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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 집에 왜 왔니?
고태영, 유미환 ㅣ 기사 승인 2019-10-20 15  |  623호 ㅣ 조회수 : 1667



"나는 우리대학에서 사는 고양이 코스다.

우리가 사는 이곳에 청설모, 작은 새를 비롯한 녀석들부터, 왝슨, 루디, 멧돼지라고 불리는 무서운 녀석들까지 넘쳐나고 있다.

이녀석들에 관해 알아보자냥"



코스 : 가을마다 우리가 차지하는 인간의 관심을 뺏어가는 녀석들이 있다. 도토리는 청설모의 주 먹이인데, 겨울에 도토리가 없어 청설모가 먹이를 먹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인간들이 도토리 저금통을 만들었다고 한다. 도토리를 모아 겨울이 오면 청설모가 찾을 수 있는 길에 뿌린다고 들었다. 지난번에는 너구리도 구조했다고 하는데, 우리 밥도 꼬박꼬박 챙겨주고 청설모 먹이도 챙겨주는 걸 보면 인간들은 그냥 착한 건지 할 일이 없어서 그런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너구리 한마리 구해주세요



  지난 6월 28일(금) 서고고는 한 통의 제보를 받았다. 하수구에 너구리 새끼가 갇혀있는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신고 위치는 수림학사 하수구다. 서고고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른 신고자가 서울시 야생동물 센터에 연락해 수의사가 구조 중이었다. 하수구에는 새끼 너구리 2마리가 갇혀있었으나, 1마리만 구조되고 다른 1마리는 실패했다. 너구리를 구조한 수의사는 당장 이 너구리를 방생한다면 자립이 불가할 것으로 판단해 미아 동물로 간주했다. 구조된 너구리는 야생동물 센터에서 키워 관악산 또는 경기도에 방생할 계획이다. 야생동물을 구조한 지 2주 안에 방생하게 될 경우에는 구조 당시의 위치에 방생하지만, 2주가 지나면 구조 동물이 해당 지역에서 세력권 또는 행동권을 상실했다 판단해 안정적인 곳에 방생하게 된다.



  새끼 너구리처럼 구조가 필요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서울시 야생동물센터로 연락하면 된다. 센터가 신고를 접수하면 구청별 관리부서가 현장에 출동한다. 동물 구조 후 센터에 직접 인계한다. 맹금, 맹수, 고라니 성체 등 위험한 개체이거나 전문적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는 센터에서 직접 출동해 구조한다. 우리대학이 위치한 노원구는 공원녹지과에서 야생동물 구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대학은 재학생 사이에서 ‘서울과학기술동물원’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야생동물을 만나는 것이 드물지 않다. 멧돼지, 청설모, 너구리 외에도 족제비, 고라니 등 많은 동물이 우리대학 근처에 있으니 구조가 필요한 동물을 발견하면 야생동물 센터로 연락하자.





경계 태세



코스 : 우리 고양이들은 인간을 귀여움으로 지배해 우리대학에서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 있다. 바로 이름 모를 멧돼지와 왝슨이라는 왜가리다. 멧돼지는 지난 4월 말경에 우리대학에서 발견됐고, 왝슨의 경우 매년 3월 중순경부터 붕어방에서 발견된다. 주요경계 대상에 관한 인간의 리포트를 살펴보자.



  멧돼지는 호랑이가 멸종된 지금 산에서 먹이사슬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다. 주로 나무뿌리와 도토리를 먹지만, 잡식성이라 모든 동·식물을 먹는다. 돼지와 마찬가지로 시각이 퇴화하고 후각이 발달했다. 돼지의 후각 능력은 후각 능력이 발달한 동물로 알려진 개보다 더 좋다. 후각과 직접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는 후각 수용체 유전자 수는 ▲사람 388개 ▲개 872개 ▲돼지가 1,113개이다. 멧돼지는 후각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굉장히 영리한 동물이기도 하다. 노련한 멧돼지가 있는 집단은 화약 냄새를 피해 도망가며, 출혈 시 얼음물에서 지혈하거나 송진으로 봉합하기도 한다. 멧돼지는 평균 행동권이 약 3km 정도이지만, 주식인 도토리의 결실이 적을 때에는 10~20km의 행동권을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멧돼지는 수영도 굉장히 잘해서 한강은 물론이고 섬과 섬 사이를 수영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멧돼지는 번식기와 포유기 그리고 겨울 준비를 10월경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10월~12월은 멧돼지가 도심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시기다.



  지난 14일 경기도청에서 보낸 도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 확산방지를 위한 총기사용 포획 시행 안내 문자가 전달됐다. 돼지의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이 병은 다른 돼지 열병과 다르게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돼지에게만 전염되며 사람을 포함한 다른 종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돼지에게는 전염성이 굉장히 높고 치사율이 100%에 가깝기 때문에 확산을 막지 않으면 위험하다. ASF는 감염지역을 방문한 사람이나 사료 그리고 병에 걸린 돼지에 의해 전파된다.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사체에서 ASF 균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전염방지만이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강원도 지역을 비롯한 북쪽의 모든 가축 돼지를 폐사시키고, 멧돼지가 남하하지 못하도록 하며 사살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가리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왜가리과 조류 중 가장 큰 조류다. 주로 우리나라 전역에 있는 논·습초지·하천·해안·간석지 등지에서 서식한다. 여름 철새인데, 남쪽 지방처럼 상대적으로 따뜻한 지역에 서식하는 개체나 노령의 개체는 월동하기도 한다. 주로 개구리, 물고기부터 뱀, 작은 포유류까지도 먹이로 삼는다. 우리대학 붕어방을 자주 방문하는 손님이기도 하다. 주로 날이 따뜻한 봄·여름철에 붕어방에서 볼 수 있다. 우리대학에서는 ‘왝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왜가리가 올 때마다 에브리타임에는 ‘왝슨 목격담’이 올라오는 등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목이 긴 점박이 친구



  다빈치관 앞 잔디에 노준 교수의 작품인 ‘Sky High - Cloud Giraffe Rudi’, ‘하늘 높이 - 구름 기린 루디’가 전시돼있다. 이 작품은 지난 5월 우리대학 미술관에서 개최된 ‘우리의 상상이 미래를 만든다’라는 기획 전시회에서 선정돼 설치됐다.



Q. 작품을 만드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주체가 감상 대상과 거리를 두지 않고 직접적으로 향유하는 것을 흔히 ‘키치(Kitsch)’라고 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 동물 모양의 인형을 껴안고 잠이 들기도 하고, 그로 인해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야생의 존재를 일상으로 안전하게 가져오며 우리는 키치적인 것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됐다. ‘구름 기린 루디’ 작품 역시 작품과 직접 접촉함으로써 즉각적인 향유를 가능하게 한다.



Q. 깜찍이 소다의 달팽이를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 디자인과 조각을 해오셨습니다. 작가님의 캐릭터 조각에 관한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미술 작품이 꼭 심오하고 진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 다 이해하기 쉬운 작품, ‘가볍고 진지하지 못한’ 작품도 예술작품으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잔잔한 미소와 행복한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



Q.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구름 기린 루디는 몸통, 구름, 목과 얼굴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 표현돼 있다. 루디의 몸통은 각진 폴리곤 형태로 제작됐는데, 이는 우리의 ‘과거’를 의미한다. 각지고 굴곡이 있는, 어쩌면 조금 힘들었을지 모르는 과거를 각이 있는 딱딱한 표면으로 표현을 했다. 목에 걸린 구름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현재’이다. 그리고 화려하게 채색되고 귀여운 모습으로 표현된 목과 얼굴에서는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과거와 현재가 조금은 힘겹고 지친 나날일지라도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우리에게는 분명히 밝고, 아름답고, 달콤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Q. 작품에 관해 “기린도 잘 때는 목 베개를 하고 잔다”, “다른 동물들도 있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다양한 반응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구름을 목에 두르고 있는 작품은 여러 시리즈가 있다. 말, 곰, 미어캣 등 다양한 동물을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은 작가의 의도대로 감상할 필요가 전혀 없다. 작품의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재미있고 기발한 상상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평을 내려준 학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Q. 앞으로도 새로운 작품계획이 있는지와 새로운 작품을 우리대학에 설치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계속 새로운 작품을 만들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다. 올해에는 일본, 홍콩, 아부다비, 중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지에서 크고 작은 전시회를 했다. 또한, 12월에는 서울에서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 장소나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우리대학에서 원한다면 언제든지 새로운 작품을 설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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