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점은 국가 정책의 수립과 시행이 지나치게 일관성이 없고 한쪽의 주장만 맹목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정책은 저마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국가 정책은 정권을 잡은 집단의 관점과 성향에 따라 결정되고 시행돼 각 정책이 진정으로 국가의 장기적인 이익과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시행됐다고 보기 어렵다.
대표적인 예가 에너지 관련한 원전 정책과 4대강 사업의 결과물인 16개 보에 대한 운영 변경이다. 첫 번째 사례인 원전 정책은 지난 50년 동안 꾸준히 시행된 정책으로 현재 정권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도 일관되게 추진된 정책이다. 두 번째 사례인 4대강 사업은 전임 정권이 추진하고 현 정권은 반대를 한 정책이다. 즉, 두 사례의 차이점은 現 정권이 원래부터 반대하지 않은 것과 원래 반대한 것이다. 공통점은 이번 정권에서 정책기조를 180도 바꾼 것이다.
필자는 건설시스템공학과에 재직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측면보다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두 정책의 장단점을 논하고자 한다. 원전 정책의 장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며 단점은 원전파괴에 따른 환경오염이 발생하면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원전폐기물 처리도 단점이다. 4대강 사업에 따른 16개 보의 운영시 장점은 우리나라 자연재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풍수해를 저감하고 하천의 유지용수를 확보해 이수와 치수 측면에서 안정적인 수자원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단점은 하천생태계의 교란과 수질악화 가능성 증대이다. 또한 보의 운영과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도 계속 필요하다.
필자는 친환경에너지로 대두돼 탈원전에 따른 대안 중 하나로 설치되고 있는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현재 태양광 발전설비의 설치 지점은 대부분 산지나 저수지다. 기본적으로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지점이다. 즉, 원전 정책의 대안인 친환경 발전설비도 역시 장단점을 가지는 것이다.
4대강 사업도 현재와 같이 보에 담수되어 있는 물을 흘려 보냄으로써 가뭄 시 활용 가능한 용수량이 줄어들어 기왕에 설치된 보의 장점이 사라졌다. 보에 물을 가둬 놓아 소위 녹조라떼라고 표현되는 녹조류가 과다증식하고 수질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녹조 발생의 원인을 모두 보 설치 후 유속저하 및 체류시간 증가로만 볼 수는 없다.
WTO는 녹조의 발생원인을 2015년도에 4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영양분 농도 증가(특히 인), 두 번째는 수온(섭씨 25도 초과), 세 번째는 체류시간(1개월 이상), 마지막으로 성층화 현상으로 물이 아래위로 섞이지 않는 경우이다.
위 두 사례를 볼 때 모든 정책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편향된 시각에서 자신들이 보고 싶어하는 정보만을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현정권 뿐 아니라 전임 정권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국가 정책은 많은 경우에 일관성을 잃고 정권이 바뀜에 따라 함께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의 덕목 중 하나는 반드시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정책의 장단점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대학 구성원 모두는 최소한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이익에 앞서서 특정 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균형잡힌 시각을 길러 올바른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준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