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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길고양이가 사는 대한민국
원용찬 ㅣ 기사 승인 2017-04-17 18  |  586호 ㅣ 조회수 : 284

야생동물, 그들이 뛰는 대한민국



쇠붙이가 무섭습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로 잘 알려진 황새, 어느 날 이 황새 한 마리가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1971년의 일이었다. 밀렵꾼에 의해 총을 맞고 횡사한 이 새는 우리나라에 남은 마지막 수컷 황새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황새를 1968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었다. 짝을 잃은 암컷 황새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1994년에 사망함으로써 우리나라 텃새로서의 황새는 공식적으로 멸종됐다. 환경의 변화와 밀렵의 성행으로 인해 멸종된 황새. 우리나라는 황새를 복원하기 위해 2010년부터 황새복원사업을 진행했고, 2016년에야 두 쌍의 황새 부부가 번식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껏 복원한 황새가 전깃줄에 감전돼 사망하는 등 난관이 계속되고 있다. 사람의 욕심으로 인해 사라지게 된 황새는 쉽게 우리 곁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작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뿔소가 뿔을 잃고 죽은 채로 밀렵꾼에게 밟혀 있는 사진이 논란이 됐다. 이후 아프리카의 몇몇 동물 보호소는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뿔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사람의 욕심 때문에 동물 자신의 상징을 잃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야생동물도 밀렵에서 안전하지 않다. 불법 밀렵은 지금도 성행하고 있다. 방법도 다양하다. 엽총이나 올무, 창애 등을 이용한 밀렵은 물론이고, 독극물을 이용해 야생동물을 죽이기도 한다. 이 경우엔 포획의 목적이 아닌, 그저 ’살육‘이라는 목적으로 자행되는 만큼 그 잔혹성이 더하다. 예컨대 지난 2월, 청양에서 농약을 뿌린 볍씨로 가창오리를 잡으려던 사람 때문에 애꿎은 독수리 십여 마리가 죽음을 당했다. 농약을 먹고 폐사한 가창오리를 독수리들이 먹다가 죽게 된 것이다.



  독극물이나 농약 등을 살포하여 야생생물을 잡거나 죽이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만약 멸종위기종을 해한 경우는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SBS에 따르면 전국 12개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구조한 야생동물은 2015년 기준 9,758마리다. 이 가운데 밀렵 등의 인간의 행위로 조난당한 야생동물은 천여 마리가 넘는다. 또한, ▲늑대 ▲여우 ▲스라소니 ▲수달 등이 가죽 밀매로 인한 밀렵 때문에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돼 있다. 또한, 몸보신을 위해 뱀, 도롱뇽 거북 등의 양서류와 파충류를 먹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이중 멸종위기종은 ▲구렁이 ▲맹꽁이 ▲금개구리 ▲남생이 ▲표범장지뱀 ▲바바리뱀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야생동물 관련 밀렵행위를 단속하는 부서는 환경부다. 환경부는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밀렵 단속과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2만회가 넘는 단속 끝에 3,439건의 불법 밀렵을 적발한 바 있다.



  최근에는 로드킬(Road Kill)도 동물의 삶을 위협한다. 2014년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야생동물 교통사고 현황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약 2,000여 건의 로드킬이 발생했다. 이 조사는 관계 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모른 체하는 경우까지는 계산하지 못했다. 따라서 비공식적으론 더 많은 수의 로드킬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드킬의 대상은 고라니, 노루, 멧돼지 등의 대형 동물부터 고양이, 개, 두꺼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두꺼비는 산란기에 떼로 이동하곤 하는데, 그 경로가 차도와 이어진 경우가 많다. 운전자가 차에서 두꺼비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이들은 하릴없이 차에 치이곤 한다. 실제로 2016년 3월, 광양에서 이런 상황에 처한 두꺼비 수백 마리가 생명을 잃었고, 그 시체가 썩어 근처 민가에서 악취를 호소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야생동물의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작은 터널 형태의 야생동물 보행로를 만드는 등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야생동물이 민가로 내려와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먹이까지 주기적으로 뿌려주고 있으나, 그 효과는 아직 선명하지 않다.





▲ '로드킬'에 희생당한 고양이 <출처: 영화 '어느 날 그 길에서'>





▲ 동물을 위해 만든 생태 통로 <출처: 동아일보>



실험동물, 그들이 쓰이는 대한민국



화장품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유기동물과 야생동물 사이에 끼기 애매한 다른 존재가 있다. 바로 실험동물이다. 동물실험은 사실 정(正)·부(不)를 논하기 어려운 주제다. 인간은 동물실험을 통해 의학과 생물학을 발전시켜왔다. 특히 포유류에 대한 실험은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계속됐다. 가장 유명한 동물 실험으로는 ‘파블로프의 개’로 널리 알려진 파블로프의 실험, 그리고 파스퇴르의 탄저균 동물 실험 등이 있다. 위 실험을 통해 인류는 더 발전된 의학의 수혜를 입었다. 그리고 이런 실험이 지금까지 반복되면서 실험 활용을 목적으로 길러진 ‘실험동물’이 탄생했다.



  국내 실험동물 현황을 보면 ▲183만 4,000마리(2012년) ▲196만 7,000마리(2013년) ▲241만 2,000마리(2014년) ▲250만 7,000마리(2015년)로 2012년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대학이나 연구실뿐 아니라, 청소년도 학교에서 동물 실험을 진행한다. 무소속 홍의락 의원은 “2012-2015년 사이 초·중·고교에서 해부실험으로 희생된 동물은 약 11만 5,000마리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최근 홍 의원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동물해부실험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들의 50%는 의료 및 생물학 연구용이다. 물론 일반적인 동물 실험은 법적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편이지만 동물 입장에서는 심각한 상해나 사망의 원인으로 이어진다.



  실험이 진행되는 영역도 다양하다. 대개 쥐나, 토끼의 경우는 암, 골다공증과 같은 인간 질병 치료의 연구대상으로 쓰인다. 또한, 소나 말의 경우는 수의학 부분의 연구에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동원되는 동물의 희생에 어떤 가치를 매길 수 있을까. 동물보호단체는 특히 ‘화장품’과 같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영역이 아닌 곳에서도 이런 실험이 자행되는 실태를 지적해왔다. 유럽연합은 동물실험을 통해 개발된 화장품에 대한 판매를 금지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2월 4일부로 동물실험을 거쳐 만든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유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대선주자, 그들이 말하는 동물보호



  위에서 보았듯, 우리나라의 동물보호 체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최근에야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여러 정책이 나오고 있으나, 실효성이 크지 않다. 최근 대선이 진행됨에 따라, 기자는 각 후보 별로 어떤 동물보호 관련 공약이 있는지 살펴봤다.



  먼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생명 존중과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를 표방하며, ▲헌법에 동물권 명기 ▲민법에서 ‘동물 물건 조항’ 삭제 ▲지자체에 유기동물 보호시설 확대 ▲참여형 동물의료보험 도입 ▲반려동물에 대한 등록제 의무화 및 외장형 식별장치 폐지 ▲개 농장 사육 방식 금지 등을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는 아직 19대 대선에서 동물 복지 관련 공약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8대 대선에서 ▲생매장 금지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고래 포획 및 공연 금지 등의 공약을 낸 것으로 보아 추가적인 공약발표도 기대되고 있다.





▲ 실험동물을 위한 위령제 <출처: 메디팜스투데이>



 



길고양이가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꿔요



  이번 3월, 우리대학 곳곳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포스터가 나붙었다. 포스터엔 “물끄러미 학생들을 쳐다보는 고양이가 담겨 있었다. 정체모를 포스터를 보고 학생들은 ”저게 뭘까“하며 의구심을 품었다.



  이 포스터를 붙인 것은 고양이가 아니라 동아리 ‘서울과기대 고양이는 고맙다냥(이하 서고고)’의 일원들이다. 이름부터 특이하다. 뭘 하는 사람들일까 궁금했다. 기자는 이번 기사 주제인 ‘동물보호’에 맞춰 서고고의 회장 최윤선(식공·13) 씨와 우리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고양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고고>는 우리대학에서 유일한 길고양이 봉사 동아리다. 길고양이에 관심을 갖고 봉사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지.



  원래는 혼자 해왔던 일이에요. 전에 제1학생회관을 지나가다가 뼈가 보일 정도로 엄청 마른 고양이를 봤거든요. 저도 뭘 몰랐던 때라서, 그냥 섣부르게 참치를 주기도 하고, 나중에는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얻은 뒤 기름기를 빼서 주기도 했죠. 이렇게 몇 주 밥을 주다보니 방학이 왔어요. 이때는 학교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밥을 주지 못했는데, 새 학기가 시작되니 그 고양이가 보이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고양이는 한 번 밥을 주기 시작하면 계속 그 자리에 남아서 먹이를 준 사람을 기다린대요. 이런 상황에서 방학 때 제가 나가질 못했으니 어떻게 됐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 고양이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가, 다시 학내에 보이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일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고양이한테 밥을 주는 게 타인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놓고 고양이 밥을 주기 시작하면 분명 싫어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고양이에게 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몰래 해왔던 일이에요. 근데 제가 이제 졸업하고 나면 누가 고양이한테 밥을 주겠어요. 이 고양이들은 분명 텅 빈 급식소 앞에서 계속 기다릴 게 뻔했거든요. 그들의 습성도 그렇고요. 그래서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같이 힘을 합쳐서 이 일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서고고>는 신입부원 모집을 마쳤고, 현재는 가동아리로 등록된 상황이다.



  심사 기간을 거쳐 내년 9월에는 정식 동아리로 승인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얼마 안 올까 걱정했는데,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저의 뜻에 공감해줘서 뭉클했어요. 2주에 한 번씩 회의를 진행해요. 부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내의 길고양이들을 위한 활동을 논의하고 있어요. 우리와 활동을 같이 하는데 필요한 조건은 딱히 없어요. 그렇지만 단순히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하기는 힘들어요, TNR(중성화수술)과 급식소를 운영하는 것도 생각보다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조금의 각오는 필요해요. 또 고양이들의 사료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고양이들이 아프면 치료도 해주고 있고요. 겨울을 날만한 집도 만들어주고 있거든요. 비용이 조금 필요하긴 해요. 비록 후원금을 받고는 있지만,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비상시에 사용할 회비를 조금 걷고 있어요.



학내 길고양이 개체 수가 대략 30마리 정도라고 했는데, 기자는 사실 대학을 다니며 고양이를 한두 번밖에 보지 못했다. 우리대학을 다니는 고양이가 30마리라니 놀라운 일이다.



  활동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정문 쪽으로 다니는 고양이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어요. 아마 더 많을 거라 생각해요. 올해는 동아리 인원도 늘었기 때문에 개체 수를 좀 더 자세히 파악할 예정이에요. 현재까지 발견 직후에 사진을 찍고 이름까지 붙여준 고양이는 17마리예요. 앞으로는 급식소에 헌팅캠(Hunting Cam)이란 영상촬영기를 부착해서 또다른 고양이를 확인하고, 그들의 습성까지 파악할 예정이에요.



<서고고>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은 TNR이다. TNR은 무엇이며, 이것이 길고양이들의 생존에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TNR은 ‘Trap’, ‘Neuter`, `Return`을 축약한 말이에요. 한마디로 중성화 사업인 거죠. 우리는 길고양이를 포획한 다음 중성화 수술을 시켜서 다시 거리로 돌려보내고 있어요. 올해는 6월과 9월에 다시 진행할 예정이에요. 고양이들은 추운 겨울에는 새끼를 낳지 않고, 봄과 여름부터 발정기를 반복하며 짝짓기를 해요. 특히 암컷은 수유 기간에 또 임신할 때도 있어요. 사람과 마찬가지로 연속으로 출산하는 일은 버거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암컷은 되도록 다시 새끼를 배기 전에 포획해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있어요. 길고양이 TNR이 중요한 이유는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도 하고,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늘어나게 될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어서예요.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밤에 시끄럽게 울기 때문이잖아요? 고양이는 주로 발정기 때 울음을 내는 편인데, 중성화가 된 후에는 울음소리가 좀 줄어들어서 위와 같은 원성도 줄일 수 있어요.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KARA는 동물보호단체로서 유기견 입양도 지원하고 있고 자체 병원을 통해서 동물 봉사를 지원해요. 중성화수술에 드는 비용이 일반적으로 수컷은 10만 원, 암컷은 30만 원 정도인데, KARA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치료비의 반액을 지원받고 있답니다. 또 대동제 때 부스를 신청해서 길고양이 인식 개선 캠페인이나 서명을 받을 계획이에요. <서고고> 내부에 디자인팀이 있거든요. 이들이 직접 제작한 고양이 관련 물품을 팔아서 후원금을 모으려 해요. 이 후원금으로 길고양이를 위한 활동을 추진할 거예요”



하지만 중성화수술을 통해 길고양이들의 개체 수를 조절하자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람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주장이라 볼 수도 있다.



  “길고양이를 자연 상태로 두는 게 맞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우리가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시작했으니, 고양이들에게 비교적 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거잖아요. 길고양이의 경우 환경이 좋아지면 개체수가 늘어나는 편이에요. 물론 저는 고양이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이 많이 보이는 게 좋아요.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분명히 길고양이들을 원치 않는 사람도 있잖아요. 개체 수가 계속 늘면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좀 더 안 좋아질 거예요. 이 과정에서 많은 고양이들이 학대를 당하거나, 폭력을 당하겠죠. 이럴 바에는 우리가 돌보는 고양이들이 무분별한 임신과 출산을 겪지 않고 일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참고로 고양이들은 1년에 3번 발정기를 겪고, 한 번에 3~5마리의 새끼를 낳아요. 정말 빠르게 늘어난다니까요!”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길고양이 개체를 줄이기 위해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위생관리가 안 되고, 진행과정이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 차원에서도 다행히 길고양이에 대한 중성화 수술을 지원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에 배정된 예산이 너무 적어서 그 수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있는지는 의문이에요. 또 정부가 진행하는 중성화 사업은 위생적이지 못하고, 길고양이의 생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제가 TNR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본 결과 미국 같은 경우는 동물에 대한 중성화 수술을 위생이 보장된 곳에서 진행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사설 병원과는 차원이 다른 공장 같은 곳에서 수술이 진행되고 있어요. 게다가 동물도 사람처럼 수술 후에는 먹을 것과 휴식을 충분히 제공해야 하는데 수술 부위가 아물기도 전에 길로 내보내는 경우도 허다해요. 이렇게 내버려진 고양이들이 얼마나 더 생존할 수 있을까요. 중성화수술의 목적은 길고양이의 생식능력을 없애는 것인데, 수술 후에 죽으면 돈만 버리는 꼴이라고 생각해요. 개체 수 조절이라는 본래 목적과 부합하지 않잖아요. 이런 점을 신경 써서 정부가 중성화수술을 진행해줬으면 해요.



  또 정부 차원에서 길고양이를 보호하자는 이야기를 먼저 국민에게 강조했으면 좋겠어요. 공문 같은 걸 각 지자체에 보내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알게 해주는 게 어떨까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면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위해를 가하는 일이 줄어들 거라 생각해요. 다행히 제가 사는 곳에는 이런 일이 없었지만, 캣맘 커뮤니티 등을 보면 그런 일이 꽤 자주 일어나고 있거든요. 얼마 전에도 캣맘에게 지나가던 주민이 왜 시끄러운 것들에게 밥을 주냐며 폭행을 가한 일이 있었잖아요.



반려동물등록제는 현재 개에게만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다른 반려동물에 전면 확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기자는 고양이의 반려동물등록에 대한 <서고고>의 생각을 물었다.



  지금은 개만을 대상으로 하잖아요. 반려동물등록제를 고양이까지 확장한다면 애완묘의 유기를 막고, 길고양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을 거란 점에서 찬성해요. 하지만 고양이에게 인식표는 위험해요. 고양이는 뛰어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일 인식표가 사물에 걸리게 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거든요. 때문에 인식장치를 체내에 삽입하거나 체외에 부착하는 방법을 쓰는 게 바람직해요. 그래도 집고양이 같은 경우에는 죽거나 유기되지 않는 이상 계속 주인에게 관리를 받잖아요. 하지만 그럴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에게 이 제도는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길고양이가 체내 내부에 인식장치를 삽입하게 된다면 더 관리가 용이할 거예요. 일단 고양이가 포획이 됐을 때 칩이 있으면 해당 고양이에 대한 진료 기록도 파악할 수 있고요. 동물병원에서 처방을 어떻게 할지도 즉시 알 수 있어요. 또한, 만약 보호소로 이송되면 대개 10일 후에 안락사가 되거든요. 그 전에 인식 장치를 발견한다면 누군가에게 관리 받는 고양이라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은 동물권에 대한 의식이 신장되고, 길고양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챙겨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이거 하나만은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길고양이가 싫을 수는 있어요. 개인의 취향이잖아요. 하지만 그들도 하나의 생명이란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혹시 길고양이들에게 무언가 먹이를 주고 싶다면, 염분기가 없는 음식과 물을 주는 게 좋아요. 의외로 고양이가 멸치 같은 걸 좋아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요. 고양이는 사람이 주로 먹는 짠 음식을 먹으면 신장에 많은 무리가 가요. 큰 병이 생길 수 있죠. 그래서 염분기와 식물성 기름이 밴 음식은 피하는 게 좋아요. 위에서 말한 대로 참치도 사실은 안돼요! 그리고 특히 중요한 점은 한두 번 만나서 먹을 것을 주는 건 좋지만, 계속 먹이를 줄 수 없는 환경이라면 그 정도만 하는 게 그 고양이에게도 좋아요.



  <서고고>는 협동문과 제1학생회관 근처에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급식소 운영을 하고 있으면 지나가시는 분들이 가끔은 미심쩍은 듯 본다우리 이상한 사람들 아니고요. 그냥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어요. 좋은 일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대한민국,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 (OUTRO)



  이상적인 말이다. 함께 사는 세상. 마하트마 간디는 “나약한 동물일수록 인간의 잔인함으로부터 더 철저히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을 모두가 좋아할 필요는 없다. 그저 같은 세상을 공유하는 생명이, 동물이 안전을 보장받는 그런 나라가 바로 사람도 살기 좋은 세상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사회를 우린 선진사회라 부른다. 생명 존중이라는 가치 아래서, 우리 사회는 좀 더 아름다운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원용찬 기자

  YongChan@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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