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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들의 손을 잡아주세요
김주윤, 한혜림 ㅣ 기사 승인 2019-02-18 18  |  612호 ㅣ 조회수 : 239




 



아동 인권의 현주소



  인권이란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인간답게 살 권리를 뜻한다. 나이나 성별, 외모 등 여러 요소에 영향받지 않는 절대적인 권리다. 그런데 이 절대적인 권리를 모두가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소수자에 해당하는 아동은 더 그렇다. 보호받아야 할 대상인 아동의 인권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따라서 아동 인권은 우리 모두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함께 아동 인권의 실상에 대해 파헤쳐보도록 하자.





 


 



  아동 인권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보편적인 인권은 물론, 특별한 보호와 관리를 받은 권리도 포함한다. 게다가 부모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한다. 국가에서 부담하는 의무교육을 받으며, 형법 아래에서 인간으로서의 독자성을 발휘하는 권리 또한 포함한다.





 


 



  그러나 의식주에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인권조차 지켜지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 예가 바로 기아 문제다. 여러 나라에서 기아 문제가 존재하지만, 가장 심각한 대륙은 아프리카다. 아프리카 기아 문제란 1980년대 초부터 계속된 가뭄과 내전 등으로 인해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기아 문제를 총체적으로 이르는 개념이다.





 


 



  특히 1984년에 일어난 20세기 최고의 가뭄 이후에 총 5억명의 아프리카 인구 가운데 2억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으며, 매일 수백 명씩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심각한 에티오피아에서는 이미 50만여명이 사망했고, 650만여명이 굶어 죽기 직전에 놓여 있다. 수단에서도 굶주림으로 인해 120만여 명이 죽음 직전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기아 문제가 산재한 상황에서 약자인 아동은 더욱 고통받고 있다. 기근에 시달리며 최소한의 아동 인권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허다하다.





 


 



  더불어 보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도 아동의 인권을 침해한다. 개발도상국의 아동은 초등교육조차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게다가 최소 1억명 이상의 여자아이들이 경제적인 이유를 포함한 여러 이유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상황이다. 학교에 갈 수 있더라도 등굣길에서 항상 납치를 당하거나 강도를 당할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등 평등해야 할 교육의 기회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아동 노동력 착취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아동 인권 문제 중 하나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에 쓰이는 축구공의 70% 이상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아동 노동에 의해 생산된다. 게다가 초콜릿 재료인 카카오 생산량이 73%에 이르는 서아프리카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는 아동은 180만 명에 달한다. 온종일 타오르는 태양 아래서 카카오를 따지만, 하루 2달러(약 2,200원)가량 받거나 그조차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아이들이 태반이다.





 


 



  이렇게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아동에 대한 학대와 착취가 이뤄지고 있다. 최소한의 아동 인권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런 문제의 실태를 직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지켜줄게


  아동 인권 신장을 위해 국·내외 여러 구호단체가 힘쓰고 있다. 기아대책, 유니세프(United Nations Child ren’s Fund), 굿네이버스, 세이브 더 칠드런 등이 그 예다. 그들은 아동 권리 실현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 일반인들 또한 구호단체를 통해 다양한 후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유니세프는 익히 알려진 국제 구호단체로 UN(국제연합) 산하기구다. UN 회원국에 각국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50년 3월 25일 위원회가 출범했다. 그들은 세계 190개 국가 아동들에게 보건, 영양, 교육 등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후원금 마련을 위해 상품을 판매하는 ‘착한상품’에 참여하거나 백신 접종 사업 지원을 위한 ‘아우인형 만들기’를 통해 후원할 수 있다. 아우인형은 내 동생, 아우르다라는 뜻을 가진 헝겊인형을 만들거나 입양을 보내면 그 수익금이 백신 구입비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후원 아동들을 위해 정기 공연을 하는 후원자 합창단도 창설됐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일반인 대상 후원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신생아 모자 뜨기는 올해로 벌써 12회를 맞이했다. 또한 돼지와 닭 등의 가축 지원과 여자아이 학교 보내기 등 이색적인 아동 지원 사업이 많다. 후원자들의 아동 인권 의식 향상을 위해 아동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아동 권리 부모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대학생들의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의 봉사활동도 많다.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연합회에서는 시각 장애아동을 위한 대학생 동화 낭독 봉사자를 모집한다. 장애인 복지관 곳곳에서는 청각 장애아동에게 수화를 배우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조선족 노동자 자녀들은 부모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고, 정체성 혼란과 차별적 대우로 인해 힘겨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위해 조선족 밀집지역인 대림동은 자치단체 차원에서 조선족 노동자 자녀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는 케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봉사자들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학습을 돕거나 한국 문화를 가르쳐준다.



 


 



  이외에도 아동 권리 실현을 위한 초국적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 월드쉐어가 있다. 우리나라에 설립된 단체로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밀알 복지재단 등이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저소득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자존감 향상 인형극 ‘빨간모자 꼭꼭이’를 선보인다. 밀알 복지재단은 사랑과 섬김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자폐아와 지적장애아를 위한 대안학교 ‘밀알학교’를 운영 중이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같이가치’라는 펀딩 플랫폼을 선보였다. 다양한 사연을 접수해 모금을 받는 형식인데, 아프리카 빈민촌 아이들의 유치원 기금이나 학교폭력 피해 아동 치료 지원금 등 아동 인권과 관련된 내용도 많다.





 


 



Yes, I can 아동 인권 지키기




  기자는 지난 1월 20일(일)부터 24일(목)까지 4박 5일간 필리핀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기자는 평소 아이들을 좋아해 교회에서도 유치부 교사를 하고 있다. 아동 대상 봉사라는 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다. 장소는 타클로반으로 수도 마닐라에서 차와 배를 타고 4시간가량 이동해야 하는 오지였다.



 


 



  첫날 타클로반에 도착했을 때 다큐에서만 보던 열악한 환경에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물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아이들의 얼굴과 몸에는 흙먼지와 각종 상처들이 두껍게 쌓여있었다. 태어나 처음 마주하는 모습들이었고, 기자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다음날 일정은 고아원 방문이었다. 원장의 말로는 수많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버려져 절반 이상이 부모의 얼굴조차 모른다고 했다. 봉사자들이 각자 5명 정도씩 아이들을 맡아 이야기를 나누고 준비한 간식을 나눠주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맡은 아이들 또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마다의 사연이 있었다. 친오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아이,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다가 뼈가 부러진 채로 고아원으로 달려온 아이,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집이 어려워지자 한순간에 버림받은 아이 등 저마다 끔찍한 상처들을 안고 있었다.





 







  다음날 향한 곳은 농아학교였다. 청력을 잃은 아이들이 있는 곳이었는데, 종이접기와 꿈 발표를 함께 했다. 아이들이 다양한 각자의 꿈을 수화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며 더 좋은 환경에서도 도전을 거부하고, 만족할 줄 몰랐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농아학교에서 만난 아이들 중 엘라라는 아이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





 


 



  엘라는 계부로부터 폭행에 시달리며 공포감을 못 이기고 신음소리를 참다가 실어증에 걸려 얼마 전 농아학교에 온 아이였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의사가 되고 싶다고 당당히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꿈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감사할 수 있었다.





 


 



  필리핀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일은 생계가 곤란한 타클로반 아이들을 위한 쌀 지원이었다. 우리는 공급 시간에 맞추어 부스로 향했지만 부스 밖으로 선 줄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쌀 지원을 해준다는 소식에 셀 수 없이 많은 인파가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쌀의 양은 정해져 있었기에 우리는 1가구당 공급량을 계획의 1/5 수준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한 가구에 종이컵 한 컵 분량의 쌀밖에 주지 못했지만 한 끼도 채 안 되는 그 적은 쌀에도 아이들은 너무나 크게 기뻐했다. 한 톨이라도 더 주우려 바닥에 떨어지는 쌀알을 줍는 모습을 보며 결국 봉사자들은 눈물을 터트렸고 기자 또한 눈시울이 붉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4박 5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자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아이들이 처한 모든 상황이 곧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였다. 작고 힘없는 존재들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며 나의 걱정거리와 불만들이 모두 초라하고 오만하게 느껴졌다.



 


 



  세상에 존중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너무 많은 아이들이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하는 곳에서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힘겨워하고 있다. 그들을 기억하고 따스한 도움을 건네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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