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주(행정·20)
아직 대학 입학을 실감하기도 전, 어느새 매미가 시끄럽게 우는 무더운 여름을 지나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을 맞이했다. 그 사이 1학년 2학기에 들어서며, 지난 1학기를 어떻게 적응해 나갔는지 되짚어 볼 새도 없이 다시 바쁜 하루가 시작됐다.
대학교 1학년,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있는 시기’ 또는 ‘스스로 선택한 전공 진로에 대한 고찰을 통해 경험을 쌓아가는 시기’로 앞으로 인생에 있어서 성장의 발판으로 다져가야 할 기회였다. 하지만 올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생겨난 제약들에 아쉬움이 밀려왔다. “대학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고 싶었는데, 이번 연도에 계획했던 것을 과연 잘 이루고 있는 것일까? 다른 이들보다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등의 불규칙한 불안이 나를 덮쳐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생은 불안의 연속이라는 것처럼, 우리는 쉴 틈 없는 불안 속에서 살고 있었다. 각자 나름 불안의 원인은 다르겠지만, 많은 이들의 학창 시절은 대학 입시에 관한 불안으로, 현재는 진로와 미래의 불확실성에 관한 불안으로, 또 미래에는 다가올 더 먼 미래에 관한 불안으로 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는 불안의 파도 속에 휩쓸릴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안의 감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그러다 문득 고미숙 작가의 <두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강연을 보게 됐다. 그 강연에서 고미숙 작가는 청자들에게 두려움에 관해서 “두려움이란 내가 아닌 외부의 도덕이나 사회적인 상식, 정서, 법의 질서 등 이런 것들에 의해 규정이 될 때, 개인이 무력해 결정권을 갖지 못해서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즉, ‘나 자신이 나의 삶의 온전한 주인으로 기준을 정해놓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세워놓은 잣대에 자신을 맞춰가면서 어긋난 부분이 있을 때 발생하는 감정’이라는 의미이다. 자, 두려움이 타인의 기준에 의해서 발생되는 것이라면, 반대로 두려움의 해결책은 나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우리는, 우리를 집어삼키는 두려움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삶에 주인이 돼가는 것이 두려움으로부터 한 발자국 멀어지는 해결책이다. 나의 삶이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서 세워가는 계획, 그리고 ‘나’에게 맞춰서 설정해 놓은 기준. 이것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두 번째로 고미숙 작가의 이야기 중, 두려움은 시도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는 감정이라는 점을 전한다. 이때 고미숙 작가는 두려움의 감정을 이해시키기 위해 ‘죽음’을 예시로 드는데,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점을 이용한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음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두려움은 일을 행하고 직접 부딪혀보기도 전에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기자는 여기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 ‘일단 도전’이라는 방법을 생각했다. 무엇인가 시도하기도 전에 느끼게 되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면, 우선 시도를 통해 두려움의 감정을 비워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설령 어떤 일을 시도했을 때 결과가 좋지 않아 두려움이 커진다고 하여도, 기자는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을 추천할 것이다. 왜냐하면, 다시 도전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스스로 딛고 일어나는 법 배울 수 있게 해준다. 그렇기에 반복되는 시도는 언젠가 두려움이라는 바위가 깨질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 낼 것이라 장담한다.
짙은 두려움을 옅어지게 만드는 두 가지 방법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 가장 먼저, 자기 삶의 기준은 자신에게 맞추어 계획하는 것. 그리고 두려움을 비워내기 위해 먼저 도전해보는 것. 기자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위의 두 가지 방법들을 통해 스스로를 얽죄는 두려움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 더욱 단단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