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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를 수확하다
기사 승인 2020-11-16 02  |  638호 ㅣ 조회수 : 968



에너지를 수확하다

공민숙(기자차·16)



  가을은 흔히 수확의 계절이라고 불린다. 수확이라 하면 보통은 한 해 동안 자라온 곡식을 재배하는 모습을 그릴 것이다. 하지만 곡식만을 수확하던 시대는 진즉에 끝이 났다. 현대 과학기술은 에너지를 수확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이것을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라고 부른다.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란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전기로 바꿔 쓰는 기술이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전기에너지는 효율 측면에서 가장 효율이 떨어지는 에너지원이다. 예로 형광등의 에너지 효율은 4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60%는 열에너지로 버려지게 된다. 이렇게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기술이 에너지 하베스팅이다.



  이러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만드는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에너지를 회수하려면 첫 번째로 소자가 매우 민감해야 한다. 두 번째로 회수한 에너지를 재사용 할 수 있는 기술 또한 필요하다. 세 번째로 별도의 전원공급이 없이 내부에서 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 마지막 네 번째로 인체에 친화적이며 크기는 작아야 한다.



  1954년 미국의 벨 연구소에서 시작된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는 오늘날 세계 각국으로까지 이어져왔고 많은 연구원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관련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홍승범 교수팀이 내구성이 높은 패브릭을 기반으로 한 전기 제조기술을 개발했고 송현철 박사, 강종윤 단장 연구팀은 정전기를 이용한 스펀지 형태의 발전기를 개발했다. 서울대 김연상 교수팀은 소량의 물방울을 떨어뜨려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듯 에너지 하베스팅에 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스마트폰 자동충전에 관한 연구이다. 누구나 한 번쯤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부족해서 난감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흔히들 보조배터리를 들고 다니지만 부피와 무게가 차지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이러한 스마트폰 배터리의 문제점을 보완해줄 하베스팅 연구를 주목해 본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의 ‘Xiameng Liu’라는 중국인 학생은 대기 속 수증기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디바이스를 소개했다. 그의 연구팀은 ‘Geobacter’라는 미생물로 매우 얇은 고밀도의 단백질 나노 와이어를 만들었다. 이 고밀도의 나노와이어가 전기가 흐르는 데 필요한 ‘전위’를 만들어준다. 그의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기재될 만큼 큰 이목을 받았다. 만약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비 오는 날 스마트폰의 자동 충전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세라믹기술원 조성범 박사와 성균관대학교 방창현 교수 연구팀은 마찰전기를 이용한 에너지 소자를 개발했다. 이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옷깃이 스칠 때, 종이를 넘길 때 등 발생하는 생활 마찰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낸다. 머리카락을 모티브로 한, 나노미터(10억 분의 1m) 구조는 수직 방향과 수평방향의 움직임 모두 반응한다. 그뿐만 아니라 바람과 같은 비 접촉성 움직임에 의한 진동으로도 전기를 만들어 내는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에너지 하베스팅에 관한 연구 성과가 뛰어나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여러 한계에 부딪힌다. 첫 번째로 생산되는 전류와 전압이 낮다. 스마트폰을 원활히 충전하기에는 아직까진 부족한 양이다. 두 번째는 상업성 문제이다. 앞서 말한 다양한 장치들을 어떤 방식으로 대량 생산할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또한 자동 충전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되면 가격 또한 소비자가 쉽게 구매하기에는 비쌀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만들어지고 잘 팔리는 발명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점은 시간이 흐를수록 뛰어난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10년 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로 보조배터리 없이 자동 충전 가능한 스마트폰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저마다의 아이디어와 기대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우리 공학도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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