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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어서와, 채식은 처음이지?
권나경, 주윤채, 김미리, 김여은 ㅣ 기사 승인 2017-12-10 10  |  596호 ㅣ 조회수 : 633
모든 채식주의자가 채소와 과일만 먹는 것은 아니다. 채식주의는 대개 8단계로 구분된다. 우선, 극단적 채식주의라고 불리는 ‘프루테리언(fruitarian)’은 오로지 과일만 섭취하는 채식주의다. 이들은 식물의 뿌리와 열매도 생명이므로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식물이 우리에게 내어준 과일만 섭취한다.

다음으로는 완전 채식 ‘비건(vegan) 채식’이 있다. 비건 채식은 육류, 어류, 유제품 등 일체의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고 채소와 과일만 먹는다. 다음으로는 ‘락토(lacto) 채식’과 ‘오보(ovo) 채식’이 있다. ‘lacto’는 젖과 우유를 뜻하고, ‘ovo’는 알을 뜻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락토는 유제품까지 먹는 채식주의, 오보는 알 종류까지 먹는 채식주의다. 이 둘을 합친 ‘락토 오보(lacto-ovo) 채식’은 유제품과 알 종류를 모두 먹는 채식주의다.



‘세미 베지테리언’은 보다 완화된 채식주의이다. 이는 ▲페스코(pesco) 채식 ▲폴로(pollo) 채식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으로 나뉜다. 순서대로 육식을 허용하는 범위가 넓다. 우선, 페스코 채식의 경우 락토-오보 채식이 허용하는 식품과 더불어 해산물까지 허용한다. 이어, 폴로 채식은 조류까지 섭취한다. 가장 융통성 있는 채식주의인 플렉시테리언은 채식을 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육류를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완전한 육식과의 결별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채식과 육식을 겸한다. 따라서 채식의 세계에 입문하는 많은 이들이 플렉시테리언을 선택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새로운 채식 형태가 등장했다. ‘비덩주의’는 국물 음식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춰 ‘덩어리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을 말한다. 비덩주의를 선언한 이들은 고기, 생선으로 육수를 낸 국물까지 먹는다.



국내 연예인 중에서도 채식을 선택한 이들을 찾아볼 수 있다. 탤런트 이하늬 씨, 가수 이효리 씨, 가수 김종서 씨는 대중매체를 통해 페스코 채식에 동참하고 있음을 알렸다. 또한, 개그맨 김제동 씨는 방송을 통해 어린 시절 집에서 기르던 돼지를 도축하는 것을 본 후 비건 채식주의자가 됐다고 말했다. 채식만으로 충분한 영양 섭취가 가능할까?



지난 2015년 11월 9일 MBC다큐스페셜 〈채식의 함정〉이 방영됐다. 이 방송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해 채식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렸다. 하지만, 방송 후 많은 이들이 방송 내용이 편파적이었다며 반발했다. 또한, 그들은 채식주의자도 채식을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채식을 통해 지구의 생명체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방송에 의하면 검사에 임한 채식주의자 9명 중 7명이 비타민D 불충분, 4명이 근육량 미달, 3명이 비타민 B12 불충분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필수아미노산의 결핍 ▲칼슘 부족 ▲비타민D와 B12의 부족 등이 채식의 문제점으로 꼽히곤 한다.



우선, 채식하게 되면 육류를 통해 섭취해야 하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의 결핍이 생긴다는 것이 채식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채식주의자들은 콩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콩만큼은 아니지만 현미와 같은 곡류에도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돼 있어 채식으로도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가능하다.



다음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칼슘 부족이다. 칼슘은 뼈와 치아를 구성할 뿐만 아니라 혈액에 존재하며 심장박동 등에 관여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유제품과 생선의 뼈 등이 알려져 있다. 락토 채식 이후부터는 유제품을 통해 칼슘을 섭취할 수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비건 채식과 오보 채식의 경우에는 참깨, 다시마, 미역을 비롯한 해조류를 통해 칼슘을 보충할 수있다.



위의 방송에 따르면 채식주의자의 비타민D와 B12 결핍이 심각해 보인다. 하지만, 방송 내용을 부정하는 측은 이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두 종류의 비타민 부족은 채식이 아닌 현대인의 생활습관 때문인데, 이를 채식의 탓으로 몰아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 중 약 93%가 비타민D 부족이라고 한다. 비타민D의 부족이 채식의 문제가 아니라 햇빛을 충분히 쐬지 못하는 현대인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다.



비타민B12는 채식주의자에게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 중 하나다. 주로 동물성 식품에 포함돼 있다고 알려진 비타민B12는 영양제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쉽다. 하지만, 굳이 영양제가 없더라도, 김 2장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도시락 김’ 한 봉지에 들어있는 8mg의 비타민B12는 하루 권장량 2.7mg을 훨씬 넘기 때문이다.



채식으로 다이어트 성공하기?



흔히 채식이 체중감량에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을 시작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 채식이 체중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식물성 지방과 당류의 과도한 섭취는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곡류 속에 다량 함유된 탄수화물은 다이어트의 적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동물성 지방이 부족하면 식사를 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다면 채식은 배고픈 식사일까?



이에 대한 답으로 ‘배스킨라빈스 31’의 상속을 포기하고 환경운동가가 된 존 로빈슨은 ‘복합 탄수화물’을 제시했다. 현미와 통밀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도정과정을 거치면 곡물의 섬유질과 각종 영양소가 없어진다. 그 결과 탄수화물만 남게 된 단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속히 올려 지방을 축적하는 데 기여한다.



하지만, 도정과정을 거치지 않은 곡물의 경우 섬유질이 많고, 혈당을 천천히 높이는 ‘고섬유 저당분’ 식품이다. 따라서 포만감을 자극하는 시간이 늘어나 식욕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대학가에서도 채식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채식동아리가 생겨나고 교내 채식 전용 식당이 등장한 곳도 있다.



동국대 서울캠퍼스(이하 동국대)의 학생식당인 상록원 3층에는 ‘채식당’이 자리 잡고 있다. 채식 뷔페 형식으로 구성된 이곳은 샐러드, 쌈채소 등이 기본으로 준비돼 있다. 이외에도 콩불고기, 두부계란전 등의 다양한 10가지 정도의 메뉴가 있다. 동국대 채식당은 불교계 대학답게 실제로 사찰음식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영양사가 날마다 사찰음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한다. 이곳은 학내인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용 가능하며 가격은 7,000원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2시간동안 운영된다.



서울대는 지난 2010년 학내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채식 식당인 ‘감골식당’을 개설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전용 식당 개설을 요청하는 학생회의 의견을 학교가 수용한 것이다. 또한, 종교적인 이유로 육식을 하지 않는 외국인 학생들이 늘어난 점도 감골식당 탄생에 한몫 했다. 감골식당도 뷔페형식으로 운영되며, 육류대용으로 요리한 콩고기 바비큐 스테이크와 순두부 들깨탕 등이 대표메뉴다. 학생이나 교직원 등 등록대상은 6,000원, 일반 시민은 7,000원에 이용할 수 있고 운영시간은 동국대와 같다.



대학교에서만 채식 식단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채식의 날’을 보낸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지역 내 초등학교 중 105곳을 ‘채식의 날’ 시범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시범학교는 학교 자체적으로 주 1회 채식의 날을 지정해 학생들에게 채식을 기반으로 한 양질의 급식을 지원한다. 식단은 학교급식에서 육류 및 육가공품, 인스턴트식품 등 가공식품을 제외하고 나물, 조림, 찜, 국 등 채소 위주로 구성한다. ‘채식의 날’ 시범학교는 식단을 통한 학생건강 증진 도모와 채식식단에 관한 식생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또한, 채식 식단 운영의 장점을 학부모에게 충분히 홍보해 채식의 날 운영의 필요성을 인지시키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채식의 날’도 있지만, 공식적으로 제정된 ‘채식의 날’도 있다. 매년 10월 1일은 국제채식연맹(International Vegetarian Union)이 제정한 ‘세계 채식인의 날’이다. 생명 존중과 환경 보호, 기아 해결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매년 인간의 음식으로 이용되는 약 170억 마리의 동물과 방목으로 인한 산림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다. 또한, 많은 양의 사료용 곡물을 동물이 아닌 기아에게 제공해 기아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세계 채식인의 날에는 국제채식연맹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서 채식 관련 행사를 한다.



기자는 평소 비건 채식과는 거리가 먼 식습관을 갖고 있다. 바쁜 일상생활 때문에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먹는다. 또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보관이 어려운 과일과 채소는 따로 챙겨먹지 않고 있다. 1인 가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대학생의 경우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과일과 채소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시간이 없는 시험 기간에는 과도한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로 피부 트러블이 올라오고 속이 불편한 경험을 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사소한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평소 과제를 하기 위해 스타벅스를 자주 가는 기자는 라떼 종류의 커피를 많이 마신다. 라떼에 필수적으로 들어있는 우유는 동물성 식품으로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유제품 중 하나다.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비건을 위해 스타벅스는 우유를 두유로 변경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카페라떼의 우유를 두유로 변경했다. 두유는 우유에 비해 단맛이 현저히 떨어져 많은 사람이 시럽을 넣어 먹는다. 하지만 기자는 기존의 라떼와의 비교를 위해 넣지 않기로 했다. 두유로 변경한 라떼를 마셔보기 전까지는 많은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드러운 단맛이 강한 기존 라떼에 비해 두유를 넣은 라떼는 고소한 맛이 강했다. 두유를 넣은 라떼는 곡물라떼와 흡사한 맛이었다. 향에서는 기존의 라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단맛의 정도와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카페라떼보다 많은 양의 우유가 들어가는 돌체라떼는 두유 특유의 고소한 맛이 더욱 잘 느껴졌다. 돌체라떼 위에 올라가는 휘핑크림도 두유로 변경할 수 있었지만, 지점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맛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두유로 만든 라떼는 기자의 생각보다 특별한 맛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에서 작은 변화로 실천할 수 있는 채식의 범위가 넓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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