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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사회부 - 존엄사법 편
김지연 ㅣ 기사 승인 2018-02-12 01  |  597호 ㅣ 조회수 : 183
  보라매 병원 사건을 아시나요? 1997년에 발생한 사건인데요, 사고로 중태에 빠진 환자의 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환자의 부인은 여러 추가적인 이유들을 근거로 의사에게 환자의 퇴원을 요구합니다. 퇴원 후 자택에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한지 5분 뒤 환자는 사망하고 말았죠.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을 요구한 환자의 부인은 대법원 판결에서 살인죄를 선고받고, 담당 의사는 살인방조죄를 선고받게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병원에서는 소생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퇴원을 거부하게 됐고, 두려움 때문에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많이 시행하게 됩니다.

  이 사건 이후 사람들은 안락사에 대해 더욱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안락사와는 달리 환자의 권리를 존중해 환자 스스로가 죽음을 택하게 하는 ‘존업사법’이 올해 2월 4일(일)부터 실행된다 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존엄사법에 알기에 앞서 존엄사와 안락사의 차이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존엄사란 환자가 받고 있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고통을 절감시키고 질병에 의한 자연적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합니다. 반면 안락사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생명을 인위적으로 종결시키는 행위이자 의도적으로 죽음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존엄사를 합법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제정한 것이 바로 존엄사법(연명의료결정법)입니다. 적용 대상자들은 오직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임종환자에 한합니다. 이들의 중단 가능 연명 행위에는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그리고 항암제투여가 해당됩니다. 하지만 환자의 영양, 물, 산소 공급, 승압제, 에크모 등을 중단하는 것은 불가능한 행위입니다. 살 가능성이 희박한 임종환자들만이 이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지만,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법인만큼 엄격한 절차를 통과해야 해요.

  연명의료에 관해 환자 의사를 확인할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환자의 의사능력이 있을 때는 환자가 의사와 같이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거나, 전에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로 확인을 합니다. 그러나 환자의 의사 능력이 없을 때는 환자가 이전에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증거로 더불어 담당의사와 해당분야 전문의 두 명의 의학적 판단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없다면, 환자 가족 전원 합의와 앞선 전문의 2인의 승인이 있어야만 실행될 수 있지요.

  하지만 사망하는 모든 환자가 존엄사법을 적용받는 것은 아니에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응급환자, 그리고 집에서 사망하는 환자 등은 존엄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죠. 또한 작성했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작성자 본인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행복한 죽음과 그들의 의사결정권을 존중하기 위해 실행되는 존엄사법이지만, 실행되기에 앞서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사전연명의향서는 전문가와 상담 후 국가 인증 기관에서 작성돼야만 법적 효력을 갖게 됩니다. 문제는 사전연명의향서 등록 기관을 가장한 사이트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돈을 받고 사기행각을 벌인다는 것입니다. JTBC 취재결과에 따르면 무단으로 작성된 의향서가 최소 15만장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존엄사를 실행하기 위해 담당의사가 환자 본인에게 가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부담과, 윤리 의원회나 전담의사도 따로 둬야 하는 실정으로 말기환자가 많은 대부분의 요양 병원은 참여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의 죽음이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누구나 고통 없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눈을 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우리들의 욕구와 환자 본인의 권리를 중시하고자 실행되는 존엄사법. 인간의 생명을 결정하는데 크게 적용되는 법인만큼 논의도 많고, 제대로 실행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김지연 기자

jiiii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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