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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네 가족'
박수영 ㅣ 기사 승인 2017-04-02 19  |  585호 ㅣ 조회수 : 1461

  최근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리얼리티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고 혼밥·혼술도 꾸준히 방송을 통해 얘기되고 있다.



   여기에 청년층의 주거 문제가 더해져, 여러 사람과 공동으로 생활하며 집세와 생활비 등 주거비용 지출을 절감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예능·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셰어하우스를 다루고 있다. 2014년 SBS 예능 프로그램 '룸메이트'는 연예인들이 한집에서 모여 사는 모습을 방송했고, 지난해 7월 JTBC 드라마 '청춘시대'는 여대생 5명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새로운 주거 형태로 자리 잡은 '셰어하우스'에 대해 알아보자.





  국내의 셰어하우스는 ▲개인형 ▲기업형 ▲공공형 ▲조합형 ▲세대융합형으로, 크게 5종류다. ▲개인형이란 개인이 소유한 아파트나 주택을 활용해 셰어하우스로 운영하는 형태로 큰 투자금 없이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형은 규모가 큰 단독주택을 지어 많은 인원이 함께 거주하는 형태로 편의시설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형은 체인형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공공형은 서울시, 자치단체 등 공공단체에서 운영하는 형태로 임대료가 다른 형태보다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득과 보유자산 등의 심사를 거쳐 입주조건이 까다롭다. ▲조합형은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낸 자금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형태이다. 끝으로 ▲세대융합형은 지역의 공공단체가 지역의 노인과 대학생을 연계해주는 형태로, 대학생들은 저렴한 임대료를 제공받고 노인들은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국내의 대표적인 셰어하우스로 ㈜셰어하우스우주(이하 우주)가 있다. 우주는 2013년 서울 종로구에 1호점을 연 이후 꾸준히 점포를 늘리고 있다. 오늘날 국내 셰어하우스 1위 운영업체인 우주가 운영하는 셰어하우스는 총 42개점이며, 292명의 입주자가 거주하고 있다. 누적 입주 신청자 숫자가 7천여 명에 이르고, 신규 하우스 입주 경쟁률이 4:1로 높은 편이다. 우주의 김정현 대표는 “사회 문제도 해결하면서 이해관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생각한 것이 셰어하우스”라고 전했다. 셰어하우스 우주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지환(서울시 마포구) 씨는 “보증금이 없는 대학 주변의 많은 방을 찾아다녔지만, 시설이 너무 낙후됐다”며 “셰어하우스는 낮은 보증금으로 좋은 주거 환경을 제공해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씨가 거주한 셰어하우스는 보증금 102만원에, 월세가 30만원으로, 인근 원룸 시세(보증금 500만~1000만원, 월세 40만~50만원)와 비교하면 보증금이 10~20% 수준에 불과하다.



  다양한 국적의 거주자가 함께 생활하는 국제 교류가 특징인 일본 업체 ‘보더리스하우스(borderless house)’는 2013년 1월 서울지사를 개점하고 강남 1~3호점과 홍대 1~4호점 등 지역을 꾸준히 넓혀 현재 국내에 26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보더리스하우스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1대1 비율로 입주시켜 외국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보더리스하우스 한국지사 이성일 대표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거주상황을 조사해보니 고시원이 많았다”며 “보더리스하우스를 찾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1년 미만의 단기 거주자들이고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언어를 익히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보더리스하우스 입주 조건은 20~35살의 싱글이다. 지점마다 유럽이나 영국·미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1~2명씩 있고 아시아인도 절반 정도 입주하고 있다. 보더리스하우스 역시 보증금이 50만원 이하고 월세도 인근 자취방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하다.





  셰어하우스(Share house)란 나누다(Share)+집(House)의 합성어이다. 셰어하우스의 거주 형태는 원룸, 고시원, 오피스텔 등 기존의 1인 주거시설과 다르다. 셰어하우스 입주자들은 주방·욕실 등 공용시설을 함께 사용하며 1인실, 2인실 등 원하는 방에 입주해 산다. 입주자의 방은 1인실 또는 2인실로 독립적인 공간을 보장하는 한편, 주방·거실 등은 공용 공간으로 정해 함께 사용하며 공동 관리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셰어하우스가 대중화됐다. 1~2인 가구가 많은 일본의 경우 셰어하우스는 1990년대부터 등장한 주거 양식이다. 일본의 셰어하우스는 1990년대 여행자들이 잠시 머무는 게스트하우스로 출발했다. 1990년대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빌릴 수 있는 아파트는 일부 고급 임대주택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일본의 임대 계약은 보증금, 중개수수료, 그리고 보증인까지 있어야 가능했는데, 외국인이 일본에서 보증인을 구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 장기체류를 위한 집을 빌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셰어하우스 사업이 시작됐다. 당시에는 셰어하우스를 ‘가이진(일본어로 외국인이라는 뜻) 하우스’라고 불렀다.



  일본에서 셰어하우스가 대중화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입주자 ▲건물의 노후화 및 관리 미비 ▲국적·생활양식의 차이로부터 생겨나는 오해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운영관리·매니지먼트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회사가 생겨났다. 일본의 셰어하우스는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해가며, 최근에는 일본인들의 거주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국내 셰어하우스 수는 2015년을 기준으로 5,000여개 정도로 추정된다.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2020년에는 1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셰어하우스가 新 주거 트렌드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 청년층의 주거 빈곤이 심각해졌음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보증금이 적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전월세난이 지속되면서 셰어하우스 형태가 학생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싱글족들이 선호하는 오피스텔이나 다세대 주택은 공간 독점으로 만족감을 얻는 대신 협소한 공간, 정서적 외로움 등 일상생활에서 오는 단점이 적지 않다. 셰어하우스는 이를 해결해주고 주거비용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1월 28일(월) 프리미엄 셰어하우스 운영업체인 ‘동거동락’이 중앙대학교 1호점을 열었다. 약 50여 평 규모로 2층 단독주택을 개축한 셰어하우스다. 비슷한 위치에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셰어하우스도 있다. 성북구 석관동 한 아파트에 한국외대·고려대·경희대 대학생들이 통학 가능한 셰어하우스가 있다.



  지난달 4일(목)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한 제주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셰어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제주지역 출신 대학생을 위해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과 동작구 사당동에 각각 ‘탐라house 동대문’과 ‘탐라house 동작’을 마련했다. 이용요금은 1인실 월 30만원, 2인실 월 20만원으로, 현재 민간에서 운영되고 있는 셰어하우스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향후 수도권 지역에서 탐라house를 확대 운영하는 한편, 제주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제주지역에도 셰어하우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탐라house는 저렴할 뿐만 아니라 인근에 대학교들이 인접해 있어 기존 탐라영재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탐라하우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탐라house 동작 개소식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수도권에서 공부하는 제주 대학생 인재들에게 공부방을 제공해 기쁘다”며 “셰어하우스를 통해 제주 청년들의 주거비용을 덜 수 있도록 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 전했다.



  지난 1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청년 주거 빈곤 문제와 관련해 ‘셰어하우스 10만호 공급’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청년들의 실업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주거불안도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특히 침실은 따로 사용하지만 거실·주방·욕실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인 셰어하우스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1인 가구 청년들에게 셰어하우스를 연간 2만 호 이상, 2022년까지 총 10만 호 이상을 공급하고 월 임대료도 20~30만원 수준으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대학 주변에도 셰어하우스가 있다. 총 4명이 입주한 셰어하우스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전선미(도예·16) 씨는 “셰어하우스 전에 고시원에서 살았는데 고시원에 비해서 방값이 싸고 쾌적했다”며 “세면시설이나 부엌도 쓰는 사람이 고시원에 비해 적어 자유롭게 이용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끼리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전 씨는 “같이 사는 사람들끼리 영화도 보고 야식도 먹은 경험이 생생하다”며 “다만 입주자가 모두 여자여서 그런지 아침시간에 씻는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들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당분간 셰어하우스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셰어하우스 전문 포털 ‘컴앤스테이’에는 채 1년도 안 돼 137개의 셰어하우스가 등록했다. 컴앤스테이는 최근 LG전자와 업무 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 컴앤스테이는 셰어하우스에 적합한 LG전자의 제품들을 선정해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점점 셰어하우스 시장이 커지며 그에 따른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셰어하우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대학가에 있는 중대형 아파트의 몸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한 집에 여러 명이 생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방이 3개 이상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화여대 인근에 셰어하우스로 많이 활용되는 대현 럭키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의 가격은 1년만에 4억 3,250만원에서 4억 7,4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상승률이 9.6%로, 같은 기간 서울지역 중·대형 아파트 상승률(3.2%)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셰어하우스 업체들은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불특정 다수가 함께 생활을 공유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를 꼽는다. 셰어하우스는 전혀 모르던 사람과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피해 사례가 발생한다. 함께 사는 사람들과 크고 작은 다툼이 생길 수 있는가 하면, 성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온라인을 통한 부동산 거래에서도 입주자가 신분이 확실한 사람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셰어하우스 우주의 경우 입주를 결정하기에 앞서 담당 매니저가 면접을 진행하고 사전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생활방식을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셰어하우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사전감독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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