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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독서-하다
이건희, 홍도희 ㅣ 기사 승인 2019-10-20 15  |  623호 ㅣ 조회수 : 476





  최근 MBC 프로그램 ‘같이펀딩’에서 대중을 위해 특별한 독서를 준비했다. 따분하게 읽는 책이 아닌 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이다. 배우 강하늘 씨, 유인나 씨의 목소리로 만드는 오디오북은 ‘누군가의 인생 책’이라는 주제로 제작 중이다. 완성된 작품은 네이버 해피빈 펀딩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오디오북의 모든 수익금은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누리꾼이 프로젝트의 가치에 공감했고, 제작진의 펀딩 예상 금액인 6백만원을 훨씬 뛰어넘은 약 2억 5천만원(10월17일 기준)이 모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펀딩을 넘어서 사람들에게 오디오북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오디오북은 테이프·CD·MP3 등을 통해 귀로 듣는 책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오디오북 플랫폼이 등장했고 종이책과 차이를 둬 새로운 독서 문화를 끌어내고 있다. 오디오북은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면 따로 책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그리고 종이책, E-Book처럼 한 곳을 집중해서 보지 않고, 이어폰이나 스피커를 통해 책의 내용이 전달되기 때문에 바쁜 일상에서도 짬짬이 독서 할 수 있다.



  또한, 오디오북은 듣기를 활용해서 책에 더 몰입할 수 있다. 최근 성우, 배우, 가수 등 다양한 북텔러(Book Teller)가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의 목소리에 더해 상황에 맞는 배경음악을 통해 장면의 긴장감까지 전달한다. 글을 따라 읽는 것보다 상황에 맞게 전개되는 음악과 북텔러의 감정 표현은 책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이 뿐만 아니라 오디오북은 저렴하고 효율성이 좋다.



  2~3만원 하는 책 한 권을 구매하기엔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다 읽은 책은 언제 다시 읽힐지 모른 채 책꽂이에 방치되기 일쑤다. 반면 오디오북 한 권은 보통 2~3천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해진 기간에는 듣고 싶은 만큼 마음껏 들을 수 있다. 오디오북 대여 기간은 네이버 오디오클립 기준 약 90일로 일반적인 도서관의 대출 기간보다 길다. 만약 간직하고 싶은 오디오북이 있다면 영구 소장도 가능하다. 심지어 몇몇 오디오북은 일반 도서를 구매할 때 보다 20~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가격 부담을 줄여주기도 한다.



  오디오북은 종이책의 대체재로써 활용되기도 하지만 보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오디오북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종이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을 통해 접하게 된 작품을 종이책으로 재구매하는 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교보문고의 오디오북은 종이책의 내용을 요약해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책을 구매하기 전 오디오북을 통해 작품을 미리 체험해보면서 책 구매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여러 출판사가 마케팅 전략으로서 오디오북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설가의 작품 출간에 앞서 오디오북을 통해 먼저 공개한다. 인터넷을 통해 관심 있는 독자 사이에서 그 책이 회자되도록 하고, 종이책 구매까지 유도하는 방식이다. 또한, 오디오북이 출판 시장에 새바람을 불어 넣는다. 기존의 베스트셀러가 오디오북으로 재생산되고, 출판 업계는 출간 기획단계에서부터 온라인 구독자를 위한 오디오북 제작을 고려하고 있다.



  각 지자체 및 공공기관에서도 오디오북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의 ‘책이음버스’가 있다. 책이음버스는 독서문화 확장을 위해 소외지역을 찾아다니는 참여형 버스이다. 이를 통해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을 함께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독서 방법의 하나로 오디오북을 소개하고 있다. 출판진흥원 독서지원팀 김단비 주임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오디오북이 특별히 어르신에게 인기가 좋다”라며 “노안으로 종이책의 글자가 보이지 않아 불편했는데 오디오북이 이를 대신해줘 만족감이 높다”라고 오디오북의 장점을 설명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북텔러리스트(BookTellerList)는 KBS를 중심으로 한 각 방송사 출신 성우 및 아나운서로 구성된 도서 낭독 모임이다. 책 속 가득한 상상의 세계를 살아 있는 목소리로 표현하고, 모든 책 안에 담긴 말의 본질과 힘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이야기꾼 북텔러리스트를 소개한다.



Q. 북텔러리스트란 무엇인가?

  A. 북텔러리스트는 연출과 성우 및 아나운서로 구성된 낭독 팀이다. 독자들은 책을 읽을 때 여러 가지를 상상하고 느낀다. 책 속 가득한 상상의 세계를 오디오북을 통해 청자가 들으면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이야기꾼이다.



Q. 어떤 플랫폼을 통해서 공연이 진행되나?

  A. 1년에 한 번 정도 ‘낭독만찬’이라는 오프라인 공연을 진행한다. 그리고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 유튜브를 통해서 생방송 낭독회를 진행한다.



Q. 공연의 컨셉이나 작품은 어떤 방식을 통해 선정되나?

  A. 공연의 컨셉이나 작품은 공연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공연 선정의 최우선 기준은 북텔러리스트들이 모두 하고 싶은 작품이다. 각 공연에서 북텔러리스트가 추구하고 완성할 대상과 목표가 명확히 보이는 작품을 선호한다.



  예로 처음 공연을 했던 ‘읽어드릴깝쇼’ 의 경우를 소개한다. 약 20명의 북텔러리스트 멤버가 다양하게 공연에 참여할 수 있도록 10~20분 정도의 시간 안에, 1~2인이 낭독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한다. 이때는 낭독자 각 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관객과 직접 소통을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공연 ‘낭독만찬’의 경우는 근대공포, 환상소설 작품 중 단편을 선정했다. 이어 1인 낭독부터 최대 7인 낭독까지 동시에 한 작품 안에서 역할을 나눠 입체낭독을 진행한다. 이때는 작품 속 상황들을 무대 위에서 얼마나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움직임이나 시각적 효과, 연주 등 청각적 표현 외에도 무대적이고 연극적인 다양한 표현의 방법을 6개의 단편마다 다른 형식으로 선보였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의 낭독공연이 최종단계인 무대공연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로써 중간 과정에 행해지는 공연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완결된 결과로서의 공연’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인식되도록 하는 것에 목표를 뒀다.



  ‘블루’의 경우는, 웹툰을 낭독공연의 소재로 선정해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낭독공연을 시도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웹툰을 낭독공연에 최적화된 형태로 영상으로 제작하고 각 인물이 영상 앞에서 더빙 형식으로 연기를 하면서, 동시에 라이브 연주로 각 장면의 상황과 정서를 곡으로 전달하는 형태의 공연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30분 미만의 작품을 한 무대 안에서 다양하게 보여주던 것과 달리 2시간 분량의 몰입감 있는 장편 작품을 선보였다.



  이렇게 북텔러리스트는 매번 다른 컨셉과 다른 작품들을 새롭게 추구하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눈으로 읽었을 때보다, 누군가 말로 표현해 줬을 때 더 좋은 작품이어야 한다. 그중 온·오프라인 관객이 쉽게 공감하고 가장 교감이 잘 통하는 작품을 선호한다.



Q. 북텔러리스트 일을 하면서 느끼는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이 있는지?

  A. 일단 좋은 점으로 우리가 성우와 아나운서로 구성돼 있어 직업적으로 도움이 된다. 매주 모여 책을 펴고 의미와 여러 가지를 깊게 생각하며 낭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훈련이 된다. 읽었을 때와 낭독했을 때가 색다르게 느껴지는 작품이 있는데 그런 작품을 알아가는 것도 좋은 점이다. 또 작년 공연을 했을 때 관객들이 우리와 함께 웃고 펑펑 울고 했다. 그렇게 낭독자와 청자 사이에 교감과 공감이 이뤄질 때 희열을 느낀다.



  반면 어려운 점은 낭독자가 하는 일의 목적이 단순히 활자의 정보전달은 아니라는 점이다. 낭독자는 작품 분석을 통해 생각하며 느낀 것을 소리와 호흡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것을 청자가 받아들여 같이 느끼는 순간까지의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청자가 호흡하며 상상할 수 있는 틈을 만들기 위해 절제된 표현을 하는 것도 어려운 점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조차 재미있는 것 같다.



Q. 북텔러리스트가 되려면 갖춰야 할 자격 조건은?

  A. 북텔러리스트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때로는 팀 모두 한 작품을 두고 오래 고민하기도 하고 될 때까지 반복한다. 꾸준히 달리는 마라톤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책을 다루기 때문에 책을 좋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꼭 책을 엄청나게 좋아할 필요는 없다. 표현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를 즐길 자세가 있다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느끼는 상상과 정서를 몸으로 표현하는 일이기 때문에 발성과 호흡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대중에게 오디오북이 아직 생소한 것 같다. 오디오클립에서 북텔러리스트가 참여한 여러 작품도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그리고 일반인 대상으로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북텔링클럽이라는 낭독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2달 동안 4회에 걸쳐 만날 예정이다. 북텔러리스트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대중들과 만나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 낭독하는 시간을 가진다. 세 번째 모임은 이미 시작됐으니 네 번째 모임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SNS에 북텔러리스트를 검색해 팔로우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곧 새로운 모집공고가 올라올 예정이다. 그리고 깜짝 소식으로 일 년에 한 번 진행되는 공연 소식이 올라올 수 있다. 그때 또 많은 관심 부탁한다.







  책을 듣는 것과 읽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기자는 오디오북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더불어 듣는 것과 읽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내용이 기억에 오래 남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동료기자의 도움을 받아 기자는 오디오북을, 동료기자는 종이책을 이용해 독서 한 후 퀴즈를 진행했다.



  기자가 읽은 오디오북은 유명한 단편소설인 『마지막 잎새』, 『크리스마스 선물』 등이 수록된 『오 헨리 단편선』으로 배우 정해인 씨가 녹음에 참여했다. 기자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책을 대여했다. 오디오클립을 이용하면 평균 4천원의 비용으로 90일간 오디오북을 대여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적당한 속도감과 감미로운 음성으로 이야기를 읽어주는 목소리에 빠져들어 소설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디오북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시간이 흐를수록 집중력이 저하됐다. 오디오북을 듣는 중에 다른 일을 같이하게 되고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다. 가만히 듣기만 하면 마치 영어 듣기평가를 하는 것처럼 졸음이 쏟아졌다. 눈으로 활자를 보지 못하니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오디오북은 신선했다. 일단 오디오북은 듣는 사람에게 생생한 느낌을 준다. 성우의 호흡과 목소리 연기는 독자가 책의 장면을 상상하는 것을 도와주고 더 몰입감 있는 장면을 선사한다. 또 기자는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 오디오북은 자의가 아닌 타의로 책의 속도가 정해지다 보니 책을 읽는 속도에 있어 답답함이 없었다.



  오디오북 듣기를 끝낸 기자는 글자를 통해 독서 활동을 한 동료 기자와 함께 퀴즈에 도전했다. 문제는 총 9가지로 책의 전체 내용보다는 ‘주인공이 살던 도시는?’, ‘아내가 선물한 시곗줄의 가격은?’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과 관련된 문제들이었다. 퀴즈의 최종 점수는 오디오북 1점, 종이책 7점으로 종이책의 완승이었다. 아무래도 청각적인 기억에만 의존해야 하고,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이야기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비록 퀴즈에서 패배했지만 기자는 독자들에게 오디오북을 추천하고 싶다. 책을 읽는 습관이 없는 사람은 종이책보다 오디오북이 훨씬 흥미로울 수 있을 것이다. 통학 또는 출퇴근 시간이 긴 학생이나, 직장인에게도 오디오북은 지루한 시간에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 그러니 빽빽한 활자에 질렸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독서 방법을 찾고 싶은 사람들은 망설이지 말고 오디오북에 도전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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