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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해요 취업, 불안해요 취준
양지은 ㅣ 기사 승인 2020-05-12 11  |  629호 ㅣ 조회수 : 123

  코로나-19로 인해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취업 시장 또한 큰 타격을 입는 중이다. 본래 3월 21일(토)에 진행돼야 했던 공무원 필기시험 일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6월 13일(토)로 연기됐다. 이를 시작으로 각종 기사 자격증 및 컴퓨터 활용능력 시험 등의 상시 시험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각종 어학시험과 국가 자격시험 응시도 전면 취소됐다. 29일 예정됐던 토익(TOEIC) 정기시험도 마찬가지다. 한국 토익위원회는 지난달 15일(일)과 29일(일)로 예정된 정기시험 또한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의해 4월 26일(일)로 일정이 미뤄졌다. 일정이 미뤄짐에 따라 그동안 취소됐던 시험을 고려한 한국 토익위원회는 6월 7일(일)에 정기 토익 시험을 추가로 시행할 것을 밝혔다. 서울대 텝스 관리위원회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연장됨에 따라 5월 2일(토)에 시행 될 시험을 5월 9일(토)로 연기하는 등의 공지사항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취업을 준비하던 졸업 예정자 및 취업 준비생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지난달 15일(일) 통계청에 따르면, 15세~25세 청년들 82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그냥 ‘쉬었다’라고 답한 인구는 약 44만명으로 나타났다. 2003년 1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월 기준 처음으로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40만 명을 초과했다. 이 중 특히 20대의 응답 수는 약 39만명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89%나 되는 가장 많은 연령대로 나타났다. 지난 1월(35만 5000명)에 이어 2월까지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 종업원 300인 이상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6개사 중 32.5%가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19.0%는 채용 축소를 계획했고, 8.8%는 한 명도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신천지 사태를 계기로 크게 확산되기 전에 한경연 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고용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충격이 구직 활동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들 역시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상 첫 공무원 시험 연기와 공공기관 및 대기업 등의 채용 일정 연기로 인해 취업 준비생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파악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취준생 44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구직준비에 불안감을 느끼는지'에 대해 설문한 결과 61.1%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불안한 이유로는 ‘채용 연기’가 25.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채용 전형 중단’ 24.2%, ‘채용 규모감소’ 21.7%, ‘상반기 공채 전망이 어두워서’ 12.7%, ‘채용취소’ 9.0%의 비율 순서로 나타났다. 이들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결국 채용 규모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과 발병 또는 자가격리로 인한 응시 기회 박탈 걱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기회전망 소비자동향지수 (Consumer Survey Index:CSI)*가 81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7p 하락한 수치다. 주요 기업은 채용 일정을 연기 및 취소하고, 구직자는 외출 자제 분위기로 인해 구직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결과 취업 전망 수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을 비롯한 10대 그룹 모두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않아 구직자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국가자격증 및 어학 자격증 시험 일정이 취소됨에 따라 대학 졸업예정자 및 취업 준비생들은 올해 상반기 취업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다. 과연 위 시험 일정들이 연기되는 건 취업 준비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공기업은 직무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사 능력검정 혹은 컴퓨터 활용능력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각각 평균적으로 3% 또는 5% 정도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이로 인해 공기업 취업을 원하는 취준생은 없는 시간을 쪼개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공부를 해왔지만,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모든 시험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상황에 허탈함만 느끼고 있다.



  세무사 자격시험의 경우에는 원서접수 시 700점 이상의 토익 시험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토익 정기시험이 잠정 연기되면서 일부 수험생들이 시험을 보지 못하게 됐다. 수험생들은 세무사 시험 전 마지막 토익 정기 시험을 놓치게 된 것이다. 텝스, 토플 그리고 지텔프 등 다른 어학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시험 유형이 달라서 토익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은 대체할 만한 시험이 없다고 토로할 뿐이다.



  금융투자협회는 1월 23일(목)과 4월 8일(수)에 실시할 예정이었던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시험과 펀드 투자 권유 자문 인력 자격시험을 취소했다. 1년에 세 차례만 진행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이 시험을 준비했던 수험생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공채에 필수조건 혹은 합격·불합격에 큰 영향을 주는 시험들이 취소되면서 취업 준비생들은 공채에 지원할 기회조차 잃었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그룹은 3월 6일(금)에 신입사원 합동 교육을 연기한 뒤 30일(월)부터 화상 면접을 통해 일반직과 인턴 포함 연구직 신입과 경력직 채용을 시작했다. LG의 IT업계인 LG CNS는 지난달 초부터 모든 경력직을 화상 면접을 통해 뽑고 있으며 코로나-19가 진정될 때 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CJ그룹은 당초 3월 말까지로 상반기 공채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논의를 거쳐 내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아울러 CJ그룹은 코로나-19 감염 방지 조치 일환으로 일부 계열사가 비대면 면접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인이 기업 35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곳 중 1곳(26.5%)꼴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채용 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기업 중에서는 43.5%가, 중견기업 중에서는 28.3%가, 중소기업 중에서는 24.8%가 각각 채용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변경할 채용 계획 사항을 조사한 결과, ‘채용 일정 자체를 연기’가 64.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면접단계 최소화’ 22.1%, ‘채용 규모 최소화‘ 18.9%, ’상반기 채용 취소’ 12.6%, ‘화상 면접 시행‘ 3.2%, ’필기시험, 인·적성 시험 폐지‘ 2.1%의 순서로 나타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숙제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전 산업 분야에 걸쳐 '고용 대란'은 현실이 되고 있다. 1인 이상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 종사자 증가율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그리고 공연업 등에서 고용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경북지역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850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6만3,000명(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월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의 증가 폭이다.



  조사 결과 지난달 말 상용직 노동자는 약 1,570만 명으로, 작년 동월과 비교해 1.1% 증가했다. 임시·일용직은 약 16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정 급여 없이 판매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사람을 포함한 기타 종사자는 112만여명으로, 3.5%나 감소했다. 종사자 규모로는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가 291만 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하지만 30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사정이 크게 달라진다. 지난달 말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는 약 1,558만 명으로, 0.6% 늘어나는 데 그쳐 전년 동월대비 증가 폭이 지난 1월(22만1,000명)의 절반에 못 미쳤다.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한파가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호텔업을 포함한 숙박·요식업 종사자가 약 121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의 큰 폭으로 줄어 직격탄을 맞았다. 그 뒤를 이어 여행업과 렌터카업을 포함한 사업시설·임대서비스업 그리고 공연업을 포함한 예술·스포츠서비스업 등의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종사자의 입직과 이직 동향에서도 고용 위기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입직자는 약 8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1.3% 증가했으며, 이직자는 약 93만 명으로 무려 28.8% 급증했다. 이직자가 입직자보다 많은 것은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자리가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재택·원격근무를 도입한 중소·중견 기업에는 유연근무제 도입지원금을 1인당 최대 520만원을 지급하고, 휴업·휴직 실시 기업에는 사업주에게 인건비의 50~90%와 동시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해준다. 이에 정부가 기업과 근로자에게 지원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취업에 관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대응책 또한 부족해 취업준비생들의 스트레스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상태이다. 우리 대학의 고태영(안전·13) 학생은 “산업기사 자격증이나 면접을 보려고 하는 경우 보통 학교 근방으로 시험 장소나 면접 장소를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모든 일정이 연기되고 학교에서는 사이버 강의를 함에 따라 장소와 시간에 문제가 생겼고, 이로 인해 시험 장소 변경 등과 같은 관련된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는 과정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으로서 ‘취업 준비‘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 점을 가장 큰 불편함으로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각종 시험이 연기되면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취준생들을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올해 공공기관 채용 인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전체 채용 일정이 늦춰진 점을 고려해 토익·텝스 등 영어 성적 유효기간도 늘리는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상황 공공기관 채용 관련 대응조치 지침’을 공공기관 340곳에 전달했다. 이로써 취준생들은 공공기관에 영어 성적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제외한 공기업들에 미리 제출함으로써 잔여 유효기간과 상관없이 올해 서류 심사에 영어 성적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만약 1~4월 사이 영어 성적 유효기간이 만료됐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예외적으로 영어시험 주관기관과 협조를 통해 공공기관이 지원자의 성적 및 진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정부는 코로나-19 추경안을 통해 고용시장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 청년 추가 고용 장려금, 취업 성공패키지 확대 그리고 사회보험금 부담 경감 등을 위해 6천 3백억 원을 투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많은 시험 일정이나 면접이 연기돼 고난을 겪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대응책 마련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지금처럼 무조건 경제 재생을 위해 소비만을 촉진하기보다는, 채용과 생산이 자연스레 소비 진작으로 연결되도록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동향지수 (Consumer Survey Index:CSI):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의 취업 전망을 나타내는 것이다. 100보다 작은 경우 부정적인 응답이 긍정적인 응답보다 많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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