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철, 검은 꽃으로 피어나다>는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다. 전시회의 테마는 철화청자다. 호림박물관은 1996년에도 철화청자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는 약 20년이 지난 지금 그동안 수집했던 철화청자를 통해 지난 전시회보다 더 큰 규모와 작품 수준과 구성을 알차게 갖췄다. 전시회는 총 220여 점의 다양한 철화청자를 선보인다. 호림박물관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롭고 소탈한 요소를 지닌 철화청자를 통해 고려청자가 지닌 미적가치에 새로운 시각을 더하고자 특별전을 마련했다.
전시회는 4, 3, 2층 순으로 진행된다. 4층 전시실은 ▲비색청자 ▲상감청자와 차별되고 역동적인 개성미를 드러내는 철화청자를 배치했다. 3층 전시실은 다양한 종류와 용도로 쓰인 철화청자를 전시했다. 2층은 철화 문양의 종류와 특징을 알아보는 공간이다.
철화청자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은 고려시대 청자를 떠올릴 때 맑고 푸른빛을 내는 상감청자를 생각한다. 그러나 상감청자가 고려청자의 전부는 아니다. 고려청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그중에 철화청자가 있다. 철화는 철사 안료를 사용해 도자기 표면에 붓으로 문양을 그린 것을 의미한다. 철화청자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됐지만 고려시대에 가장 화려하게 꽃피웠다. 철화청자는 우리나라의 소탈미의 원형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철화는 보통 질 좋은 청자보다 질이 떨어지는 청자에 사용됐다. 또한, 철화 문양은 강렬한 붓질로 표현돼 감상자에게 소탈한 느낌을 전한다. 철화청자는 기종에 따라 ▲저장 ▲음식 ▲의식 ▲장식 등 폭넓게 사용됐다. 철화청자로 된 화분과 난주 등은 장식품으로 쓰였다. 또한, 향로와 장고는 종교 의식에 사용되기도 했다. 철화청자는 풀과 꽃을 소재로 주로 꾸며졌고 동물을 그려 꾸미기도 했다. 철화청자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돼 다양한 형태와 다채로운 문양을 지닌다. 전시회에 대해 철화청자들이 있는 전시실은 많이 어둡다. 박물관은 전시품을 보호하기 위해 조명을 최대한 어둡게 한다. 그러나 관람객이 전시품을 보는데 지장을 주진 않는다. 오히려 어두운 환경은 작품에 더 집중하게 한다. 전시회에 다양한 철화청자들은 그 모양도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장고 모양처럼 몸통 부분이 조롱박 형태인 <청자철채상감연당초문장고>가 있다. 또한, <청자철화모란당초문난주>처럼 실내외를 꾸미기 위한 모양이 특이한 장식용 기물도 있다. 많은 무늬와 그림으로 장식한 철화청자들도 있지만 소박한 무늬와 그림의 철화청자는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간단한 선으로 표현한 그림들은 우리가 잊고 지내던 소탈함을 되새겨주고 은은한 미를 알려준다. 전시회의 관람료는 일반 관람객 기준 8000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은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변인수 기자 dlstndlayoda@seoul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