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로등이란 교통의 안전, 또는 아름다움을 위해 길가를 따라 설치한 등이다. 이 불빛으로 통행하는 차량의 시야를 확보하고, 이동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한다. 이처럼 가로등은 사고와 범죄 예방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대학 캠퍼스 면적은 약 50만㎡로 축구장 71개 크기다. 넓은 학교 크기만큼 밤이 되면 학생들이 다니는 곳곳을 밝히기 위해 많은 가로등이 켜진다. 과연 우리대학의 가로등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학생들이 경험한 어둠
본지는 우리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교내 가로등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가 진 이후, 우리대학이 어둡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총 응답자 72명 중 62.5%(45명)가 ‘어둡다’ 또는 ‘매우 어둡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특히 어둡다고 생각되는 장소, 건물이 있는가에 대해 ▲향학로 ▲제1학생회관 주변 ▲협동문 근처 ▲수림학사 ▲경기공고 쪽 도로(프론티어관, 도서관, 제1학생회관 뒤편) 등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주로 늦은 시간까지 머무는 건물이 어디인지 물었다. 학생들은 ▲별관도서관 ▲다빈치관 ▲다산관 ▲어의관 순으로 늦게까지 해당 건물에 남아있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밤 늦게까지 머무는 건물 주변이 어둡다고 체감했다.
다음으로 학생들의 귀가 시간에 대해 물었다. 특별한 경우(시험 기간, 조별 과제, 동아리 활동 등)에 귀가 시간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21~23시 19.4%(14명) ▲23~01시 33.3%(24명) ▲01시 이후 43.1%(31명)로 응답자의 95.8%(69명)가 21시 이후에 귀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평소 귀가 시간은 ▲17~21시 31.9%(23명) ▲21시~23시 26.4%(19명) ▲23~01시 29.2%(21명)로 고르게 분포했다. 학생들의 귀가 시간이 각자 다르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교내에서 학생들이 주로 통행하는 곳은 향학로다. 향학로 통행에 대한 설문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귀갓길에 향학로가 어두워서 불편을 겪은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중 84.7%가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해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는데 대부분 늦은 시간 향학로의 가로등을 소등해 발생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연석, 볼라드*와 충돌한 사례 ▲새벽에 마주오던 자전거와 부딪칠 뻔한 사례 ▲지인이 부상당한 사례 ▲어둠으로 인한 두려움 등이었다. 학생들은 가로등 개수, 밝기의 문제보다 학생들의 이동을 무시한 채 일찍 소등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향학로 통행 시 랜턴, 휴대폰 손전등을 사용해본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73.6%의 학생들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늦은 시간에 향학로를 지나가는 것은 누군가에겐 불편을 겪거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일 수 있다.
과연 ‘어둠의 향학로’일까?
많은 학생들이 늦은 시간 가로등 소등과 어둠으로 인해 두려움을 갖고 통행의 불편을 겪고 있었다. 사실 확인을 위해 기자는 직접 교내 가로등 실태를 파악했다. 지난 4월 13일(토), 17일(수) 두 차례 새벽 1시에 학교를 방문했고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4월 13일(토)에는 학교 정문부터 다산관을 지나 붕어방으로 가는 차도의 가로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가로등이 꺼져 있었다. 학생들이 주로 통행하는 향학로의 가로등도 모두 소등됐다. 때문에 몇몇 학생들이 늦은 시간에도 어두운 향학로를 따라 귀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학생들이 늦은 시간까지 머무는 별관도서관 근처를 확인했다. 수연관에서 다빈치관으로 향하는 길은 몇개의 가로등이 밝히고 있었다. 하지만 별관도서관과 중앙도서관 사이 통로 등 도서관 주변에 위치한 대부분의 가로등은 꺼져 있었다. 당시 별관도서관 제1열람실과 제1노트북열람실에 약 50명의 학생이 남아 있었다.
반면, 4월 17일(수)은 교내 대부분의 가로등이 켜져 있었다. 앞서 학생들의 설문에서 어둡다고 느낀 장소로 언급된 협동문 근처, 제1학생회관 주변, 경기공고 쪽 도로, 수림학사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학생들이 어둡다고 말한 장소의 가로등은 모두 켜져 있었다. 하지만 수림학사만 예외적으로 가로등이 소등돼 있었다. 마찬가지로 별관도서관에 남아 공부하는 학생 수를 파악했다. 4월 17일(수) 새벽 1시 기준, 제1열람실과 제1노트북열람실에 약 150명의 학생이 남아 있었다.
시험 기간 유무와 일정에 따라 인원의 차이는 있지만,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게 존재했다. 과연 어떤 날은 손전등을 비춰가며 귀가해야 하고 어떤 날은 어둡지 않게 통행할 수 있는 것일까?
본지는 교내 가로등 소등, 관리와 관련해 시설과 전기지원팀에 문의했다. 새벽에 교내 가로등을 소등하는 이유에 대해 시설과 전기지원팀 권준진 팀장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늦은 시간 통행량이 적은 장소의 가로등은 소등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학로의 가로등 소등과 관련해서도 동일한 이유라 설명했다. 하지만 “시험 기간 직전 주, 시험 기간 주에는 학생들의 통행량이 많아 일출까지 가로등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로등이 시기나 통행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점등됨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학생들이 느꼈던 가로등 소등과 관련된 불편은 시험 기간 직전 주, 시험 기간 주를 제외한 기간에 발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늦게까지 교내에 남아 있지만, 1년 중 특정 기간을 제외하고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교내 가로등의 전기세 현황과 전기세를 어떤 기금으로 충당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권 팀장은 “한 해 우리대학 평균 전기세는 약 20억원 정도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국가에서 지급받는 보조금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전기세를 충당하고 있다”며 “학교의 예산이 전기세로 과다 지출되는 것을 막고, 학생들의 편의를 맞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가로등 관리 주기와 방법에 대한 질문에 권 팀장은 “1달에 1~2번 저녁 시간에 교내의 모든 가로등을 점검하고 수리한다”고 말했다. 만약 가로등이 고장나거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시설과 전기지원팀(02-970-6159)으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