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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는 정직할까?
기사 승인 2019-11-10 17  |  624호 ㅣ 조회수 : 122



 이명인 

(행정·15)



  당신은 정직한 사람인가? 흔히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정직함’이라는 가치를 따진다. 여기서 ‘정직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다는 뜻을 가진다. 그러나 당신의 마음이 아무리 정직하더라도 우리의 생각을 관장하는 기관인 뇌가 정직하지 않다면 당신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것이다. 이로 인해 당신은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뇌의 정직함은 곧 자신의 정직함의 선결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뇌는 그리 정직하지 못한 편이다. 흔히 ‘기억의 왜곡’이라고 불리는 현상은 인간의 사고 과정을 담당하는 뇌의 기억력과 관련이 깊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있는데, 미국의 인지 심리학자 울릭 나이서(Ulric Neisser) 교수가 했던 확실 혹은 불확실에 관련된 실험이 바로 그것이다. 실험 내용은 이렇다. 1986년 1월 28일, 이른바 우주 교사 프로젝트로 세계적인 이슈를 모았으나 발사 73초 만에 폭발한 챌린저호 사건이 있던 다음날, 나이저 교수는 자신의 수업을 듣는 106명의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준다. 설문의 내용은 전날 누구와 어디에서 그 폭발 소식을 접했는지, 그 당시 기분이 어땠는지, 그 이후 무슨 일을 했는지였다. 그는 이 기록을 잘 보관해 두었다가, 정확히 2년 반 후 학생들을 다시 불러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25%의 학생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잘못된 기억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50% 이상의 학생들도 전체적인 흐름은 맞지만, 세부적인 이야기들이 대부분 달랐고, 2년 반 전의 진술과 그나마 비슷하게 기억하는 사람의 수는 단 10%를 넘기지 못했다. 이 실험 결과는 얼마나 우리의 기억이 부실하며 쉽게 왜곡되고 잊히는지를 너무나 확실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바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다. 미디어를 표류하는 여러 부정확한 정보는 자칫 뇌의 기억 왜곡과 맞물려 개인에게 잘못된 행동을 유도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런 왜곡된 정보가 선동돼 많은 사람에게 퍼지면 그에 따른 사회문제가 발생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은 지속해서 어마어마하게 커진다. 이것을 전체주의적 사상에서 사용한 것이 히틀러와 괴벨스이며,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들의 선동의 결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세계대전이었다.



  오늘날 이런 정보 왜곡은 여전히 커다란 문제로 여겨진다.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한 이슈가 바로 그것이다. 가짜뉴스는 쉽게 사람을 선동할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한다. 주로 자극적이며 비논리적인 경우가 많은데, 필자가 흥미롭게 보았던 영상은 SBS의 한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방영했던 지구평평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영상에서 지구평평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들의 대부분의 정보의 소스는 유튜브였다. 이들은 유튜브에서 이야기하는 비전문적이고 비논리적인 정보를 토대로 지구과학 전문가들과 지구평평설을 가지고 뜨겁게 논쟁을 벌였지만, 실질적인 증거를 무시한 채 ‘지구는 평평하다’고 주장하는 가짜뉴스에 선동돼 비논리적인 토론을 진행한다. 가짜뉴스의 여파를 여실 없이 보여주는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영상이었는데, 혹시 궁금하다면 그 영상을 한 번 보길 권한다.



  개인의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가짜뉴스는 앞서 말했듯이 과거에서부터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그러나 이것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식의 확장과 정보 전달의 발전이 이러한 문제를 파악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는 우리에게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줬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가짜뉴스에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 앞서 말했듯 우리 뇌는 자신도 모르게 여전히 왜곡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항상 왜곡 가능성을 인지하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가짜뉴스에 선동되지 말고 능동적으로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 스스로가 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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