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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야 할 대학 민주주의, 달아오를 수 있을까
이건희, 홍도희 ㅣ 기사 승인 2019-06-09 12  |  619호 ㅣ 조회수 : 562

총장 선거, 아무도 관심 없나요?



  지난 7일(금), 우리대학 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제12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선정선거(이하 총장 선거) 입후보 및 선거안내 설명회가 열렸다. 참석 대상은 입후보예정자,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 위원 및 모든 선거권자이다. 설명회는 ▲선거사무 주요 일정 ▲후보자등록 신청 방법 ▲선거운동 방법 및 제한·금지행위에 관한 사항 순으로 진행됐다.



  총장 선거 설명회에 앞서 노원구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형태 사무국장은 “이번 제12대 총장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겠다”라며 선관위의 역할을 소개했다. 이어 서 사무국장은 “입·후보자 등록, 선거운동에 있어서 주의 사항을 숙지한 후, 서로 피해가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당부했다.



  제12대 총장 선거의 선거일은 7월 11일(목)이다. 후보자 등록 기간은 이달 26일(수)에서 27일(목)로 우리대학 총장임용후보자 선정규정의 후보자 등록자격을 충족한 사람은 누구든지 후보자 등록이 가능하다. 후보자 등록 장소는 노원구 선관위 3층 공정선거지원단실이다. 반드시 접수 시간을 엄수해야 하며 후보자 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구비해야 한다. 선거운동은 오는 28일(금)부터 7월 10일(수)까지 13일간 진행된다. 선거운동은 후보자 및 교원만 가능하며, 선거일 당일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투표 방법은 선거권자에 따라 다르다. 교원 및 직원, 조교는 종이 투표가 원칙이다. 다만, 선거일에 해외에 체류하는 교원, 직원 및 조교 중 사전 허가받은 경우 온라인으로 투표 할 수 있다. 재학생은 온라인으로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 투표 방법은 세 가지이다. 먼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우, 메시지로 수신된 URL을 통해 사이트에 접속해 투표하면 된다. PC를 이용하려면 개인별 URL을 주소창에 직접 입력해 참여하는 방법과 온라인 투표 홈페이지에 접속해 선거 로그인을 통해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단, 온라인 투표는 외국에서 휴대폰을 개통하거나, 유심칩을 구매해 교체한 경우에는 투표할 수 없다. 그리고 외국에서 URL을 통해 투표할 때 IP주소가 일정해야 한다. 따라서 장소를 이동해 투표하는 일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투표 및 개표 장소는 우리대학 100주년기념관 3층 갤러리4에서 진행된다. 1차 투표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이다. 1차 투표결과 유효투표수의 과반수 득표 후보자가 없을 경우, 득표순위에 따라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한다. 2차 투표에서도 과반수 득표 후보자가 없을 경우, 득표 순위에 따라 상위 2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결선 투표에 두 후보자의 득표수가 같은 경우, 순위가 결정될 때까지 재투표를 실시한다.(후보자 수 5인 초과 기준)



  이날 설명회는 총 24명이 참석했다. 총추위 위원은 27명이므로 이 중 불참자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설명회에서는 재학생의 투표 방법이 소개됐지만, 참석자 중 재학생은 기자 2명을 포함한 3명뿐이었다. 총추위는 우리대학 스마트캠퍼스 알림톡을 통해 총장 선거 설명회 개최를 알렸다. 하지만 학생들이 알림톡을 받은 것은 설명회 시작 10분 전이었다. 노원구 선관위의 일정에 맞춰 설명회가 진행되다 보니 대학 구성원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총추위 관계자는 “참석하지 못한 재학생을 위해 온라인 투표 방법을 선거 홈페이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총장 선거의 변화, 직선제 도입과 특징



  제12대 총장 선거에서 주목할 점은 총장 직선제의 부활이다. 우리대학은 1995년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했다. 하지만 선거권을 가진 교수, 교직원 사이에 파벌이 생기고, 금권 선거의 역효과가 발생했다. 2012년, 교육부는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총장 간선제를 시행하도록 권고했고, 지난 제11대 총장 선거는 간선제로 진행됐다. 이를 실시하지 않는 국립대학은 예산 삭감과 사업비 환수 조치 등의 불이익을 받았다. 총장 간선제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의 구성원 48명이 후보자의 자질, 공약 등을 검토하고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간선제로 진행했지만, 48명의 구성원 중 단 1명만이 재학생으로 구성돼 재학생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던 지난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는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의 일환으로 총장 간선제를 폐지 시켰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의 제12대 총장 선거도 직선제로 실시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장 선거에는 모든 재학생이 투표할 수 있다. 현 정부의 교육 민주주의 노선과 학생들의 총장 직선제에 대한 요구가 합쳐진 결과이다. 하지만 참여하는 대상의 배정된 표는 모두 다르다. 교수의 1인당 배정된 표는 1표, 직원·조교는 0.148표, 재학생은 0.002표이다. 교수, 직원·조교, 재학생을 모두 합치면, 약 13,015명이다. 재학생은 약 12,213명으로 선거 인원의 93%를 차지한다. 하지만 1인당 배정된 표의 가치가 낮아 실질적으로 재학생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표는 총 455.06표 중 약 4%인 18.65표뿐이다. 대학 구성원의 93%를 차지하는 재학생이 모두 투표해도 선거 결과에 4%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지난 제11대 총장선거 때 할당된 재학생들의 투표수는 전체 표 수 중 약 2%였다. 그리고 직선제가 도입되는 제12대 총장선거 때는 전체 표 중 4%가 재학생들의 몫이다.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선거 방식의 큰 변화를 꾀했지만, 과연 교육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된 것인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타 대학 총장 선거는?



  이화여대는 ‘정유라 입학 비리’ 사건이 터진 후 최경희 전 총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총장 직선제가 도입됐다. 이화여대의 전임교원 988명 기준 약 11%인 108.5표를 재학생의 표로 배정했다. 다시 말해 이화여대 재학생의 수를 고려하면, 재학생 1인당 배정된 표는 0.00481표이다. 이는 우리대학 재학생 1인에게 배정된 표인 0.002표의 2배가 넘는다. 또한 총 1,275표 중 재학생의 표는 108.5표로 약 9%를 차지한다.



  총장 직선제를 실시했던 전북대는 교원 대비 재학생의 1인당 배정된 표가 적은 문제, 총장 선거의 세부 규칙 문제로 논란이 생겼다. 전북대총장선거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의 총장 선거 보이콧 선언까지 이어졌고, 교수회와 공대위의 협의로 총장 선거가 진행됐다.



  이화여대의 경우 전임교원 수의 11%만큼의 표가 재학생들에게 주어졌고, 전북대는 전임교원 수의 3.54%, 우리대학은 5%만큼의 표가 주어졌다. 대학의 소속된 교원 수에 따라 재학생에게 할당되는 투표 수가 달라진다. 이 비율은 어떤 방식으로 구해질까? 우리대학의 경우 총추위 위원 사이에서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됐다. 전북대도 마찬가지로 교수회에서 선거 반영 비율을 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단순히 구성원끼리 논의한다고만 명시돼 있고, 그 비율은 어떤 셈법에 의해 산출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학생’없는 학교에서 진행될 총장 선거



  제12대 총장 선거의 선거운동 기간과 선거 모두 방학 기간에 진행된다. 현 김종호 총장의 임기는 11월 8일(금)까지이다. 총추위 관계자는 “총장 임기에 맞춰서 선거와 관련된 모든 일정이 정해지는데 현 선거 일정이 최대한으로 앞당긴 것이다”라고 전했다. 방학 중 학교에 남아 있지 않은 재학생을 위해서 온라인 투표시스템에 의한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총장 선거 홈페이지, 우리대학 홈페이지 공지사항, 문자 메시지를 통해 후보자의 정보 등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이화여대, 전북대는 학기 중에 총장 선거를 진행 했다. 온라인 투표시스템이 방학 기간이라는 열세를 극복하고 재학생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이끌어내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총장은 대학을 대표해 대외적인 활동을 하며 학내의 전반적인 정책을 결정하고 학내 업무 전반을 총괄 관리한다. 총장의 업무 방향성과 활동이 모든 구성원에게 영향을 주기에 중요하다. 최고 교육기관의 민주주의를 위해 도입된 총장 직선제, 하지만 대학의 주체인 학생에게 소수점의 투표권을 쥐어줬다.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궁금증이 드는 현실이다.





▲ 대학 구성원마다 배정된 표가 다르다





▲ 대학 구성원의 수, 비율


기사 댓글 1개
  • 171**** l 19.07 15:45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조금 더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학교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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