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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진실 혹은 거짓 - 거북선 편
박수영 ㅣ 기사 승인 2018-02-12 02  |  597호 ㅣ 조회수 : 210
  수십 대 1의 열세를 극복한 불굴의 사나이, 23전 23승, 비운의 장군. 이순신 장군을 대표하는 수식어다. 이순신 장군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한산도대첩과 명량해전 등 역사적인 전투나 원균, 류성룡 등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생각날 것이다. 그러나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거북선이 아닐까 싶다. 당신은 거북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수전은 우리나라가 소유한 장점이요, 거북선 제도는 승첩에 더욱 긴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적이 꺼리는 바가 이 거북선에 있습니다. 조선시대 비변사가 선조에게 보고한 내용이다. 거북선에 대한 당대의 평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거북선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하무적의 전함으로 통했다. 그러나 거북선에 대해 우리가 아는 사실은 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통념과는 달리 거북선은 이순신의 발명품이 아니다. 거북선에 대한 기록은 1413년 ?태종실록?에서 처음 확인할 수 있다. 1413년 태종실록? 2월 5일 자에 ‘임금이 임진도를 지나다가 거북선과 왜선이 서로 싸우는 상황을 구경했다’고 적혀 있다.

  이순신이 거북선을 만든 것도 사실이다. 난중일기에서 ‘거북선에서 대포 쏘는 것을 시험했다’ 같은 문장을 여러 번 볼 수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내려왔지만, 실전에 활용하지 않던 거북선은 이순신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

  거북선은 세계 최초의 철갑선으로 알려지지만 사실이 아니다. 거북선은 일반 전함이 아니라 특수 제작된 ‘근접포격용’ 돌격선이다. 돌격선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매우 빨라야 한다. 철갑을 두른 거북선이라면 무게로 인해 속력이 크게 감소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또, 철갑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를 받쳐주는 상당한 무게의 목판도 설치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전함으로서의 안정성도 사라지고 속도도 떨어진다. 즉 철갑을 두른 거북선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철갑 거북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북선의 등에 쇠못, 칼, 송곳 등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순신의 출동 보고서에 ‘거북선을 만들었는데 (…) 등에는 쇠못을 꽂았으며’라는 기록이 있다. 즉, 철갑 위에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판자 위에 꽂혀 있었다. 나무판에 철침을 꽂았다고 철갑선이라 부를 수는 없다.

  거북선의 위력도 익히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 거북선은 승리의 주된 요인으로 인식되지만 모두 3척(통영·순천·방답)에 지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초기 해전에 동원된 것은 2척에 불과했다. 거북선은 전투가 시작되면 먼저 돌격해 적의 대열을 흩뜨리는 역할을 담당했을 뿐이다. 본 전투는 많은 전술을 구사하는 판옥선이 담당했다.

 거북선은 장갑선이란 점에서 사수들이 전투하기에 불편했으며 판옥선에 탑승한 군사들에 비교해 사상자도 많았다. 거북선이 사용된 전투는 총 네 차례 해전뿐이었다. 명량해전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거북선의 위력이 지나치게 과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가 임진왜란기 거북선의 원형과 실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복원된 거북선만 해도 10척이 넘지만 복원된 거북선마다 구조가 모두 다르다. 이처럼 우리가 거북선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부분이 아직 남아있다.

  거북선이 우리가 배워왔던 사실과 다르다고 해서 이순신 장군의 업적이 폄하되는 것은 아니다. 이순신하면 거북선이고 거북선하면 이순신이다. 이순신은 인간으로서 한계를 극복한 인물이다. 수많은 고난과 좌절을 마주했지만, 그는 정면돌파로 일관했다. 무수한 시련 속에서도 결코 타협하거나 비겁하게 물러나지 않은 이순신은 우리 마음속에 진정한 영웅으로 자리할 것이다.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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