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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심,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김영서 ㅣ 기사 승인 2020-03-16 16  |  628호 ㅣ 조회수 : 67

김영서 기자 (행정·19)



  기자는 최근 2019년 우리대학 계절학기에 진행되는 겨울학기 국립대학육성사업을 통해 스페인 네브리하 대학교에서 2주간 수업을 듣고 왔다. 이전에 한 번도 유럽에 가본 적이 없던 터라 수업이 시작하기 전 2주간 여행을 해보기로 하고 1월 27일부터 2월 12일에 수업이 시작하기 전까지 독일, 프라하 그리고 부다페스트와 같은 동·중유럽 국가들과 포르투갈과 스페인 같은 남유럽에 다녀왔다.



  수업을 포함해 한 달 동안 유럽에 있었다. 유럽에는 국물음식이 별로 없어서 국물이 너무 먹고 싶었기에 한인마트에서 종종 라면을 사서 햇반에 밥을 말아 먹기도 했다. 맛이 없지는 않지만 느끼한 음식들을 계속해 먹다 보니 물려서 매운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매운 한국 음식이 그리워 호스텔에서 한국인들과 같이 떡볶이를 해 먹기도 했다. 또 원래 방향감각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스마트폰에 의존해 길을 찾아다니면서 도대체 옛날에 여행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네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없이 길을 찾았던 것인지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여행지를 다니면서 단연코 가장 좋았던 나라를 꼽자면 아마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만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좋았고 시에스타라는 낮잠 시간이 따로 있을 정도로 그들의 느긋함이 느껴졌다. 나라 안에서도 가장 좋았던 한 도시를 꼽자면 바르셀로나에서 봤던 가우디의 건축들이었다.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나 가우디가 만든 저택과 공원 등 곳곳에 놓인 건축물들을 보면서 단순한 건물을 넘어서서 만든 가우디에게서 천재적인 예술성을 느낄 수 있었고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또 이와 같은 관광지가 아닌 남유럽에 다시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였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해 어디서나 이상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아주 늦은 새벽에 나가면 종종 술 취한 사람들이 시비를 걸기도 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 인간을 사람 대 사람으로서 대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았다. 예를 들어 신호등이 없는 보도를 건널 때 거의 모든 차들이 내가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 줬었다. 심지어 보도 앞에 도달하기 전에 차가 오고 있는 것을 보고 잠시 멈춰 서서 건물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차가 지나가지 않는 것 같아서 차를 바라보니 내가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상 사람이 먼저여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느껴졌다. 우리나라에도 물론 양보해주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기다려주기보다는 알아서 지나가야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유럽에서의 식당에서 꼭 지켜야 하는 것이 있었는데, 종업원을 손으로 부르거나 한국처럼 ‘저기요’로 종업원을 부를 수 없는 것이었다. 가끔 손님이 많은 식당에 가게 되면 답답해서 불편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당에 들어가게 되면 손님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당연히 대접받아야 하는 존재인 ‘고객’으로 인식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대우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해당 업체나 사장에게 컴플레인을 넣는다. 그래서 유독 식당, 카페, 패스트푸드에서 일어나는 상식 이하의 ‘갑질’로 인한 뉴스나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도 있다. 기자는 이런 예절이 단순히 에티켓이어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을 단순히 나에게 대접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인식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식당을 이용하는 우리들도 종업원을 대할 때 한 명의 사람으로서 그들을 당연히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좋다고 느껴졌다.



  요새 인터넷을 보면 온통 뉴스나 기사에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뉴스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와중에 훈훈한 기사들이 종종 눈에 띄기도 했다. 다 같이 힘든 마당에 서로 돕고 살자고 자영업자들을 위해 상가의 임대료를 절감해 줬다거나 타인을 위해 마스크를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이들, 자신이 가진 마스크를 나눠주는 등의 기사를 볼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곤 한다. 반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새치기를 했다거나 행패를 부리고 실랑이를 벌이고 이때다 싶어서 마스크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는 등의 기사를 볼 때도 있었다. 또 유튜브로 주목받기 위해서 가짜로 자신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검사를 받거나 길거리에서 감염자라고 외치는 등과 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사도 있었다. 아마도 이런 사람들의 심리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나만 잘살면 됐지’ 하는 마음가짐이 대다수일 것이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젊은 사람들의 경우 면역력이 충분하다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괜찮은 경우도 있지만, 임산부와 아이들 그리고 노인 등과 같은 노약자분들이 걸리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기에 나보다는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이미 일어난 상황에서 누군가를 혐오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특정 누군가를 혐오한다고 해서 어떤 것도 해결되지는 않는다. 정치권 또한 이때다 싶어서 서로에게 프레임을 씌워 비방하고 비난하는 등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용해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긍정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후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상황이 힘든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기자는 단순히 ‘애국심’이라는 명목 하에 서로 돕고 기부하며 우리나라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조금 더 사람을 배려하는 살기 좋은 사회였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물론 그렇지만 학생인 우리가 타인을 위해 할 수 있는 배려는 많지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동선을 최소화하고 코로나 관련 수칙을 지키며 집에서 수업을 듣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분명 곧 봄이 다가오고 날씨도 점점 풀리는 마당에 캠퍼스라이프를 즐기고 싶은 이들이나 마음대로 밖으로 나가지 못해 답답한 마음을 지닌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잊지 않고 버티다 보면 사태가 진전되는 데 아주 조금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얼른 사태가 끝나 학생들과 교직원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학교에서 볼 수 있기를 어느 때보다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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