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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겨울의 전령사, 김장
김주윤, 송아현, 한혜림 ㅣ 기사 승인 2018-12-12 15  |  611호 ㅣ 조회수 : 367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치기 전, 매년 이맘때가 되면 주부들의 손이 바빠진다. 1년 동안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을 하기 위해서다. 김장의 사전적 의미는 ‘겨우내 먹기 위해 늦가을에 김치·깍두기·동치미 등을 한목 담그는 일, 또는 그 담근 것’이다. 한국인의 소울푸드라 불리는 김치는 세계 5대 건강식품이다.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배추와 각종 채소가 들어가 대장암 예방효과가 있고, 항암효과 또한 탁월하다.



  김장은 오랫동안 우리 곁에 존재했던 전통문화다. ‘파김치가 되다’, ‘김칫국부터 마신다’, ‘김칫국 먹고 수염 쓴다’ 와 같이 김치와 관련된 속담도 많다.



  김치의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여러 문헌과 문학작품을 통해 김장 풍속을 엿볼 수 있다. 조선시대 좬동국세시기좭에는 ‘봄의 장 담그기와 겨울의 김장 담그기는 가정의 중요한 일 년 계획’이라는 구절이 있다.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좬동국이상국집좭에서 ‘무를 소금에 절여 구동지에 대비한다’라는 구절을 볼 수 있다. 발효음식에 대한 언급은 삼국지 속 좬위지동전좭에서 ‘고구려는 발효식품을 잘 만들어 먹었다’라는 구절로 처음 등장한다. 이를 통해 김치를 비롯한 발효음식 문화가 삼국시대 때에도 존재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김장의 보관 방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전해왔다. 음식을 오래도록 보관하기 위해 인류가 가장 먼저 사용한 보관 방법은 건조다. 식품을 건조해 수분을 증발시키고 식품의 부패 및 변질의 속도를 늦춘 것이다. 그 후 식품을 소금으로 절이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방법이 한반도의 기후와 잘 맞아 김치가 탄생하는 주요한 배경이 됐다.





  김장의 적절한 시기는 입동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입동은 24절기 중 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겨울이 시작된다’는 의미가 있다. 김장은 일 평균 기온이 4℃ 이하이고, 일 최저기온이 0℃ 이하로 유지될 때를 적기로 본다. 이보다 이른 시기에 김장하면 김치가 빨리 익어 쉽게 무르게 되며, 더 늦게 김장을 하게 되면 식자재가 얼어 좋은 맛을 낼 수 없다. 대개 입동 전후로 5일 안에 김장하면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다.



  지역마다 하루 평균 기온과 일 최저 기온이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김장 시기와 방식에 차이가 있다. 따뜻한 남쪽 지방은 음식이 쉽게 상할 수 있어 마늘과 고춧가루, 소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짜게 담그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북쪽 지방은 김치가 쉽게 쉬지 않아 신선하고 담백하게 만들어 간이 싱거운 편이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지역은 중간 내륙지방에 위치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으며, 주로 새우젓을 사용하고 짜거나 싱겁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김장은 그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는 의식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행사다. 한국인 특유의 정서인 ‘정’을 바탕으로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독창적 식자재의 활용을 인정받아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김장김치는 재료와 지역 특색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대표적 김장김치인 배추김치는 지역을 막론하고, 가장 널리 사랑받는 김치다. 배추김치는 소금물에 절인 배춧 속에 부재료를 넣어 버무리는 것으로, 지역에 따라 쪽파, 미나리, 젓갈류, 찹쌀풀 등 다양한 부재료가 사용된다. 대개 남쪽으로 갈수록 짠 정도와 맵기가 강해지며 묵은지로 만들어 찌개와 볶음요리에 활용하기도 한다.





  배추와 더불어 김장김치에서 많이 쓰이는 주재료 중 하나가 무다. 무는 김장을 통해 맛있는 김치로 변신한다. 무는 김장철 직전의 늦가을에 수확한 것이 가장 달고 단단하다. 무김치는 김장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존재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깍두기다. 깍두기는 무를 네모 모양으로 깍둑썰기해 소금물에 절인 후, 배추김치와 마찬가지로 부재료로 양념을 만들어 버무려 만든다. 아삭한 식감과 새콤한 맛이 일품으로 국이나 탕류와 조합이 좋다.



  무김치는 여름철 별미로도 활용된다. 나박김치와 동치미가 그 예인데, 둘 다 무를 얇게 썰어 소금에 절여 만드는 국물김치다. 나박김치는 매콤한 맛의 빨간 국물을 내지만, 동치미는 톡 쏘는 투명한 국물을 낸다는 차이가 있다. 여름철 입맛을 돋우기 위해 국물김치에 소면을 삶아 넣어 먹기도 한다. 이외에도 무는 총각무를 절여 만드는 총각김치와 김장을 하고 남은 무를 활용해 소량으로 담그는 섞박지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갓과 오이는 김장김치에 특색을 더해주는 재료다. 갓김치는 전라도 지방을 대표하는 김장김치로 갓을 소금물에 절인 후, 젓갈과 고춧가루를 활용해 매콤한 양념에 버무리는 형태다. 초겨울 갓은 서리에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특유의 향이 생긴다. 특히 여수 지역의 돌산 갓은 일반 갓과 비교해 향이 더욱 진해 갓김치에 많이 사용된다.



  오이소박이 또한 아삭한 오이의 식감이 돋보이는 김치로, 궁중에서 유래됐다. 오이를 서너 단으로 잘라 칼집을 낸 후, 김치 양념을 섞어주면 된다. 수분기가 많은 오이는 양념과 어우러져 한층 깊은 국물을 만들어낸다. 차가운 성질을 가진 오이 때문에 속 재료로는 더운 성질의 부추를 많이 활용한다. 알록달록한 색감을 만들기 위해 속 재료로 당근을 넣기도 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식자재들이 지역 특색에 맞춰 김치로 활용되고 있다. 해산물이 풍부한 강원도와 제주도에서는 오징어김치, 전복김치, 굴김치 등을 볼 수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 등의 남부 내륙 지방에서는 고추김치와 우엉김치, 고들빼기김치 등이 유명하다. 남부 내륙 지방은 따뜻한 기후 탓에 부패하기가 쉽다.





  김장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달 26일(월) 제2학생회관 주차장에서 2018년 사랑의 김장 담그기가 진행됐다. 김종호 총장, 정재홍(건시공·13) 총학생회장 등 주요 내외빈들이 참석했다. 10개의 조로 나뉜 60여 명이 열심히 배추김치를 담그며 김장에 참여했다.



  많은 집이 김장을 시작하는 요즘 기자는 김장에 도전했다. 수많은 김치 중 기자가 선택한 김치는 깍두기다. 깍두기는 설렁탕이나 뼈 해장국 등 국, 탕 음식과의 궁합이 좋고, 담그는 방법도 꽤 간단한 편에 속한다.





  김장에 앞서 먼저 김장에 필요한 재료들이 있다. 깍두기에 필수인 무와 양념에 필요한 까나리액젓, 고춧가루, 설탕, 소금, 다진 마늘 등을 준비했다.



  먼저 무를 물에 깨끗이 씻어내며, 묻어있는 흙을 수세미로 닦아낸다. 그 후에 무를 먹기 좋은 크기로 깍둑썰기한다. 한입에 넣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잘라낸 무를 통에 옮겨 담은 후, 소금을 적당량 넣고 섞어서 절이는 시간을 가진다. 30분 정도 시간을 둔 후 소금물에 절인 무를 다시 깨끗이 씻어낸다. 이때 소금물을 다 버리지 않고 조금 남겨둬야 한다. 후에 소금물을 약간 부어주면 무에서 나온 특유의 즙과 어우러져 풍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젓갈류가 발달한 해안 지역에서는 무를 소금에 절이는 대신 새우젓을 넣어 버무리기도 한다.



  씻어낸 무에 설탕, 고춧가루, 까나리액젓을 적당량 넣고 버무린다.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의 양을 조절하면 된다. 기자는 매운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끼지 않고 고춧가루를 넣었다. 뭉치지 않게 여러 번 버무려 주니 손쉽게 깍두기가 완성됐다. 완성된 깍두기는 붉은빛을 띠며 그럴싸한 모양새를 보였다. 기대되는 마음으로 한 조각을 맛보니 아직은 고춧가루를 묻힌 짠 무 맛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좀 더 익으면 비로소 우리가 좋아하는 새콤한 깍두기 맛이 될 것이다.





  기자는 직접 김장에 도전한 것이 처음이었다. 앞으로 식탁에 김치가 올라올 때마다 뿌듯하고, 더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 소량의 재료만 준비해서인지 깍두기 김장은 생각보다 간단하고 금방 끝났다. 하지만 이보다 많은 양이었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일 년의 먹거리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김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 많은 독자도 곧 김장하거나, 이미 김장을 했을 것이다. 김장을 경험한 모든 독자가 이번 기사를 읽고 그 기억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김주윤 기자 한혜림 기자

송아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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