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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말과 글
김정수 ㅣ 기사 승인 2018-10-22 15  |  608호 ㅣ 조회수 : 23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차이는 언어다. 언어로 인해 지능의 차이가 생겼고 그 지능의 차이가 오랜 시간에 걸쳐 현재의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만든 듯하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언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자명하다. 성공적인 삶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언어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경험적으로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필자가 만나본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 또는 사회적으로 저명한 사람들은 대단히 훌륭한 말과 글을 구사하는 사람들이었다. 안타깝지만 반대의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훌륭한 언어 능력은 원활하고 성공적인 사회 생활의 충분 조건은 아닐지라도 필요 조건이다.



  대학에 있으니 대학생들의 언어 생활을 접할 기회가 어느 누구보다 많지만 아쉽게도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학생들이 모여서 얘기하는 것을 어쩌다 들을 때면 지성인이 되고자 하는 대학생들끼리의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말마다 욕이 포함돼 마음이 불편할 때가 많다. 아름다운 말이 아닌데도 근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부끄러움을 모르고 말한다. 말을 할 때 눈치를 봐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리 자랑스럽지 않은 단어들을 아무 부끄럼 없이 마구 크게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데, 이것이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대학생 사이의 대화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색하기 그지 없다. 공대에서 일을 하다 보니 학생들이 쓰는 긴 글을 읽을 기회가 많지는 없지만 학생들의 보고서를 읽을 때면 답답한 마음이 늘 생긴다. 공식적으로 교수에게 제출하는 보고서임에도 너무 많은 비문(非文),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문장들, 지극히 제한적인 단어 사용,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 편집을 흔히 볼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언어 능력은 사실 아주 간략한 입출력 관계에 의해서 형성된다. 내가 들었던 말들의 조합을 말할 수 있고 내가 읽었던 글들에 내 생각을 담아 무엇인가를 쓰게 된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험적으로 볼 때 사람이 가지는 기본적인 말하기 능력은 아주 어릴 때 형성된다. 우리가 모국어라고 하는 단어를 어떤 학자들은 모순어(母脣語)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기 때 엄마가 말하는 것을 듣고 엄마의 입 모양을 따라 말하는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적절히 다시 해석하면 아주 어릴 때 많은 언어적인 자극을 주는 사람들에게 양육 받은 사람들은 말하기 능력이 잘 발달될 가능성이 높다.



  대학생들의 언어 습관도 성장하면서 인터넷의 각종 동영상이나 TV 프로의 자극적인 말들을 들은 것이 중요 원인 중에 하나가 아닐까. 글도 마찬가지다. 요즘 학생들은 성장하며 몇 단계를 거쳐 정제된 글에 해당하는 책을 읽기보다는 인터넷의 여러 게시판이나 블로그의 (심하게 말하면) 막 쓴 글을 많이 읽으며 자란다. 또한 스마트폰 메신저 사용 횟수가 워낙에 많다 보니 아주 짧게 축약된 문장(문장이라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용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한 교수가 학생들 보고서를 읽었는데 ‘ㅋㅋㅇㅌ’ 에 있는 문장을 읽은 것인지 대학생의 보고서를 읽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요즘 인터넷 신문 기사를 보면 유명 신문사 기자의 글인데도 읽기 민망한 경우가 많다. 인터넷과 통신 발달로 대량의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수준 낮은 말과 글에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노출된 채 살아가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이 나타난다.



  제언. 결국은 듣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언변을 가진 사람의 말을 많이 듣고 잘 훈련된 사람이 쓴 좋은 글을 꾸준히 읽어야 한다. 좋은 건강한 음식을 꾸준히 먹어야 건강한 육체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각자의 상황에서 좋은 언변을 가진 사람의 말을 꾸준히 듣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성당, 교회, 절 등에 다닐 수 있거나 인터넷으로 듣는 것이 가능한 사람은 신부님, 목사님, 스님의 말씀을 집중해서 경청하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유튜브(YouTube)나 라디오에서 관심있는(물론 좋은 언어 습관을 가진) 강사나 MC의 채널을 꾸준히 듣는 것도 좋겠다. 또한 이것들을 한번 듣는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을 반복해서 듣고 심지어 혼자서 미친 척 따라해 보면 효과적일 것 같다.



  입을 열어 소리를 낸다고 다 말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쓰기도 마찬가지다. 우선 시중에 있는 글 꽤나 쓴다는 저자들의 글쓰기에 관한 책을 대학생이라면 한 권은 읽도록 하자. 그리고 좋은 글을 꾸준히 읽자. 하루나 일주일에 정해진 시간 동안 종이 신문을 정독하거나 좋은 작가들의 글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읽자. 다시 강조하지만 내가 읽은 문장만 내 글에 쓸 수 있다. 그리고 일기나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꾸준히 글을 쓰는 기회를 가지면 더욱 좋겠다. 글을 쓰며 내 문장력도 기를 수 있고 내 생각도 정리할 수 있다.



  이 글에서 주장한 내용 모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 글이 우리대학 학생들이 본인의 언어 습관과 언어 능력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언어 훈련의 중요성에 대해서 아주 명료하게 표현한 베이컨(Francis Bacon)의 다음 문장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Reading makes a full man; conference a ready man; and writing an exact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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