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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붙은 기자 - 지하철 심야운행
박수영, 주윤채 ㅣ 기사 승인 2018-03-18 23  |  599호 ㅣ 조회수 : 1343
찬성- 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책임지는 24시간 지하철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의 밤 문화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24시간 지하철 운행은 당연하다.

  2016년 영국은 런던의 지하철 중 2개 노선에서 24시간 운행을 시작했다. 당시 런던시는 24시간 지하철을 타는 야간 근무자의 상당수가 저소득층이라고 예상하고, 24시간 지하철이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하철 심야운행이 불러오는 야간경제 활성화는 런던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중요한 요인이었다. 런던시가 자체 추산한 24시간 지하철의 경제적 효과는 매년 한화 6,000억원 정도다. 실제 역 근처 가게의 매출이 크게 늘었으며, 히포드롬 카지노의 오전 1시 이후 입장객이 20% 증가했다.

  지하철 심야운행은 새로운 고용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지하철을 운행해야 하는 기관사, 역무원 등의 직종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확충될 것이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런던은 24시간 지하철 운행을 통해 약 2,200여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생겼다.

  런던뿐만 아니라, 뉴욕은 단일 도시 중 세계 최다 노선인 26개 노선을 주 7일 24시간 운행하고 있다. 또한, 독일 베를린, 호주 시드니, 덴마크 코펜하겐 등도 24시간 지하철 운행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야간경제 활성화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지하철 운행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4시간 지하철을 운행하게 되면 시민들의 안전도 챙길 수 있다. 대중교통 운행종료 이후에 시민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주로 택시인데, 종종 택시 이용 중 위험한 일을 겪었다는 이들도 있고 목적지에 따라 승차거부를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심야에도 지하철이 운행된다면 비싼 값을 지불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막차가 끊겨 24시간 패스트푸드점, 카페 등에서 밤을 새우는 시민들의 안전도 지킬 수 있다. 서울의 번화가에 위치한 24시간 업소에서는 막차를 놓쳐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은 그곳에서 첫차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그 누구도 그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 만약 심야에도 지하철이 운행한다면 이러한 상황이 줄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데 한 몫 할 것이다.

  24시간 지하철 운행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근거 중 하나가 지하철 적자 문제다. 이미 적자가 지속되는 지하철인데, 24시간 운행으로 인해 더 크게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지하철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노인 무임승차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도 않고, 적자가 두려워 24시간 지하철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구더기가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주윤채 기자

qeen0406@seoultech.ac.kr



 



반대 -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말자



  우리나라의 서울 지하철은 어떤 면으로 보나 세계 최고 수준이다. CCN, BBC 등 외신은 지하철 얘기를 할 때마다 서울 지하철을 우수사례로 꼽는다. 교통카드, 무선인터넷 등 첨단 IT 시설, 계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승강편의시설, 외국어 안내서비스, 스크린도어, 냉난방 시설 등 무엇 하나 세계 최고로서 빠지지 않는다.

  오전 5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행하는 서울 지하철은 시민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일일 평균 약 550만명이 이용한다. 지난해 7월 서울교통공사가 24시간 지하철을 운행하는 ‘올빼미 지하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2호선을 24시간 시범 운행하고 전 노선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심야·새벽 시간대 출퇴근 근로자, ‘불금’을 즐기는 젊은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생각이다. 지하철 심야운행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득보다 실이 큰 정책이다. 서울 지하철 적자는 3,850억원으로 추정된다. 야간에는 이용객 수가 적다. 오늘날 자정부터 새벽 1시까지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은 약 20,000명으로 전체 이용자 중 0.38%다.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상황에서도 적자가 늘어나는데, 심야 운행은 적자를 더하는 것 밖에 안 된다. 2013년 서울시는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운행하는 심야버스인 ‘올빼미 버스’를 시작했다. 버스 배차 간격은 40~50분 내외로 8개의 노선이 사용된다. 올빼미 버스 이용객은 해마다 늘고 있다. 올빼미 버스는 2013년 서울시민이 뽑은 베스트 정책 1위에도 꼽힐 정도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은 버스와 다르다. 먼저 안전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기존 지하철은 열차 운행이 종료된 이후인 심야에 시설물 점검 등 보수작업이 이뤄진다. 긴 시간의 통행으로 변형된 자갈 도상이나 마모된 레일을 정비하고, 지하 구조물의 누수, 균열을 점검하는 새벽 작업은 필수다.

  인력 충원도 고려 대상이다. 버스와 달리 지하철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새벽 시간만을 위해 일하는 근로자, 보안요원, 의료요원, 청소부 등 추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지하철 심야 운행은 지하철 노동자뿐 아니라 서울시민의 야근 노동을 권장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다. 심야 지하철이 아닌 지하철 노선을 달리는 올빼미 버스를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것을 탐내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다수가 살기 편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소수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 심야에 일하는 사람들도 똑같은 사람이다. 지하철 심야 운행이 국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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