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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
편집장 ㅣ 기사 승인 2020-06-14 13  |  631호 ㅣ 조회수 : 620

  6월 10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에겐 매우 중요한 날이지만, 누군가에겐 그냥 지나가는 날 중 하루 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꼭 기억해야하는 날이다. 이 날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도, 들어만 봤던 사람도, 혹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매년 6월 10일은 1987년 6월 10일에 있었던 민주항쟁 기념일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6월을 맞아 이 날을 모르던 사람에게는 알게 되는 계기가, 아는 사람들에게는 다시 한 번 그때를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만이라도 매년 6월을 잊지 않고 함께 기리는 것은 물론,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



  6월 항쟁은 1979년 12·12사태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일어난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이다. 우리에게는 영화 <1987>의 내용으로도 익숙하다. 1987년 1월에 6월 항쟁의 시발점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 열사는 1월 13일에 치안본부 대공분실 수사관 경찰들에게 연행됐다. 당시 ‘대학문화연구회’ 선배이자 ‘민주화추진위원회’ 지도위원으로 수배 받고 있었던 박종운을 잡기 위함이었다. 취조실에 연행해간 경찰은 박종운의 소재를 물었으나, 박종철 열사는 순순히 대답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잔혹한 폭행과 전기고문, 물고문 등을 가했고, 끝내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 14일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사망했다. 11시 45분 경 중앙대 용산병원으로 옮겨져 의사가 검진했을 당시엔 이미 숨져 있었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사망원인을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라고 발표했다.



  이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에 의해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두환이 4·13 호헌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호헌 조치'라는 그 이름대로 현행 헌법에 따라 권력을 이양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선제를 비롯한 민주적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의지를 묵살한 것과 다름없었다. 이에 야당과 재야 그리고 사회단체와 학생들은 앞 다퉈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그해 5월 18일 광주항쟁 7주년 미사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승훈 신부에 의해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은폐·축소된 것이 밝혀지게 된다. 국민들은 크게 분노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자주 일어났다. 전두환은 5월 26일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노신영 국무총리를 경질하고, 신임 총리로 교체했다. 이어 “호헌 조치 철회 및 직선제개헌 공동쟁취 선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6월 9일에 연세대생이었던 이한열 열사가 학교 앞 시위 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7월 5일에 사망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러한 사건들이 도화선이 돼 이전까지 산발적으로 전개되던 민주화 투쟁은 전국적으로 확산된다. 이에 6월 29일에 수습안 발표로 대통령 직선제로의 개헌이 이뤄졌고, 1987년 12월 16일 직선제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이와 같은 6월 항쟁은 대한민국의 민주화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물론, 사회운동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생각해보면 이 시대는 그렇게 오래 지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혹은 조선시대처럼 먼 아득한 옛날이 아니라는 것이다. 1987년은 우리 부모님 혹은 삼촌과 이모가 현재 우리의 나이를 살아가던 시간이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1987년의 영웅들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삶은 또 달랐을 수도 있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투표권이나 자유와 같은 모든 게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는 이 사회는 모두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결과물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한다. 우리에겐 당연한 이 모든 것이 누군가에겐 꼭 지키고 싶었던 것 일수도 있다. 그렇기에 매년 6월이 되면 이 때를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를 열심히 수행하는 것을 우리 모두 절대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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