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부담은 줄이고, 만족은 늘리고
내 데이팅 앱의 시장규모는 2016년 기준 약 700억으로 추산된다. 그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데이팅 앱의 가입자는 약 330만 명이 넘는데, 2015년 우리나라의 25세~44세 미혼 인구가 600만 명인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한 수치다.
데이팅 앱 ‘아만다(아무나 만나지 않는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앱 이용자 중 54%는 데이팅 앱의 장점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팅을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로 꼽았다. 이어 51.1%는 ‘마음에 드는 상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데이팅 앱의 장점이라고 답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사용자 중 71%는 데이팅 앱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90.4%는 앱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 중 67.1%가 ‘진지한 연애’를 위해 데이팅 앱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 만남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팅 앱 시장이 점차 커지며 기존의 앱과는 다른 특징과 장점을 내세우는 앱들이 다수 등장했다.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선택해 만날 수 있다는 데이팅 앱의 특성을 극대화한 ‘스카이피플’과 ‘미들’ 등이 그 예다.
스카이피플은 회원가입 절차가 까다롭다. 특히 남성 회원의 경우에는 소위 명문대라고 말하는 대학교를 재학·졸업하거나 전문직, 대기업, 공기업 등에 재직해야 가입할 수 있다.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스펙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스카이피플을 통해 더욱 저렴하게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미들은 데이팅 앱 사용자의 연령이 20대에서 30대 초반에 집중된 것을 보완해 만들어진 앱이다. 30대 미만은 가입이 제한돼 중년들을 위한 데이팅 앱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인을 찾는 데이팅 앱이 아닌, 동네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앱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부담은 줄이고 외로움은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동네 친구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앱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핸드폰 위치 기능을 통해 상대방과 나와의 거리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거리 기능만으로는 기존의 채팅 앱과 차이를 찾기 어렵다. 이에 몇 개의 앱은 SNS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사진과 글을 올려 여러 사람과 소통할 수도 있다. 더불어 친해지고 싶은 상대에게 말을 걸어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2. 앱을 통한 만남, 과연 괜찮을까?
소셜 데이팅 앱의 시장규모가 커지며 문제점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앱 이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데이팅 앱 피해 경험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용자 중 24.2%가 ‘원치 않는 지속적 연락’으로 인한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뒤이어 ‘음란 대화 및 성적 접촉(23.8%)’, ‘개인정보 유출(16%)’, ‘금전 요청(10.2%)’ 등이 피해 유형으로 꼽혔다.
실제로 데이팅 앱 이용자들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화끈하게 놀죠’, ‘D컵이다’, ‘애인도 좋고 친구도 좋다’ 등의 소개 글과 함께 몸매를 노출한 선정적인 사진들이 가득하다. 또 노골적으로 조건만남, 성매매, 외도 등을 요구하는 이용자도 많다. 하지만 데이팅 앱 내에 이를 차단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 데이팅 앱의 시작화면에 뜨는 성매매 관련 주의 공지가 전부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개팅 앱 회원가입 시 필요한 정보는 이름과 사진, 나이, 거주지 등이다. 하지만 시중의 데이팅 앱 중 대다수가 이용자의 회원가입 정보를 인증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지난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데이팅 앱 상위 5개 중 2개는 본인인증·성인인증이 필수가 아니거나 인증절차 자체가 없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는 2차 피해로 이어진다. 도용된 개인정보는 주로 앱에서 상대방에게 어필하는 수단 또는 성매매 유도용으로 사용된다. 소위 얼짱 또는 페이스북 스타로 유명한 이들의 사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사진을 프로필에 걸고 조건만남을 제의하거나, 받는 등 범죄의 수단으로 이용된다.
한편으로는 학벌, 직업, 외모가 앱을 이용하기 위한 기준이 되는 앱이 늘어 자칫 학벌 지상주의,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금전적인 요구를 한 뒤 연락을 끊어 피해를 당했다는 이들도 많다. 가입 당시 핸드폰 번호나 별도의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허위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해자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이처럼 데이팅 앱이 갈수록 범죄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허술한 가입절차와 관리시스템 탓에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저렴한 비용과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편리함을 가진 데이팅 앱, 그렇지만 이대로 괜찮을까?
3. Yes I Can 소셜 데이팅
기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순위권에 있는 데이팅 앱과 동네 친구 사귀기 앱 몇 개를 사용해봤다. 그 중 데이팅 앱인 아만다와 당연시를 비교해 소개하고, 동네 친구 사귀기 앱인 1km와 냥톡을 소개한다. 앱을 사용해 보고 ▲신뢰도 ▲참신함 ▲비용을 비교해 별점을 매겼다.신뢰도는 소셜 데이팅의 가장 큰 문제인 사진 도용, 허위 정보 등을 시스템으로 예방하는 정도를 측정했다. 참신함은 다른 앱과는 다른 특이한 기능을, 비용은 한 번 결제할 때 지급해야 하는 최소 금액을 기준으로 별점을 매겼다.
<아만다>
신뢰도 ★★★★☆ (좋음)가입 심사 시 3개 이상의 사진을 올려야 하며 화질이 지나치게 안 좋아 도용의 우려가 있는 사진 등은 심사에서 제외된다.
비용 ★★★☆☆ (보통)상대방의 프로필을 보거나 이상형을 찾기 위해 사용되는 ‘리본’은 30개에 4,500원이다. 상대방의 프로필을 열람하기 위해선 2개의 리본이 필요하다.
참신함 ★★★☆☆ (보통)가입 후 기존 회원들의 평가를 받고 일정 점수 이상이 돼야 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후기 가입심사가 다른 앱에 비교해 까다로워 회원들의 평균 외모는 준수하지만, 이외에는 다른 앱과의 차이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당연시>
신뢰도 ★★★☆☆ (보통)회원가입 할 때 3개 이상의 사진을 등록해야 하고, 회원들의 평가로 소개받을 수 있는 상대의 등급이 정해진다.
비용 ★★☆☆☆ (나쁨)다른 회원과의 대화방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하트’가 필요한데, 하트는 50개에 7,500원이다. 정기구독을 통해 보다 저렴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참신함 ★★★★★ (매우 좋음)이 앱은 과거에 유행했던 ‘이상형 월드컵’과 유사한 기능을 도입했다. 1단계에서 3단계까지 두 명의 이성 중 내 이상형과 가까운 사람을 선택한다. 그리고 3단계에서 선택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다.
*후기 가장 재밌었던 기능은 PICK ME다. 이 기능은 주어진 프로필을 보고 누구의 점수가 더 높을지 맞히는 게임이다. 단순히 소개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 요소가 더해져 흥미로웠다.
<1km>
신뢰도 ★★★☆☆ (보통)일정 개수 이상의 사진을 등록해야 하지만 위의 두 앱과 다르게 다른 회원들이 외모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비용 ★★★★☆ (좋음)이 앱의 경우 대화를 하기 위해 돈이 들지는 않지만, 내 프로필을 방문하거나 나를 favorite으로 등록한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cm’가 필요하다. 이 cm은 100cm에 1,100원이다.
참신함 ★★★★☆ (좋음)1km는 데이팅 앱에 SNS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이 앱의 ‘Club’은 이성 친구 찾기에 집중된 데이팅 앱의 한계를 극복한 기능이다. Club 기능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관심사를 기준으로 하는 모임을 개설할 수 있고, 누구나 그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운동, 지역, 학업 등 다양한 주제로 개설된 모임은 단순한 인맥 만들기를 넘어 여러 사람과 취미를 공유할 수 있게 한다.
*후기 다른 데이팅 앱의 경우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서로를 평가하고 점수를 매긴다. 하지만 1km는 평가하지 않고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기만 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냥톡>
신뢰도 ★☆☆☆☆ (매우 나쁨)사진을 올리지 않아도 앱 사용이 가능하고, 모든 정보를 허위로 기재할 수 있다.
비용 ★★★☆☆ (보통)다른 회원과 대화를 하는 데 필요한 ‘캣닢’은 800개에 1,200원으로 한 번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50개의 캣닢이 필요하다.
참신함 ★★★☆☆ (보통)냥톡에는 주목할 만한 기능은 없었지만, 별자리 운세나 연애 칼럼을 볼 수 있게 해둔 점이 다른 앱과의 차이점이었다.
*후기 1km와 냥톡은 동네 친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앱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기자에게 대화를 건 거의 모든 사람은 연인이 될 상대를 찾고 있었다. 게다가 냥톡의 경우 처음 여성으로 가입하면 접속 중인 회원 중 남성 회원만 확인할 수 있고, 남성으로 설정하면 여성 회원만 확인할 수 있어 동네 친구를 사귄다는 취지에 맞지 않아 보였다.
주윤채 기자
qeen0406@seoultech.ac.kr
현예진 기자
2sally2@seoultech.ac.kr
김여은 디자인기자
ykim96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