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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사회부- 쿠키영상 편
박수영 ㅣ 기사 승인 2018-05-22 11  |  603호 ㅣ 조회수 : 78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미국의 한 스포츠 선수 입에서 처음 나왔는데요. 오늘날 스포츠만이 아니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널리 쓰입니다.



  영화에서도 적용됩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이후 나오는 보너스 영상이 있습니다. 이를 쿠키 영상이라고 부릅니다. Post-Credit Scene란 용어를 쓰지만 Credit Cookie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를 줄여 쿠키라 부르는 것이죠.



  최초의 쿠키영상은 1956년 마이클 앤더슨 감독의 『80일간의 세계일주』입니다. 당시 기준으로 볼때, 175분에 달하는 액션 어드벤쳐 장르인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급 작품으로써 많은 인력이 투입됐습니다. 그들을 모두 소개하기 위해 쿠키영상을 활용한 것이죠.



  쿠키 영상은 영화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장면을 보여주거나, 이어 나올 속편의 예고편 역할을 합니다. 블록버스터 또는 시리즈로 제작되는 영화는 이런 보너스 영상이 가득합니다.



  특이하게도 서로 다른 시리즈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영화와는 무관한 장면을 엔딩에 삽입해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마블 코믹스의 영화들이 그렇습니다. 마블 코믹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만화책 회사로 그들의 캐릭터인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토르 등의 스토리를 영화로 계속 만들어 냅니다. 마블은 동일한 세계관의 차기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엔딩에 차기 영화의 쿠키 영상을 삽입하곤 합니다.



  마블이 제작한 영화 『아이언맨 2』는 상영이 끝난 후, 갑자기 사막에 자동차가 질주하고 한 남자가 차에서 내리는 쿠키 영상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찾았습니다’라고 누군가와 통화하며 토르의 망치가 클로즈업되고 끝납니다. 이를 본 관객은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며 궁금해합니다. 『아이언맨 2』의 쿠키 영상은 마블의 차기작인 『토르: 천둥의 신』을 암시하는 것이지요. 동일한 제작사가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해 다음 영화를 홍보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쿠키 영상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홍보효과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속편을 염두에 두고 엔딩에서 쿠키 영상을 통해 다음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최근 쿠키 영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장르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표현방식을 드러내고 있죠. 때로는 NG영상으로 채우기도 하며, 삽화로 꾸미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실화를 보여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최근에는 국내 영화도 쿠키영상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황동혁 감독의 『마이 파더』는 입양아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실제 주인공의 다큐멘터리가 보여집니다. 이 영화의 근간이 되는 요소를 보여주는 것이죠. 또, 이재환 감독의 『포화속으로』는 실제 인물의 인터뷰와 사건을 보여주면서, 당시의 상황을 쿠키영상을 통해 다시 한 번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쿠키 영상은 영화의 마침표 역할을 넘어서, 즉 단순한 정보전달의 기능을 넘어서 관객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합니다. 관객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해당 영화의 작품성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으며 긴 여운과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엔딩 크레딧을 몇 분 동안 보는 것이 상당히 지루하고, 시간 낭비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주류이기 때문에 본 영화가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너 나 할 것 없이 상영관에서 나가는 것이 흔합니다. 관객만이 아니라 극장 입장에서도 엔딩 크레딧은 성가신 존재입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시간 역시 상영 시간에 포함하므로 회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일부 영화관에서는 엔딩 크레딧이 다 끝나기도 전에 직원들이 들어와 청소하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영화 제작자들은 이런 문제를 알기에 관객들에게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여주기 위해 고심을 거듭합니다. 쿠키 영상은 이러한 노력의 산물 중 하나입니다. 쿠키 영상은 음식으로 치자면 영화 제작자가 준비한 후식과도 같습니다. 관객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달콤한 후식을 맛볼 수 있는 권리를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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