물질적인 기부는 물론, ▲재능·교육 기부 ▲소셜 기부 ▲포인트 기부 등 사회·문화적 기부이다. 금품 기부란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금전이나 물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정 금액 이상의 기부 금품 모집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야 한다. 그렇기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그 소속 기관·공무원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자·출연해 설립된 법인·단체는 기부 금품을 모집할 수 없다. 또한 모집된 기부 금품은 모집 비용에 충당하는 경우 외에는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며 모집자는 기부 금품 모집 및 사용 결과를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식품·물품 기부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식품과 생활용품을 지원하는 것이다. 제공자는 기부 식품 등을 모집하거나 제공하면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해 기부 식품 등을 안전하게 취급해야 한다. 정치자금 기부는 정치 활동에 필요한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정치인을 후원하기 위한 후원금과 정당에 기부하는 기탁금 등이 정치자금에 속한다. 정치자금 기부는 ‘정치자금법’을 따라 연간 정해진 모금한도액을 지켜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기탁받은 기탁금을 지체 없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송금해야 한다. 이렇게 모인 기탁금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에 배분 및 지급한다. 재능 기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누는 기부활동이다.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의 재능을 자원봉사로 연결해 우리 사회의 자원봉사 문화 정착을 위해 시작된 기부 형태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2013년부터 진행하는 ‘마을변호사’가 있다. 마을변호사는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변호사를 쉽게 찾지 못하는 국민을 위해 재능기부를 희망하는 변호사와 마을을 연결해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하는 제도이다. ▲전화상담 ▲팩스 및 이메일 상담 ▲현장 상담 모두 가능하다. 교육 기부는 교육자원을 활용해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재능기부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지식을 활용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이를 통해 교육적 효과와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는 측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다양한 교육기부 활동 중 대학생을 위한 교육 기부 활동 또한 많다. 그중에서도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실시하는 교육 기부 프로그램 ‘함성소리’, ‘알락달락’, ‘쏙쏙캠프’가 있다. 함성소리는 대학생 동아리가 학기 중 동아리의 특색이 반영된 다양한 토요프로그램을 인근 지역 초ㆍ중학생 대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알락달락은 학생이 학기 중 평일에 인근 지역 초등학교를 방문해 다양한 창의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쏙쏙캠프는 방학 중 3일 동안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팀이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에 찾아가 ‘나눔, 소통, 배움, 도전, 재미, 치유’라는 6가지 공유가치를 담은 창의ㆍ인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성화에 따라 등장한 새로운 기부 형태 중 하나인 소셜 기부는 SNS를 리트윗하거나 댓글을 등록하면 약정한 액수만큼 기부가 이뤄진다. 일정한 금품을 기부하지 않더라도 리트윗이나 댓글을 통해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도움이 필요한 곳의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전달해 나눔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게다가 이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기부 참여를 독려할 수도 있다. SNS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아이스버킷챌린지가 대표적인 소셜 기부이다. 그밖에 소셜 기부를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카카오 같이가치 ▲네이버 해피빈 ▲쉐어앤케어 등이 있다. 앞서 설명한 다양한 기부 방식 외에도 유산 기부, 저작권 기부, 미리내 기부*, 기부보험 등이 있다.



  기부를 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법률에 따른 지정기부금 단체 및 법정기부금 단체에 지출한 기부금은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소득세 감면의 경우, 소득세 계산 시 필요경비로 산입*하거나 특별세액공제를 통해 세액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법인세 감면의 경우, 법인세 계산 시 손금*으로 처리해 세액 감면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이 있다. 바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이다. 딸 치료비를 명목으로 수년간 개인계좌로 후원받은 기부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이 사건과 더불어 일부 후원단체의 기부금 횡령 사건 이후 기부에 대한 불신 및 기피 현상이 나타나며 애꿎은 단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로 이영학 사건 이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진행하는 사랑의 온도탑은 2000년 첫 시행 이후 처음으로 100도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관계자는 “이영학 사건 이후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냐, 잘 쓰이고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라며 “일부 개인이나 단체의 일탈로 인해 기부문화 전체가 위축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사건이 또 있었다. 바로 2016년에 새희망씨앗의 회장이 100억대 기부금을 횡령한 사건이다. 윤 회장은 소외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돕는다고 속여 127억 여 원의 기부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징역 6년 형이 확정됐다. 기부금 127억여 원을 모금했으나 실제 기부한 금액은 1.7% 수준인 2억여 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지난 2013년 발생한 '유니세프 사무총장 후원금 횡령 사건', 2015년 '유령 장애인 후원단체 기부금 사기횡령' 등이 있다. 이처럼 선한 마음으로 기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악용하는 사례들이 이어지자 사람들이 기부에 대한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기부 자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바로 감형을 위한 꼼수로 기부를 이용하는 사람이다. 기부단체는 기부한 사람에게 기부금 영수증을 제공하는 것이 의무이다. 이를 이용해 여성단체에 기부하고 받은 기부금 영수증이나 통장 내역을 양형 자료로 제출해 감형을 받는 데에 이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기부를 이용해 감형을 받은 사례가 있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휴대폰 카메라로 몰래 촬영해 재판에 회부된 남성은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정기후원금을 납부하면서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는 점 등이 진지한 반성으로 참작돼 2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은 바 있다. 이 남자는 재판 중이던 2014년 10월부터 매달 10만 원씩 정기후원을 했다. 그런데 2심 판결을 몇 달 앞두고부터 후원을 끊었다. 누가 봐도 진심 어린 반성이 아닌 기부를 감형을 위한 꼼수로 이용한 것이다. 심지어 “아들이 성범죄 재판을 받던 중 변호사 조언으로 입금했는데 형량이 안 줄어들었다”라고 한국여성민우회에 냈던 후원금 900만원을 돌려달라 항의한 남성도 있다. 그러나 수많은 기부 중 이와 같은 꼼수 기부를 가려내는 건 어렵다. 의심되는 액수의 기부금이 들어오더라도 누가 보냈는지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선민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최근에는 여성단체 후원계좌로 수백만 원을 입금한 뒤 통장 내역을 법원에 제출한다”라며 “이 경우 후원자 연락처조차 알 수 없어 기부금을 돌려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기부를 탈세에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 규모의 기부금 영수증을 거짓 으로 발행해 탈세한다. 이와 같은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는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명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이후 시작돼 2019년까지 공개된 총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는 364개이다. 이중 공개 대상은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거나 기부금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작성·보관하지 않은 단체 및 상속·증여세법상 의무를 불이행한 단체이다. 이 요건에 부합한다고 해서 무작정 공개하지는 않는다. 명단 공개 예정자를 선정한 다음 6개월 동안 소명할 기회를 준다. 이후 제대로 소명이 되지 않은 단체에 대해서만 국세 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명단공개대상자로 확정된다. 공개 항목은 이들의 단체명과 대표자, 국세 추징 건수와 세액, 거짓 영수증 발급 건수·발급금액, 의무 불이행 내역 등이다.





  기부 문화가 위축되면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올바른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소득 증가에 따라 기부에 대한 관심과 기부 규모는 증가하고 있으나, 기부금 모집·사용에 대한 불신과 기부 관련 제도의 미비로 기부 참여율은 매년 감소추세에 있다. 따라서 국무조정실에서 기부금 모집단체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기부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기부 문화의 확대를 위한 여러 방안을 발표했다.



  첫째로 기부금 단체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단체 중심 투명성 강화, 기부자의 알 권리 보장, 공익법인 의무이행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간단체의 자발적 노력을 통해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민간 투명성 지원기관을 운영하고, 국세청 공시자료를 일괄적으로 제공 받을 수 있는 민간기관을 확대해 공시자료에 대한 객관적 비교·분석이 가능토록 한다. 또 기부자의 알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 모금단체와 정부 간 기부자의 알 권리 실천협약을 체결하고, 모금단체 등이 공개한 정보를 누구나 쉽게 검색포털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연계해 공개내용을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둘째로 기부 촉진을 위한 제도를 강화하고 기부 문화 확산을 지원한다. 사회 인식 변화 등으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유산의 사회 환원 수요가 실제 기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상속(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기부 연금 등 법·제도 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다. 게다가 기부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전문기관의 지원을 강화한다. 또 기부문화 인식 제고를 위해 기부의 날 지정·운영과 모범기부자 포상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기부자의 신뢰 회복과 건전한 기부문화 조성을 위한 민·관 공동 캠페인도 활발히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규제중심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행정체계를 효율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처별 분산 관리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영리법인·단체에 대한 운영 매뉴얼을 마련한다. 이어 기부금 모집자의 편의성을 위해 기부 금품 모집등록요건을 규제중심에서 허용 위주로 개선하고, 모집등록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한다. 정부는 관계부처 및 민간단체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개선 효과가 조기에 나타날 수 있도록 행정조치로 추진이 가능한 과제 중심으로 신속 추진하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 기부금품법, 공익법인법 등 법 제·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미리내 기부 :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나 노숙자들이 음식값 걱정 없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미리내 운동 로고가 부착된 점포에 방문한 손님들이 음식값을 미리 계산하는 새로운 기부 문화

*산입 : 셈해 넣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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