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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붙은 기자들[폴리페서 편]
박수영, 윤성민 ㅣ 기사 승인 2017-11-12 19  |  594호 ㅣ 조회수 : 114
찬성 - 폴리페서의 제한은 정치 후진국으로 가는 발걸음이다

폴리페서는 정치(Politics)와 교수(Professor)의 합성어다. 2004년 제17대 총선을 시작으로 21세기 정치계는 폴리페서의 시대다. 제17대 총선에서 당선된 교육자 34명 가운데 26명이 교수였다. 제18대 대통령 선거 기간에는 500명이 넘는 교수들이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후보 캠프에 참여했다. 올해 5월 제19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캠프에는 약 1,000명의 교수들이 몰렸다.



교수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우리 사회는 비판적이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인 조국 씨가 대표적인 예다. 조 씨는 지난 5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이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파국인지 조국인지, 서울대 교수는 사퇴해야 한다”고 독설하기도 했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최순실 게이트에 교수 출신 고위 공직자가 대거 연루된 바 있다. 대중들에게 폴리페서는 기존 정치권력에 더해진 새롭지 않은 정치인일 뿐이다. 또, 교수의 역할이 ‘대학’에서의 교육과 연구이므로 교수의 정치 참여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폴리페서가 강의에 불성실한 교수이자 성과와 사회적 봉사를 보이지 않는 학자라고 말한다.



물론 교수의 본업은 연구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 또한, 교수의 사회적 책무다. 교수는 충분히 연구 성과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정치 발전을 이끌 수 있다. 실제 연구 성과와 이론을 현실에 잘 적용해 구체적인 성과를 낸 교수가 적지 않다. 어떤 행태를 보이고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문제일 뿐 교수의 정치와 행정 참여 자체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사회문제는 매우 복합적이라, 정책 결정에 있어 전문성은 필수적인 요소다. 교수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 발전에 기여하고 학문적 성과를 국가와 사회를 위해 사용한다면 교수의 정치 참여는 오히려 권장해야 할 행위다.



민주국가에서 자유로운 정치 활동은 시민의 정당한 권리다. 즉, 자유로운 정치 활동은 국민의 기본권이다. 교수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정치 활동을 문제 삼는 것은 종교를 가지거나 신앙생활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드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해외 선진국은 교수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정치 참여를 허용한다. 성숙한 국민의식의 결과물이다. 선진국에서 정치적 중립은 ‘직무 수행’에 있어서만 지키면 된다. 아직도 교수의 정치 참여가 학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는가. 정치적 중립성의 의미를 상투적으로 해석해서 교수의 정치 참여를 제한하지는 말자.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반대 - 이 사회에는 교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우리나라는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주의 국가다. 교수가 정치에 참여하는 ‘폴리페서’도 이런 차원에서만 보자면 비판할 이유가 없다. 교수도 참정권을 지닌 국민이며, 교수의 전문성 또한 정치권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수는 교육과 사회 비판이라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이런 책임은 정치인의 자리가 아닌 교수의 자리일 때 발휘된다.



정치 참여를 교수의 사회적 책무라고 보는 시각도 어느 정도는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폴리페서라고 불린 교수들이 이런 사회적 책임을 다했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정치권은 권력자의 눈에 잘 보여야 하는 권력의 세계다. 이런 곳에서 교수가 교수만의 비판적 지성이나 소신을 펼칠 수 있을까? 결국, 폴리페서는 좋은 의도로 정치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기 쉽다. 교수가 책임을 다해야 하는 곳은 정치권이 아닌 학교고, 재야며, 시민사회여야 한다.



사실 폴리페서는 지식인들이 모두 정치권으로 흘러가는 우리나라의 ‘정치 만능주의’로 인해 만들어진 비극이다. 정작, 교수가 있어야 할 학교와 시민사회는 ‘지성의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교수의 정치 참여는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로 이어진다. 폴리페서가 교수직을 버리지 않고 정치에 참여하기 때문에 반복되는 일이다. 공천 참여나 선거 캠프 참여 등 굵직한 정치 활동이 있으면 잦은 휴강이나 조기 종강, 심한 경우 폐강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모두 학생들의 피해로 돌아간다. 교수의 정치 참여를 개인의 자유라고 봐도 학생의 수업권 또한, 보장해야 할 자유다.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처럼 교수의 직위를 내려놓고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필요하다. 미국은 선출직에 진출할 때 휴직 기간이 2년 이상이면 사직을 해야 한다. 또한, 사직한 교수가 강단으로 복귀할 때는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 일본 역시 국회의원이나 장관 등에 나설 때는 교수직을 내놓는 것이 관례이며, 휴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승인절차를 밟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런 법안 없이 대학의 규정과 개인의 양심에 의존하고 있다.



물론, 앞에서 말했다시피 교수의 정치 참여를 무조건 금기로 몰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사회에서 필요한 목소리는 정치인의 목소리뿐만이 아니다. 교수가 교수의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우리 사회에선 중요한 힘이다. 또한,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은 교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부디, 정치 참여라는 좋은 명분에 교수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윤성민 기자 dbstjdals0409@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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