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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호 응답하라 취업의 신
홍준표 기자 ㅣ 기사 승인 2013-05-20 00  |  526호 ㅣ 조회수 : 585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주신 명함을 보니 직책이 ‘카마스터’인데요. 직책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카마스터란 쉽게 말해 영업사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아자동차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에서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며 차를 판매를 하는 게 주 업무입니다. 사실 기아자동차에서는 약 10년 동안 카마스터를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기업 정책상 정직원보다는 대리점을 통해 판매를 하거나 계약직 사원을 영업임무에 투입시키곤 했죠. 하지만 소비자들의 성향이 바뀌고 기업에서의 영업에 대한 인식도 자체도 변함에 따라, 회사에서 작년 처음 공채를 통해 카마스터들을 뽑기 시작했고 제가 그 1기로 기아자동차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전공은 기계자동차인데 영업부서에서 근무하신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저도 처음엔 고민을 많이 하긴 했습니다. 제가 입사할 당시, 그러니까 2012년 상반기 공채에 기아차뿐만이 아니라 현대자동차 연구/개발 부서에도 같이 지원했어요. 기아차가 조금 더 일정이 빨라 먼저 입사 최종결과가 발표돼서 연수를 받았고, 현대차도 일이 잘 풀려 최종면접만을 남겨둔 상태였거든요. 최종면접이라는 게 큰 이변이 없는 한 떨어질 일이 없기 때문에 두 기업을 두고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사실 처음 두 회사에 지원서를 제출했을 때만해도 현대자동차 연구/개발 부서에 입사하는 게 1지망이었고 기아차가 2지망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아차에서 연수를 받아보니 오히려 영업이라는 직무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제 전공지식을 살린다면, 큰 매출성과를 올려 일반 연구자보다는 미래에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현대자동차 최종면접에는 불참하고 기아자동차에 남게 되었습니다.


  Q. 마음만 먹으면 현대자동차로 입사하셨을 수도 있었던 것이군요. 이렇게 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인사 담당자들에게까지 선배님을 어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떤 것이었나요?


  A. 제가 입사당시에 나이가 서른이었어요. 동기들에 비해서는 굉장히 많은 나이죠. 보통 나이가 많으면 취직하기에 매우 불리한 요소라고들 해요.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취직에 나이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나이가 많고 특별히 대단한 스펙이 없어도, 면접관들에게 자동차에 대한 제 열정과 애정을 진실되게 표현할 수 있다면 면접관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면접관들에게 제가 왜 늦은 나이로 취직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우리대학 재학생은 아니었어요. 스무 살엔 다른 지방 국립대학교의 자동차학과에 다니고 있었죠. 하지만 자동차기술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 이론이 아닌 실무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대학을 자퇴한 후 인천으로 올라와 수제 자동차 공장에 메케닉으로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당연히 크게 반대하셨죠.


  연고지 없이 같이 상경한 친구와 둘이서 그렇게 반년 동안 공장에서 실무를 하고 부품을 직접 제작해 보니, 이제는 다시 실무가 아닌 이론에 대해 공부가 필요함이 느껴지더라고요. 하지만 이미 자퇴를 했기에 다시 돌아갈 수는 없어서,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인하공업전문대에서 2년 동안 야간수업을 들으며 공부했습니다. 우리대학에는 이후에 편입을 통해 08학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고요. 자동차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 하나만으로 정말 산전수전 다 겪은 셈이지요, 자소서에도 그리고 면접에서도 제가 가진 이런 특별한 이야기를 최대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면접관들에게 저의 이런 이야기를 설명해주니, 나이에 대한 핀잔은 커녕 “당신의 자동차에 대한 열정과 그런 무모함이 우리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다”며, 오히려 더 좋아하시더라구요(웃음).


  Q. 하지만 2011년 하반기 공채에서는 같은 현대, 기아에 지원했지만, 그땐 취업이 잘되지 않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반년 만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건가요?


  A. 표면적인 변화로는 어학점수를 남들이 가지는 정도의 수준으로 올린 것에 있었어요. 이전 하반기 공채시즌에는 토익점수가 그다지 좋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반년동안 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성적을 올렸죠. 하지만 이건 스펙을 쌓았다기보다는 가장 기본적이고 필요한 준비를 한 것뿐이고 정말 주요한 변화로는 한번 취업에 미끄러지면서 저의 부족한 점을 알게 되었고 취업에 임하는 태도가 변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채에 임할 때, 서류전형이 되었든 면접이 되었든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서류 한 장 혹은 몇 분의 면접시간 동안 나를 인사담당관들에게 어떻게 잘 설명하고 어필하느냐입니다. 제가 취업에 실패했던 하반기 공채에서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남들이 하듯이 임했다면, 2012년 상반기 공채에서는 “나는 이제 서른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번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임했습니다.


  자소서에서도 허울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 추상적인 이야기 대신, 나이가 많은 저만이 가질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들과 자동차를 향한 열정을 담아내고자 했고, 면접에서도 나이와 평범한 스펙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면접관들에게 당당하게 표현하고자 주력했었죠. 이 하나의 변화가 하반기 공채와 상반기 공채 결과의 큰 차이를 이끌어 낸 것입니다.


  Q. 나이와 스펙. 이렇게 보통의 재학생들이 생각하기에는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바라볼 것만 같은 요소들보다는, 자소서와 면접에서 어떻게 어필을 하는가가 중요한 것이군요. 어쩌면 취업에는 왕도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A. 네 사실 그런 기준으로만 본다면, 나이도 많고 그렇다고 뛰어난 스펙을 가진 것도 없는 제가 현대차나 기아차와 같은 대기업엔 입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취업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면접관들의 생각은 우리들과는 정말 달라요. 그들이 보았을 땐 스펙만으론 대한민국의 수천, 수만의 취업준비생은 정말 다 비슷비슷한 사람들인 거예요. 우리들 가운데 영어점수가 몇 점 더 높고 자격증 몇 개 더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면접관들에게 점수를 딸 수 없어요. 스펙 같은 것들은 면접관들 앞에선 최소한의 자격조건이거나 아니면 면접 시에 나를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일 뿐이에요. 절대 스펙 자체가 취업의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간혹 후배 여러분을 보면 스펙이 모든 것인 양, 방향성도 없이 이것저것 수집하듯이 스펙을 쌓는 친구들이 있어요. 하지만 이건 잘못된 방법입니다.


  주위에도 보면 이런 같은 오류를 범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어요. 작년에 저와 같은 날 과에서 수석졸업을 했던 우수한 스펙의 친구는 아직 취업을 못했어요. 반면에 낮은 학점에 정말 별 볼일 없는 스펙을 가졌지만 대신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던 같은 과 친구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거든요. 모든 것은 스스로를 면접관들에게 어필하기 나름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와 노력도 없이 개천에서 용 난다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은 모름지기 준비가 있어야겠죠. 하지만 자신이 면접관들이 혹할 만한 가치가 있음에도 표면적으로 드러낼 스펙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자신에게 가진 경험과 열정을 말과 글로 잘 풀어내 보세요. 그곳에서도 얼마든지 취업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학우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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